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건강 비즈니스 ‘짱짱’

바퀴달린 운동화 힐링슈즈.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이 운동화는 올해 들어 공급이 달리는 실정. 당연히 힐링슈즈의 대표주자인 힐리스의 국내 독점공급자인 이엠커뮤니케이션이 지르는 즐거운 비명소리가 천장을 뚫는다. 이 회사는 4월 현재까지 매출이 지난해 연간매출액 32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서울 청담동의 어린이치과. 일찌감치 ‘키즈클리닉’ 개념을 도입한 곳으로 92년 의사 1명, 간호사 2명으로 시작한 이 클리닉은 현재 의사 7명, 직원 30명의 대형 전문병원으로 쑥쑥 컸다. 일반 치과보다 치료비는 비싸지만 부모들은 이를 따지지 않는다고 한다.이처럼 어린이의 건강을 겨냥한 각종 비즈니스가 불황의 늪을 뚫고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업계에 따르면 현재 14세 이하 어린이 인구가 전체 인구의 22%로 80년 34%에 비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씀씀이는 더욱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중 주력 부대인 유아동복 시장과 학습지 시장은 매년 10%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며 ‘불황 NO!’를 외치는 중이다. 다양한 기능을 겸비한 고급 장난감이 더 잘 나간다는 완구업계도 해마다 10~20%씩 키가 크고 있다.같은 맥락에서 어린이 건강 비즈니스도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최소한 연간 10%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 추산이다. 일례로 어린이용 건강보조식품의 경우 지난해 500억원대에서 올해는 1,000억원대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이대로 가면 오는 2004년께는 시장규모가 2,000억원대로 확대, 전체 건강보조식품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예상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어린이 건강과 관련한 업종 중 ‘뜨는’ 비즈니스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키 크는 제품, 종합영양제, 어린이용 생식 등 건강보조식품을 들 수 있다. 최근 들어 대기업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각종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제품 고르기가 힘들 정도다. 이 가운데 성장발육제품을 보면 클로Q(대상), 롱키본 골드(종근당), 풀무원 키드(풀무원), 광동키&지(광동제약) 등이 각축전을 벌인다.아울러 이유식 비즈니스도 성업 중인 사업이다. 지난 2000년 이유식 배달서비스를 도입한 한 업체는 3년 만에 하루 1,000가구에 이유식을 배달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어린이 건강보조식품 시장은 해마다 2배 이상 커질 정도로 초특급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이밖에 생식 시장도 조금씩 자라고 있다. 전체 생식 시장 2,000억원 중 어린이 생식 규모가 60억원 정도로 아직은 작지만 그 성장세는 결코 영양제에 비해 밀리지 않는다.어린이 전문병원은 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 덩치를 키워왔다.사실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어린이를 위한 병원은 소아과가 유일했다. 그러다 치과, 한의원 등으로 뿌리를 내려 현재 전국에 각각 100여개와 70여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최근에는 신경정신과, 비만클리닉 등 아동들의 학습장애와 우울증 등의 증상을 치료하는 신경정신과 분야에서도 어린이 전문클리닉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들이 싫어하지 않는 병원은 없을까’라는 발상으로 생겨난 어린이 전문병원은 앞으로 점점 다양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시각이다.어린이용 의약품 시장은 건강보조식품의 약진에 밀리는 듯하지만 시장은 해마다 꾸준하게 성장하는 추세다. 예전에는 비타민 함유 영양제가 주를 이뤘으나 요즘은 미네랄, 칼슘, 생약성분 등 성분별로 세분화되고 있다. 전체 시장의 규모는 파악하기 힘들지만 인기제품은 대략 50억원대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어린이 스포츠산업도 불황을 비웃는다. 대표상품인 인라인스케이트의 경우 시장규모가 연간 100억원에 달한다. 이중 대략 절반 정도는 어린이용으로 추산된다. 자전거도 매년 10% 가량 성장해 지난해 총판매대수가 130여만대에 이른다.어린이용 자전거는 10% 정도. 어린이 전용 골프클럽은 요즘 뜨고 있는 키즈 비즈니스 중 하나로 서울 등 수도권 중심에서 전국으로 열기가 확산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스포츠클럽은 과외몸살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체계적인 체력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곳. 사회체육제도가 발달한 미국, 유럽의 경우 3~4세가 되면서부터 각종 스포츠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망이 밝다는 게 스포츠클럽 관계자들의 이야기다.어린이 건강 비즈니스가 이처럼 폭넓게 확산되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은 ‘어린이는 당연히 건강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환경오염, 과다한 과외공부로 인한 스트레스, 패스트푸드 등 육류 위주의 식생활 등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사방에 가득하다. 따라서 어린이 건강 비즈니스는 점점 세를 얻을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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