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민감한 탓에 ‘피해 심리’ 확산

‘도소매, 자동차, 통신장비.’만일 불황이 온다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이다. 워낙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이다.특히 도소매업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남옥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업황이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 편이다”며 “할인점과 홈쇼핑은 그나마 낫지만 백화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난해 백화점 성장률은 9%. 규모로는 17조9,600억원에 달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하반기의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됐다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백화점 성장률이 상반기에는 14.3%에 달했지만 이후 가계대출 부실 우려 등으로 구매심리가 위축돼 하반기에는 5.6%에 그쳤다. 따라서 가계의 구매심리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백화점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한편 소매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으로 인해 디플레가 오면 구매심리 감소와 아울러 이중고를 겪으리라는 시각도 있다. 한영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매업종은 부동산보유 비중이 높다”며 “물가하락으로 부동산가격이 떨어지면 기업가치도 하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이런 지적에 대해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은 할인점 등의 소매업체와는 달리 고객 차별화 전략을 쓰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면서 “만일 정부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특별소비세를 인하하는 등의 내수진작책을 쓴다면 구매심리가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도소매 업황, 가계 구매심리에 ‘좌우’한편 자동차업종에 대한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업종과 아울러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의 우려대로 만일 디플레가 발생한다면 자동차업체와 같은 내구성 소비재업종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자산가치 하락에 따라 소비심리가 악화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반면 업체에 따라서는 그리 큰 위기 상황을 겪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상익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1분기의 자동차 판매를 보면 그랜저, 에쿠스 등의 대형차와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아반떼 등이 주류를 이뤘다”며 “소득이 상하로 양극화됐다는 방증으로 현대자동차와 같이 다양한 차종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가 비교적 유리할 전망이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물론 자동차업종이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고 전제한 뒤 “반면 국내 기업은 가격경쟁력이 충분히 있으며 월드컵 이후 인지도가 상승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통신장비업종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통신장비업종이란 주로 단말기부품, 기간통신장비, 기업망장비, 네트워크장비 등을 생산하는 업체를 일컫는다. 특히 자동차 및 도소매업종이 디플레이션이 왔을 때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통신장비업종은 현 상황도 그리 밝지 않은 것이 문제다.이런 상황에서 디플레이션까지 겹친다면 큰 충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광래 세종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산업별 공장가동률은 올해 초 이후 다소 회복국면에 있다”며 “반면 통신장비업종만 아직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조애널리스트는 “통신장비업종이 회복하기 위해서는 동영상 멀티미디어 서비스 도입 및 경제여건 회복 등의 모멘텀이 필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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