선물매매시스템 개발한 ‘증권가 1세대’

30년 넘게 증권 외길을 걸어온 엄도명 닥스넷 대표(63)의 사무실에는 요즘 좀처럼 보기 드문 모습이 눈에 띈다. 한쪽 벽면에 엄대표가 직접 손으로 그리고 있는 종합주가지수 차트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걸려 있다. “손으로 차트를 직접 그리다 보면 다음날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감이 온다”며 엄대표는 애정 어린 눈빛으로 벽면의 차트를 쳐다본다.증권가 1세대이자 증권정보산업 개척자인 엄대표는 최근 선물 전문 자동매매시스템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이 시스템은 제일신탁과 예스스탁의 시스템 검증 프로그램에서 테스트한 결과 월 평균 30%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주위의 눈길을 끌고 있다.물론 과거 데이터에서 얻은 높은 수익률이 미래에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엄대표는 “과거는 가장 확실한 미래의 기준이 되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힘줘 말한다. 그리고 그는 “주식투자가 어려운 것은 주가예측이 힘들고 자기 통제가 쉽지 않아서”라며 “시스템매매가 이런 점을 해결해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요즘같이 주가가 하염없이 곤두박질치거나 요동을 칠 때도 선물거래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괜찮은 투자라고 엄대표는 말한다. 그러나 현물거래보다 선물거래는 변동성이 더 크고 복잡해서 일반인들이 직접 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엄대표는 이런 현실을 감안해 그동안 쌓아온 종합주가지수 차트분석 노하우를 토대로 선물 전문 자동매매시스템을 만들어 초보자들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엄대표가 직접 개발한 선물 전문 자동매매시스템은 데이트레이딩용과 포지션용으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같은 포지션용 내에서도 성격이 서로 달라 복합적으로 운용할 때 위험이 분산되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엄대표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시스템을 복합적으로 운용하도록 개발한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고 자평했다.권투선수가 한 번도 맞지 않고 시합에서 이길 수 없듯이 시스템 매매에서도 일시적 손실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스템 신호대로 매매를 하면 결국에는 이익이 난다는 확신을 갖고 일시적인 흔들림을 견뎌내야 한다.엄대표는 “잘 설계된 시스템은 수동매매보다 더 안전하고 지속적인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런 사실에 대해 확신을 가졌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시스템 매매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개인투자 성적은 어떠하냐는 질문에 엄대표는 자신은 야구감독이지 4번타자는 아니라며 “실전투자자로서보다 투자이론가로서 오히려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 것보다는 연구개발을 해 멋진 ‘발명품’을 내놓는 게 더 즐겁다는 엄대표. 이순의 나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도 늘 주식만 생각하면서 ‘주식인생’을 살고 싶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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