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를 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바로 적정주가를 구하는 방식이 서로 비슷하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주당순익(EPS)×업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란 방식을 쓴다. 만일 A기업의 1주당 순이익이 1만원이고 이때 업종 평균 PER가 5배라면 적정주가는 5만원이라는 식이다.앞으로는 이런 관행에 변화가 생길 듯하다. 기업이 배당규모를 크게 늘리면서 앞으로 애널리스트들도 적정주가를 산출할 때 배당을 중요한 변수로 여길 전망이다. 조봉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시가배당이 정착되고 5년 정도의 배당자료가 쌓이면 배당할인모형을 사용할 수도 있다”며 “기업들이 얼마나 배당정책을 일관성 있게 끌고 가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배당할인모형이란 기업이 앞으로 배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의 합을 현재가치로 바꾼 것이다. 그렇다면 적정주가를 산출하는 방식에 있어 어떤 방식이 유리할까. 이에 대해 조애널리스트는 ‘시장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한다.만일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면 업종 평균 PER가 낮을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기업의 적정주가도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배당할인모형을 이용해 적정주가를 평가받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 유리하다.지금처럼 경제상황이 어려운 때일수록 투자자들도 단순히 시세차익만 노리기보다 성장성이 엿보이는 회사들 중에서, 일관된 배당정책을 가지고 있는 곳에 대해 보다 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성신양회 - 주당 1,000원 배당 … 주가 ‘급등’3월26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성신양회 기업설명회. 80여 명의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모였다. 박찬 성신양회 사장은 1시간 동안 회사 현황을 설명했다. 이후 한 애널리스트가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앞으로의 배당정책을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박사장은 “앞으로 기업실적이 꾸준히 향상될 것이기에 최소한 지난해와 같은 배당률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지난 1967년 설립된 성신양회는 IMF 경제위기 이전까지 ‘탄탄대로’를 걸었다. 시멘트와 레미콘을 주로 생산하던 터라 건설경기 호조에 발맞춰 매년 대규모로 생산설비를 증설해 나갔다. 위기가 닥친 것은 지난 97년.당시 충북 단양에 대규모 설비증설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당장 차입금을 막을 길도 막막한 실정이었다. 이후 부실계열사 매각, 인원동결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기사회생에 성공했다.2000년 860억원의 당기순손실에서 이듬해에는 214억원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50억원. 이익증가에 따라 지난 2002년 회계연도에 주당 1,000원을 배당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주가도 상승했다. 지난 97년 말 1,000원대로 주저앉았던 주가는 2001년 말 이후 급상승했다. 3월27일의 주가는 1만4,050원을 기록했다.배당투자를 계획한 사람이라면 그 회사가 ‘꾸준한 성장성과 일관된 배당정책’을 갖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성신양회는 이런 기준에 꼭 들어맞는 회사다. 일단 성장성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국내 시멘트산업이 연간 4% 내외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약속대로라면 배당률 또한 20%(액면가 기준) 이상을 유지할 듯하다. 또한 늘어나는 이익금을 신규투자로 옮기지 않겠다는 회사 방침도 배당투자에 있어서는 호재다.자칫 투자에 실패하면 배당여력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애널리스트가 기업설명회에서 던진 질문에 대해 박사장은 “코리아정공 등에 투자했다가 실패를 맛본 쓰라린 경험이 있다”며 “무리한 사업진출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LG상사 - 8% 배당 약속 지키면 주가1만원 넘어“주가가 1만원 이상 가면 배당률을 더 높일 계획입니다.”박형기 LG상사 IR(Investor Relations)팀 차장의 말이다. 그가 ‘1만원’에 목을 매는 이유는 분명하다.회사의 내재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3월27일 현재 LG상사의 주가는 4,530원. 1만원까지 오르기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하다. 반면 박팀장은 “3월26일 오전에도 2명의 외국인투자가의 방문을 받았다”며 “구조조정을 꾸준히 한 결과 기관과 외국인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LG상사가 IR팀을 만든 것은 지난 99년. 당시 이수호 사장이 기관투자가와 펀드매니저 80여명이 모인 회사 3층에서 설명회를 가진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투자자들에게 공언을 했다.바로 ‘국고채금리보다 배당률을 높게 가져 가겠다’는 것. 당시 국고채금리가 8%대였음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높은 배당률이었다. 기관투자가들조차 이사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을 정도였다.이후 1년 만에 이사장은 약속을 지켰다. 2000년 회계연도에 8% 액면배당을 한 것. 당시 주가가 3,015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시가배당률은 이보다 훨씬 높은 13.2%에 달했다. 이후 지난 2002년 회계연도까지 LG상사는 3년 연속 8% 액면배당을 했다.이에 따라 주가는 지난해 3월 한때 7,000원대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하기도 했다. 현재는 비록 4,000원대로 주저앉았지만 회사의 배당정책은 확고하다. 바로 회사 내부적으로 투자를 우선하기보다 최하 8%(액면기준) 배당은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것.박차장은 “지난 2000년 3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을 때도 대부분을 배당하고 9억원만 이월한 바 있다”며 “오히려 ‘내부유보를 더 해야 하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돋보기 / 증권사, 배당투자 유망종목12월 아닌 지금부터 관심을 가져라!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에서 란 보고서를 낸 것은 지난 3월 초. 대체로 증권사들이 배당투자를 권유하는 보고서를 내는 시점이 연말임을 감안하면 뜻밖이었다.이에 대해 서희정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12월이 되면 배당투자 유망종목의 주가는 이미 오를 대로 오른다”며 “주가가 낮은 현시점에 사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보고서를 냈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서연구원은 우선 과거 배당률이 안정적이었으며 또한 올해 주당순이익의 증가가 예상되고 배당기대수익률이 시중 정기예금금리 이상인 종목을 소개했다. 이보다 앞서 LG투자증권도 이란 보고서를 발간했다.박수현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의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배당지급 기업의 평균배당금은 올라가고 있다”며 “배당금을 지급하는 회사들의 주가도 거래소 지수의 상승률을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아울러 박연구원은 2000년 이후 3년간 배당수익률이 5%를 넘는 기업 중 거래량 및 거래대금이 일정 수준을 넘고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전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S-Oil, 중앙건설, 포항강판, 부산도시가스, 한진중공업, LG석유화학, 성신양회, 중외제약, LG건설, LG애드, 코오롱, 계룡건설, 풍산, 신세계건설, LG생활건강, 한국포리올대한전선, LG전선, KT&G, 이수화학, 한진중공업, LG상사, 삼환기업, 동국제강, 계룡건설, LG건설, 풍산, 서울도시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