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장개척, 기술력, 핵심역량 강화가 ‘비결’

‘일본의 도요타와 캐논, 독일의 지멘스.’이들 기업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바로 자국 경제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놀라운 경영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우선 캐논의 사례. 사무기기와 광학제품을 생산하는 캐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907억3,700만엔. 사상 최고수치다. 주가상승률도 높다. 지난 89년 이후 약 14년간 캐논의 주가상승률은 136.6%이다. 이 기간에 일본 닛케이지수가 79.3%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상승률이다. 비결은 뭘까.LG경제연구원의 이지평 연구위원은 “캐논은 고부가가치 신제품의 매출비중이 60%에 달한다”며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고 기술력으로 승부한 것이 주가 상승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캐논의 경영전략도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김현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캐논은 제품의 연구개발에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창업 이래 종신고용제를 고수하고 있다”면서 “반면 인사와 보상제도는 실력주의에 입각해 종신고용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자동차업체인 도요타의 약진도 눈에 띈다. 도요타는 지난해 일본 기업 최초로 무려 1조엔이 넘는 경상이익을 올렸다.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미국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시장에서 77만4,953대의 차를 판매해 GM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도요타가 미국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95년 취임한 오쿠다 히로시 회장의 공이 컸다. 오쿠다 회장이 취임할 당시 43% 전후였던 일본 시장점유율이 37%까지 하락하는 등 위기국면이었다. 이에 오쿠다 회장은 ‘40% 탈환’을 지상과제로 삼았다.이후 그는 연공서열식 연봉탈피, 과감한 성과급제 도입 등 개혁작업을 시도했고 아울러 더욱 적극적으로 미국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결국 도요타는 한층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세계적 엔지니어링기업인 독일의 지멘스는 핵심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시켜 불황을 이겨냈다. 지난 90년대 경쟁사들은 대거 사업확장에 나섰음에도 지멘스는 반대로 사업부문을 과감히 정리했다.세계 4위 반도체메이커인 인피니온을 분사시킨 것도 이 무렵이다. 대신 지멘스는 회사의 핵심사업 부문인 엔지니어링에 집중 투자해 경쟁사인 알스톰과 ABB 등이 고전하는 사이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독일의 경제 상황이 디플레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멘스의 한 발 앞선 전략수립은 단연 돋보인다.그렇다면 국내 기업은 앞으로 어떤 전략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좋을까. 이지평 연구위원은 “경쟁자가 없는 신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또한 속도, 비용, 서비스 측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한다.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PDP업체의 경우가 좋은 예다. 결국 독자적인 하드웨어 기술을 갖추면서 이를 운영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측면에서 추가적으로 부가가치를 얻는 우수한 경영전략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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