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증가로 취업 관련 업체 호황, 창업 관련 컨설팅업체에도 방문자 급증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월의 실업률은 3.7%로 최근 1년래 최고치다. 20대 청년실업률도 8.5%로 증가를 보이고 있다.이렇게 실업자가 늘고 있는 불황기에는 광고나 홍보, 컨설팅업은 직격탄을 맞는다는 것이 일치된 중론이었다. 그러나 컨설팅업 중 불황을 모르는 비즈니스가 있다. 온라인 채용정보컨설팅과 창업이 바로 그것.온라인 리크루팅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온라인 채용시장 규모가 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라인 리크루팅업체가 불황에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실업자가 증가했다는 현상 자체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그러나 현상 이면의 본질에는 달라진 채용문화가 놓여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과 개인들에게 인터넷을 통한 수시채용 문화가 정착됐기 때문이다.현재 온라인 리크루팅업체는 약 300개로 추산되고 있다. 채용정보를 제공하는 소규모 사이트까지 합하면 1,000여개에 이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그러나 수많은 업체 중 지난해 250억원에 달하는 온라인 리크루팅 비즈니스의 80~90%를 차지하는 것은 메이저 3사인 인크루트(www.incruit.com)와 잡코리아(www.jobkorea.co.kr), 스카우트(www.scout.co.kr)다. 이밖에 리크루트와 헬로잡, 잡링크, 커리어 등이 빅10에 드는 업체.최근에는 야후나 다음 등 포털사이트들도 채용공고 서비스를 하는 등 고수익 비즈니스인 채용정보업에 뛰어들고 있다.국내 시장을 넘보는 해외업체들도 있다. 이은창 스카우트 팀장은 “연 4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미국의 최대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 몬스터닷컴(www.monster.com)이 국내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팀장은 “올해 온라인 리크루팅의 시장규모는 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며 2005년에는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건비 등이 주 소요비용이므로 매출액 중 순이익이 25~30%에 미치는 등 수익률이 높은 비즈니스에 속한다”고 덧붙였다.지난 1~2월에 스카우트에 등록된 이력서수는 공채시즌인 10~12월과 비슷했다. 지난해 말 경기가 급랭된 이후 하루 방문자 15만명 중 처음으로 방문한 사람이 이중 50%인 7만5,000명으로 증가했다는 것. 이들 7만5,000여명 중 70%가 이력서를 등록해 불황을 실감하게 한다.이은실 잡코리아 주임은 “채용방식이 대규모 공개채용에서 경력자 중심의 수시모집 형태로 바뀌면서 기업들이 손쉽게 우수인재를 찾을 수 있는 인터넷 취업사이트의 이용을 늘리고 있다”며 “신문광고보다 저렴한 구인비용과 몇 달씩 채용정보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시간의 제약 없이 언제든 채용공고를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 기업들의 채용사이트 이용 증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이주임은 “구인정보를 보고 이력서를 제출하는 구직자들의 범위도 넓어져 우수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점도 온라인 리크루팅업의 발달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잡코리아가 지난해 689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중 최근 71.7%(494개 업체)가 채용공고를 인터넷 사이트에 냈다.창업 컨설팅 문의 30% 이상 늘어창업컨설팅회사도 호황을 맞고 있다. 불황에 고용불안을 느낀 직장인들의 창업문의가 30%이상 늘었다고 창업컨설턴트들은 추산하고 있다.이인화 창업e닷컴 소장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이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대상이 고용된 직장인이다”며 “지난해 말부터 하루 방문자 수가 40% 증가했다”고 말했다.창업e닷컴의 경우 수익의 20~30%가 창업컨설팅이다.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창업 ‘인큐베이팅’으로 창업컨설팅부터 사업시스템 구축, 홍보, 영업지원까지 개업한 업소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도와주는 업무를 진행한다. 그리고 아웃플레이스먼트(Outplacementㆍ전직알선) 등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다.현재 경기도청과 삼성전자, 서울시와 제휴해 전직알선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소장은 “창업컨설팅업 자체를 하고 싶다는 문의도 들어와 수도권 밖 전국 지사를 건립했다”며 “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이력서 심사와 인터뷰에 합격한 지사장 3명이 최근 선발됐다”고 말했다. 지사 건립비용은 5,000만~7,000만원이며 예상되는 평균 수입은 월 1,000원이라는 것이 이소장의 설명이다.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도 “지난해 하반기에 비교해 4~5배 많은 창업문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소장은 “통상적으로 1~2월은 창업 비수기인데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며 “특히 500만원 이하의 소자본 창업 문의가 빗발쳤다”고 덧붙였다.사무소와 인력 외에 추가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창업컨설팅의 경우 순수익률이 70~80%에 이른다고 창업컨설턴트들은 보고 있다. 국내 창업컨설팅회사는 IMF 환란 이후 100개 이상으로 늘어났지만 이중 메이저업체는 10여개인 실정이다.INTERVIEW /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이사“채용정보업은 순수익률 25% 이상 고부가가치 사업”“지난해 하반기 이후 개인 이력서 등록이 15~20% 정도 늘었습니다.” 채용정보업체인 인크루트의 이광석 대표이사(28)는 얼어붙은 취업시장만 봐도 불황을 직감한다. “기업의 관리직 채용은 줄어들고 영업직 채용이 증가하는 등 자사 매출과 직결되는 직종을 선호하는 움직임이 포착됩니다. 최근 집계된 3.7%의 실업률은 지난 2년래 최고치입니다.”하지만 정작 이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는 취업시장과는 반대로 잘나간다. 경기가 하강국면에 이를 때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취업정보업체의 특성 때문이다. 취업사이트 역시 크게 느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1년부터 급증한 취업사이트는 소규모까지 합산하면 현재 1,000여개에 이른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인크루트에서 헤드헌팅 컨설턴트를 연간 1~2명 채용합니다. 이때 경쟁률은 300~400대1에 이르는 등 채용정보업에 대한 관심이 대단해요.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120만개의 개인 이력서가 등록돼 있는 인크루트의 주수익원은 기업이다. 매출액 출처는 개인 10%, 기업 90%로 개인고객의 취업컨설팅은 따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건당 7,000~8,000원 상당의 개인적성검사가 개인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의 전부인 셈이다.그러나 기업고객에는 한 기업당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받는다. 모집공고를 사이트에 게재하는 것부터 채용대행을 도맡는 일까지 업무의 난이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특히 헤드헌팅의 경우 채용이 성사된 경우 개인 연봉의 20~30% 상당에 달하는 금액을 수수료로 기업으로부터 받습니다. 연봉이 1억원인 사람을 헤드헌팅해주면 3,0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거죠.”지난 97년 설립된 인크루트는 2001년 1월 손익분기점을 넘어 지난해 50억원의 매출액과 12원의 순이익을 냈다. 올해 매출목표는 120억원, 순이익은 40억원 이상이다. 매출액 중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5%이다. 당기순이익이 총매출의 10%에 미치는 제조업 등과 비교하면 채용정보업은 고부가가치 비즈니스인 것이다.“사람으로 구성돼 있는 조직을 잘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결국 인적자원관리(Human ResourceㆍHR)를 제대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HR의 강자, ‘일과 사람의 포털’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