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몰에 업무노하우 등 1만건 등록돼

일의 과정과 결과 모두 계량화해 측정...전폭적인 직원참여 돋보여

‘지식경영이 없었다면 이랜드의 부활도 없었을 것이다.’ 이랜드 임직원들은 회사가 바뀐 근본적 이유는 지식경영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랜드를 지식회사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다”이랜드의 지식경영은 성과중심적이다. 지식은 생산성과 혁신을 이루어내는 것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지식경영은 생산성과 혁신을 낳은 지식을 경영에 반영하는 것에 다름아니다.이랜드의 지식경영은 BSC(Balanced Scorecard) 시스템을 이용한 성과관리에서 시작된다. 성과관리란 기업의 전략적 목표를 성과측정치로 전환하는 도구다. 즉 재무적 결과를 낳는 운영의 측면들을 계량적으로 측정해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수행된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다.이를 위해 이랜드는 재무적 지표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지표까지 모든 과정과 결과를 계량화한다.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랜드는 50여개의 전략지표를 갖고 있으며 실제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는 500여개에 달한다.학습조직은 측정된 결과를 토대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전략을 수립한다. 학습조직은 LC(리더십센터)와 EC(전문가센터)로 이뤄진다. LC를 통해 경영전략이 수립되고 EC를 통해 전략완수를 위한 현장의 과업이 정의된다. 이들의 성과와 실패는 피드백되고, 그결과는 KMS(지식몰)에 저장돼 차후의 전략수립에 활용된다.각팀과 개인이 얻은 지식, 즉 생산성과 혁신 노하우는 KMS에 저장되고 모든 직원이 공유한다. 현장에서 검증된 지식을 공유해 핵심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특징적인 것은 쇼핑몰의 개념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쇼핑몰에 좋은 제품이 찾기 좋게 진열돼 있듯이 검증된 지식을 찾기 편하게 조건별로 구분해 놓았다. 지식몰 사용성적은 인사에 반영된다. 지식몰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다.등록된 지식은 매우 다채롭다. 이천일 아울렛 정육부에서 등록한 지식은 특히 이색적이다. 수십번의 실험을 거쳐 이들은 3㎜ 더 두껍게 썰면 삼겹살맛이 향상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를 통해 63%의 매출향상과 2%포인트의 절단시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전사원 지식자본가 목표지식경영의 궁극적 목표는 생산성 향상에 능숙한 직원, 즉 지식자본가 양성에 있다. 따라서 이랜드 지식경영의 성공은 직원들의 전폭적인 참여를 이뤄냈다는 데서 찾아야 한다. 지식경영을 도입했을 당시 20% 내외였던 참여율이 현재는 80%에 이르고 있다. 현재 등록된 지식은 총 1만여건.특히 지난해 1만5,000건에 달하는 지식의뢰를 심사하느라 관리자들은 눈에 핏발이 설 정도였다는 것.지식경영의 실무책임자인 장광규 전무는 “직원 참여를 높이기 위한 회사 차원의 경제적 지원은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참여 유도를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 비제도적 장치를 발견할 수 있다.우선 인사제도. 지식경영에 참여한 직원들의 성과는 지식이력서에 기록된다. 지식이력서에는 자신이 발견한 지식뿐만 아니라 지식몰 이용까지 기록되고 점수화된다. 이를 근거로 승진과 성과급 등 포상과 보상을 실시했다.각부서, 팀, 개인에게 성과측정 결과를 계속 통보해 책임감을 유발시켰다. 또한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장전무는 “보상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만족감과 성취감입니다. 성취를 이룬 직원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동료들을 자극해 더 많은 직원들이 참여하게 됩니다. 일종의 선순환이 일어난 셈입니다”고 설명한다.‘지식 페스티벌’과 ‘이랜드 지식왕’은 직원들의 성취감과 자존감을 자극하기 위해 마련된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매분기 1회 실시되는 지식 페스티벌은 해당기간 중 등록된 지식 가운데서 우수지식을 업무별로 시상하는 행사다. 이랜드 지식왕은 전 계열를 통틀어 생산성을 가장 크게 높인 팀과 개인을 선발해 시상하는 것으로 수상자는 상금과 상품, 해외연수 등의 포상을 받는다.지식경영을 통해 이랜드가 얻은 것은 현재의 매출향상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소중한 자산, 즉 자신의 업무에 늘 깨어있는 직원들을 얻었다. 앞으로 이랜드가 이들을 통해 어떤 신화를 이룰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돋보기 / 이랜드식 인사관리‘차별은 없다’… 성별·나이·학력 불문이랜드의 독특한 인사방식은 지식경영의 핵심이자 파생물이다.생산성과 혁신을 이룬 지식은 개인별 지식이력서에 기록되고 이를 바탕으로 인사가 이뤄진다. 아울러 인사는 지식경영을 확대하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각자의 지식성과가 기록된 지식이력서는 본인에게 가감 없이 통보된다. 이를 근거로 직원들은 자신의 승진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성과가 부족한 직원은 더욱 분발하기 마련이다.지식이력서에 등록되는 지식은 거창하지 않다. 자신의 업무에서 생산성을 높였다면 아무리 사소한 것도 지식으로 인정된다. 지식의 벽이 높지 않기 때문에 더욱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랜드 지식경영의 목표인 지식자본가 양성은 이처럼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지식의 결과는 객관적 수치로 계량화되므로 능력 이외의 요소가 인사에 개입할 수 없다. 이러한 인사원칙은 사원채용에서부터 시작된다.이랜드는 세 가지의 독특한 채용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특별채용은 성별, 나이, 학력을 확인하지 않고 지원자가 제시한 자료로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자기증명방식 면접은 자신의 능력을 면접관 앞에서 증명하는 방식이다.성실함을 증명하기 위해 개근상장을 들고 오는 등 지원자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자료를 직접 준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서류상으로는 알 수 없는 능력이 검증된다. 다차원 면접은 각기 다른 관점을 가진 4명의 면접관의 평가를 종합해 사원을 채용하는 방법이다.이랜드에는 지방대 출신과 여성직원이 많다. 특히 여성직원은 전체의 45%를 차지한다. 이중 50%가 기혼자이고 30%가 간부다. 능력과 성과 이외의 인사요인이 없다는 방증이다.지식경영의 궁극적 목표가 지식자본가 양성인 만큼 직원교육에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특히 3주간의 신입사원 중국연수는 주목할 만하고, 그 효과에 대한 정희순 상무(인사담당)의 기대는 남다르다.“강의보다 체험을 통한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스스로 정한 과제를 수행하면서 주임급 신입사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중국연수는 이랜드 세계화의 발판이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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