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하는 진짜 이유는?

소비의 심리학로버트 세틀 외 지음/대홍기획 옮김/세종서적/320쪽/1만4,000원‘소비자는 외계인’이라는 말의 뜻을, 한 번이라도 물건을 팔아본 사람이라면 뼈저리게 이해한다. 왜 사고, 왜 사지 않는지 도무지 감 잡을 수 없는 ‘소비자님’의 깊은 뜻을 파악할 수만 있다면!‘왜 사는가’(why they buy)라는 원제처럼 이 책은 제품을 구입하는 진짜 이유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과 감각에 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최고 미덕은 생생한 묘사에 있다. 예를 들어 이렇다.50년 전 인스턴트커피가 처음 시장에 소개됐을 때, 마케터들은 빠르고 쉽게 준비할 수 있다는 편리함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신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직접 물어보면 이들은 인스턴트커피 맛이 싫다고 했다.하지만 눈을 가리고 원두커피와 인스턴트커피 맛을 구분하는 실험을 했을 때 대다수가 구분하지 못했다. 한 교수가 인스턴트커피를 거부하는 심리적 요인들을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하나는 원두커피를, 하나는 인스턴트커피를 포함했다는 것만 빼면 똑같은 쇼핑목록을 적어주면서 같이 쇼핑 가고 싶은 사람을 써내게 한 것. 그러자 비로소 가족을 돌보는 좋은 아내, 엄마, 주부가 되고 싶은 욕망 때문에 원두커피를 사려는 동기가 생겼음을 알게 됐다.인스턴트커피를 사는 사람은 게으르고 아무 생각 없는 여자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인스턴트커피 제조업체들은 편리함을 강조하던 판매전략을 바꿔서 활동적이고 멋진 여성이 인스턴트커피를 대접하고, 사회적으로도 그런 행위가 보상받는 이미지를 만들어냄으로써 판매에 성공할 수 있었다.이 같은 풍부한 사례가 이 책을 재미있게 만든다. 한편 미시적인 관점뿐만 아니라 거시적인 원칙들도 나열해 균형잡기를 시도한 흔적도 보인다. 눈만 뜨면 어떻게 팔 것인가를 고민하는 마케팅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도 심리를 낱낱이 분석당하는 일종의 마조히스트 같은 재미를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더불어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이렇게 파헤치다니’라는 오싹함도 있다.쿵쿵따로 배우는 신나는 급수한자배성희 구성/한경어문연구회 엮음/한국경제신문/247쪽/8,900원어린이들이 한자를 지루하지 않게 배울 수 있도록 구성한 책. 소위 ‘쿵쿵따’라는 끝말잇기 게임을 통해 한자를 익히게 했다. TV에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개그맨들이 책에 등장해 이야기를 이끈다. 어린이 독자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 하지만, 한자에 자신이 없는데 막상 공부하자니 부담스러워 고민이었던 많은 어른들이 학습서로 쓰기에도 적당해 보인다.음식점 성공창업, 그래! 이 맛이야최계경 지음/자전거/256쪽/1만원‘계경목장’이라는 돼지고기전문 프랜차이즈를 운영자가 밝히는 외식업, 특히 고기장사 노하우. 자신의 성장과정부터 친구에게 말하듯 써내려가고, 자신의 철학을 알려주면서 그 끝에 외식업을 하면서 꼭 가져야 할 자세, 알아야 할 점 등을 덧붙였다. 저자의 주장은 비교적 간단명료하다.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은 저렴한 값과 맛, 인심이면 된다는 것이다.국가 경영마거릿 대처 지음/김승욱 옮김/경영정신/652쪽/2만3,000원수상자리에서 물러난 뒤 미국, 유럽 등 각지를 돌아다니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처가 쓴 세 번째 책이다. 국제정치에 대해 언급하면서 자신의 철학을 강하게 밝히고 있다.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옹호하고 유럽연합을 관료주의 제국이라고 비난하는 등 신자유주의적 주장을 펼친다. 국가가 부강을 누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처식’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마르크스의 복수메그나드 데사이 지음/김종원 옮김/아침이슬/606쪽/1만8,500원자본주의는 승리했고 국가 사회주의는 자취를 감췄다. 저자는 마르크스라면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처음부터 알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런던 정경대(LSE) 연구소장인 저자는 ‘마르크스의 복수’라는 카피를 들고 나와 개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애덤 스미스에서 부터 헤겔, 신자유주의에 이르기까지 경제 사상사 전반을 죽 고찰해가면서, 이 모든 것에서 공통점을 추출해 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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