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 투 도어’ 최초 도입…터미널 50개

과감한 시설투자로 24시간 배송시스템 완비, 여권서비스 등 다양한 택배상품 인기

택배서비스가 날로 새롭게 바뀌고 있다. 고객의 편의를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는 것. 특히 외국계 기업과 국내 토종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새로운 택배문화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이 가운데서도 한진택배의 움직임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1992년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라는 신개념의 택배서비스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이 회사는 이후 해마다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택배업계의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더욱이 능률협회컨설팅에서 매년 실시하는 브랜드파워 조사 택배부문에서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위상을 더욱 확고하게 다져나가고 있다.실적도 뛰어나다. 지난해 1594억원의 매출액에 101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했다. 업계 정상의 수준이다. 올해 역시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렵지만 상당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2010억원의 매출과 140억원의 경상이익이 목표치다.지금의 추세대로라면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회사측은 업계의 다른 회사에 비해 경상이익이 많은 점을 주목해달라고 주문한다. 경영의 효율성이 높다는 얘기다.브랜드 파워 5년 연속 1위택배사업은 얼핏 보면 간단한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시설, 인력, 서비스가 일체를 이뤄야 한다. 고객으로부터 물건을 받아 단순히 날라주는 것으로 일이 끝나지 않는다.이 과정에서 효율적인 배송시스템이 작동돼야 하고, 최상의 서비스 또한 기본이다. 물류의 핵심인 터미널(Termi-nal) 시설 역시 제대로 갖춰야 원활한 택배가 가능하다.한진택배가 최고의 브랜드파워를 갖게 된 것도 시설, 인력, 서비스 면에서 최고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최고의 고객만족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이 가운데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업계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뛰어난 시설이다. 전국에 50개의 물류터미널과 400여개의 영업장, 3000여개의 취급점을 확보하고 있다. 전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완벽하게 구축해 놓고 있는 셈이다.터미널 시설을 갖추기 위해 이미 7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300억원 정도를 추가로 투입할 방침이다. 차량만도 2,500여대를 보유하고 있고, 운반을 안전하게 해주는 콤비테이너(Combi-tainer)도 36대나 갖고 있다.전국 24시간 배송시스템을 완비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1996년부터 전국 72개 도시를 연결한 종합물류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하고 고객예약센터를 설치해 24시간 내 전국 어디든 택배가 가능하다.하지만 회사측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 하반기부터 배달시간을 더욱 앞당겨 오전에 주문받은 물건을 당일 오후 6시30분까지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금은 오전에 주문이 들어올 경우 다음날 오전까지 배달해주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최종남 전무는 “택배사업에서 배달시간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단 수도권을 중심으로 당일 택배서비스를 실시하고 점차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국제적인 물류네트워크도 탄탄하다. 현재 미국 내 최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전세계 우편 물동량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미국 우체국(USPS)과의 업무제휴로 저렴한 가격으로 국제화물 배달서비스를 펼치고 있다.이와 함께 지난해 10월에는 일본 3대 택배회사인 후쿠야마통운과 양국간 국제물류 및 택배사업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새로운 시스템과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첨단 IT장비도 속속 도입해 물류 첨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무선통신과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연계한 모바일택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화물을 예약, 접수하고 배달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아가 고객 입장에서 모바일로도 자신이 맡긴 화물의 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최저가 맞서 ‘적절한 가격’ 고집모바일택배의 도입으로 기업 고객과의 전산연계서비스(EDI)를 통해 신속한 정보제공으로 기업 고객의 고급망관리(SCM)에도 효과적인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올해 하반기 중으로 최신식 PDA와 CTI(Computer Telephony Integration) 도입으로 차량운행 효율을 극대화해 집배송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계획도 마련해 놓고 있다.인력양성과 서비스 질 향상에도 적극적이다. 어찌 보면 이 두 가지는 상관관계가 아주 강하다. 좋은 인력을 확보해야 서비스 질 역시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매일 아침 서비스조회를 실시하고 연중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짜놓고 서비스 마인드를 심어준다. 일요일에 실시하는 집체교육도 효과적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최전무는 “직원 모두를 ES(Express Service)맨으로 키운다는 것이 회사의 기본 방침”이라며 “본사 차원뿐만 아니라 지역단위 교육에도 많은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차별화된 택배상품도 한진의 또 다른 강점으로 꼽힌다. 다양한 서비스 상품을 선보여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대표적인 것으로는 공항, 골프, 스키, 여권, 콜, 납품대행, 해상, 기숙사, 한약, 바캉스택배 등이 있고 전체적으로 아주 다양하고 전문적이다. 심지어 살아있는 동물택배 상품을 내놓고 올챙이나 곤충 등 각종 생물을 특정한 장소까지 안전하게 옮겨주기도 한다.요즘 택배업계는 저가공세가 거세다.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들고 나오는 업체들이 적잖다. 자연 기존의 업체들까지 위협을 받는다. 고객들 가운데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운송료가 싼 업체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한진택배는 여기에 동요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외친다. 최저가격제를 단호히 거부하고, 서비스에 걸맞은 적정한 가격제를 고수하고 있다. 자연 저가제로 밀어붙이는 업체들보다 가격이 다소 비싸다.하지만 회사측은 의외로 느긋하다.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을 확보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고정고객이 생기고, 경영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최전무는 “최고의 서비스를 바탕으로 택배의 생명은 의뢰받은 상품을 안전하게 배달해주는 것”이라며 “가격이 싸면 당연히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고객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요즘 한진택배는 국경을 초월한 무한경쟁시대에 대비해 전직원이 하나의 실천목표를 설정해 ‘BEST1’이라는 혁신활동을 전개하고 있다.이는 Brand1, Employee1, Ser-vice1, Technology1의 약자로 기업 브랜드 가치 1위, 종업원 능력 1위, 품질 1위, 정보기술 1위 등 각 분야별 일류화 전략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진이 펼쳐갈 택배문화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그려갈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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