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인스케이트, 바퀴 달린 운동화 인기 폭발...골프산업도 서서히 기지개
“우리아이는 도무지 걸어다니려고 들지를 않아.” “무슨 소리야?” “얼마 전까지 킥보드를 타고 다니더니 요즘에는 신발 대신 인라인스케이트를 신고 다닌다니까.”지하철에서 엿들은 대화다.가만히 살펴보니 실제로 그랬다. 골목길이든 공원이든 ‘굴러다니는’ 아이들이 넘쳐난다. 심지어 지하철에서도 인라인스케이트나 바퀴 달린 운동화를 타고 다니는 아이들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굴러다니고’ 있는 것일까.힐링슈즈업계, 매출신장 1,000% ‘훨훨’국내 인라인스케이트 시장은 살로몬, K2, 로체스, 롤러블레이드 등의 수입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국내산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높은 내구성과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살로몬과 K2는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롤러블레이드를 압도하고 있다.2001년 일부 마니아층 사이에서 시작된 인라인스케이팅의 열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마니아층이 두터워지면서 몇 개씩 구입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K2를 수입 공급하고 있는 트랙스타의 최의학 주임은 “향후 3~4년간은 인라인스케이트 열기가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500만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인라인스케이팅 인구의 상당수는 어린이들이다. 인라인스케이트 전문 인터넷 쇼핑몰인 엑스빌의 이진섭 팀장은 “특별히 어린이를 위한 제품은 없지만 판매되는 제품들의 사이즈로 볼 때 아이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2002년이 인라인스케이트의 해였다면 올해는 바퀴달린 운동화, 즉 힐링슈즈가 단연 돋보인다. 힐링슈즈의 최대 매력은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뒤축에만 바퀴가 장착됐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리는 데도 아무 무리가 없다.힐링슈즈업계는 요즘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쇄도하는 주문량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 힐링슈즈의 대명사인 힐리스의 한국독점공급자인 이엠커뮤니케이션의 4월 현재 매출은 지난해 총매출 32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목표를 1,000% 성장한 32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보급형 제품을 생산하는 X-fly의 제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판매를 시작한 지 보름 만에 1만켤레가 팔려나갔다. 모든 제품을 6만7,000원으로 균일화한 저가전략이 성공 이유라는 것. 현재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20만켤레 이상의 판매도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보고 있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힐링슈즈의 주 고객층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성인층이었지만 올해 들어 전세가 역전됐다. 전체 매출 가운데 어린이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힐리스는 60%, X-fly는 70%에 이른다.힐리스는 5월 중에 신제품을 내놓고 어린이 고객층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밝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으로 어필하겠다는 것.자전거 시장은 매년 10% 정도 커지고 있다. 2002년 총판매대수는 130여만대. 이중 어린이용 자전거는 약 15%를 차지한다. 그러나 삼천리자전거의 임문혁 팀장은 “초등학교 3학년만 돼도 바퀴지름 24인치 이상의 성인용을 찾는다”며 “어린이 고객의 비중은 15%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다”고 말했다.특히 성인용 MTB를 구매하는 어린이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안장에 앉았을 때 발이 땅에 닿지 않으면 위험하므로 지나치게 큰 자전거는 자칫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임팀장은 조언했다.골프용품도 날갯짓 시작골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녀에게 골프를 가르치려는 부모가 늘고 있다. 학부모들의 이런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골프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도 증가하고 있다. 자연히 어린이용 골프용품과 시설을 찾는 이도 많아지는 추세다.어린이 전용 골프클럽이 수도권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회원제를 기본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위탁교육도 겸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골프장 시공, 골프용품 유통 등 사업다각화도 꾀하고 있다.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킴스키즈골프스쿨은 회원수만 300명이다. 지난해 250명에서 20%가 증가했다. 대부분의 회원이 유치원, 초등학교, 문화센터 등의 위탁교육생들이다.이 클럽의 정기용 사장은 “교육을 문의하는 학교장들이 늘고 있어 회원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회원 50명, 위탁교육생 150명을 두고 있는 일산의 리틀골프스쿨 역시 착실히 성장하고 있다. 어린이 전문 강사가 부족해 회원증가를 미루고 있다는 것.어린이 전용 골프클럽은 아직까지 수도권에만 보이는 현상이지만 현재의 골프열기가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업계는 기대한다. 그러나 골프시설을 설치할 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학교가 많지 않고 골프교육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부모와 교사도 적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어린이 전용 골프용품 판매도 서서히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국내에 유통되는 어린이 골프클럽의 대부분은 수입산이다. 국내업체들도 간헐적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찾아보기 힘든 형편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아 대량생산을 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대표적인 수입브랜드로는 US키즈클럽, 밀레니엄, 라졸라 등이 꼽힌다. 이들의 최대 강점은 어린이들의 신체적 특성에 따른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장단계에 맞춰 5가지 이상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유명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올해 들어 매출이 상승세에 접어들었다고 업계는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