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관과 술집주인의 차이

미국과 유럽은 다르다. 그리고 이번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양자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는 점을 새삼 확인시켜 줬다. 전후의 바그다드에서도 이들의 갈등은 한층 불거질 것이다.이런 시점에서 미국 분석가가 이처럼 유럽과 미국이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진단한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이제 유럽과 미국이 서로 세계관이 같다거나 같은 세계에 살고 있다는 식으로 가장하는 행위를 중단할 때가 됐다”로 시작해 “오늘날 유럽과 미국이 다같이 당면한 과제는 미국이 헤게모니를 장악한 새로운 현실에 다시 적응하는 것이다”로 끝난다.즉 지은이는 미국과 유럽이 갖고 있는 힘의 크기 차이와 더불어 이념적 정서적 차이에서 갈등이 생긴다고 말한다. 요점은 이런 상태를 먼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이제까지 드러났고 또 앞으로 생길 갈등을 잘 풀어나갈 해법이 되리라는 것이다.여기 미국과 유럽이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명쾌히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예가 세 가지 있다. 하나. 미국은 보안관이고 유럽은 술집 주인이다.술집 주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무력으로 질서를 유지하려는 보안관이 그저 술이나 한잔하려는 무법자보다 더 위협적일 수 있다. 반면 보안관 입장에서는 무법자는 자기에게 총을 쏠 수 있기 때문에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무법자를 제거해야 된다.둘. 유럽은 망치가 없고 미국은 망치를 들었다. 망치를 가진 사람의 눈에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이지만 망치 없는 사람은 어떤 문제도 못으로 보려 들지 않는다.셋. 미국은 총을 들었고 유럽은 칼 한 자루를 갖고 있다.숲 속에 사나운 곰이 돌아다닐 때, 칼 든 사람은 곰과 부딪치기보다 피해 다니는 게 안전하다고 여긴다. 반면 총을 쥐어주면 곰을 찾아내 제거한 다음 맘 편하게 살려고 할 것이다.이라크 다음의 국제위기는 동아시아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아마 여기에는 유럽이 개입할 여지가 페르시아만보다는 훨씬 작을 것이다. 거리도 멀고 이해관계도 그렇게 크게 걸려 있지 않으니까. 대신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충돌할 것이다.어쨌든 힘센 아이들 주변에 끼어서 살아야 하는 힘없는 꼬맹이로서는 주변 아이들의 동태를 살피고 정세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게 필요하니, 미국인의 눈으로 미국과 유럽의 갈등을 진단한 이 책이 우리에게도 재미있게 읽힐 수 있는 까닭이 여기 있다.퍼블릭 릴레이션즈이노우에 타카시 엮음/안진희 옮김/328쪽/1만8,000원‘홍보가 아니라 퍼블릭 릴레이션(Public relation)이다, 무조건 듣기만 하라는 일방적 홍보는 안 통한다.’ 홍보전문가들이 열악한 국내 현실에 대해 개탄하며 내세우는 주장이다. 저자는 우리나라처럼 홍보의 불모지였던 일본에서 홍보대행사를 만들어 성공시켰다. 그 노하우가 담겨 있는 책.21세기 떠오르는 전시산업송성수 지음/가을문화/315쪽/1만8,000원국내 전시산업은 뒤늦게 출발했지만 이제 본격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체계적인 전시산업 연구나 변변한 전시산업 지침서를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 이 책은 전시회의 역사와 정의, 국내외 전시산업의 현황 등 이론과 박람회 마케팅 등 전시회 활용 실무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전시산업 종합지침서다.스트롱 코리아한국경제신문 특별취재팀 지음/한경BP/272쪽/1만원이 ‘스트롱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기획취재해서 기사로 썼던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이공계의 현실을 보여주고, 어떤 대안이 있는지 검토한다. 부록으로는 이공계 출신 국내 주요기업 CEO는 어떤 사람이 있는지와 국내외 대형기업 CTO들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당당한 여자의 돈 관리법보도 섀퍼 외 지음/장혜경 옮김/21세기 북스/279쪽/1만원베스트셀러 의 저자 보도 섀퍼가 이번에는 여성을 상대로 강의에 나선다. ‘부자는 돈이 많아 불행할 거야’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그것부터 바꿔야 한다. “돈은 자유와 행복을 가져다주고 인격성장에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준다. 그러므로 미혼이든 기혼이든 빨리 경제적 독립을 성취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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