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계절의 여왕이면서 가정의 달. 특히 첫째주에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어 토요일부터 따지면 무려 대엿새의 연휴를 가질 수 있다. 온 가족이 함께 봄소풍 기분을 즐기기에 좋은 여행명소 다섯 군데를 소개한다.1. 파주 자운서원자운서원(법원읍 동문리)은 율곡선생의 덕을 기리고자 광해군 7년(1615)에 창건돼 효종 원년(1650)에 사액된 서원이다. 도산서원이나 소수서원 같은 곳은 엄숙함이 분위기를 압도하지만 자운서원은 이와 달리 수도권 시민들의 당일 나들이 코스 성격이 강한 공간이다.일단 서원에 도착하면 율곡선생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묘역과 서원 구역을 답사해 본 다음 널찍한 뜰에서 소풍 분위기를 즐기도록 한다. 매표소를 지나면 널따란 휴식공간이 펼쳐져 있어 돗자리를 펼치고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들이 종종 눈에 띈다.목련이며 벚꽃은 이제 다 저버리고 없지만 그 대신 연녹색으로 물드는 나무들이 봄날의 화사함을 한껏 살려준다. 경내에는 매점도 있어 미처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했을 경우 용기면 등으로 가볍게 점심을 때울 수도 있다. (031-958-1749)서원답사를 마치고 가볼 곳은 두루뫼박물관(법원읍 법원리)이다. 법원읍에서 금곡리로 향하다 주유소 옆 마을길로 조금 들어가면 두루뫼박물관이 나온다. 소설가이자 사진작가인 강위수씨와 역사유적 탐사여행가인 김애영씨 부부가 1998년 설립한 민속생활사 전문박물관이다.이곳에는 원삼국시대의 토기, 고려와 조선시대의 도자기, 근세의 목물과 옹기 등 각종 민속생활용구 1,500여점이 전시돼 있다. 또 장독대, 헛간, 방앗간, 토담, 원두막을 비롯해 신당, 장승, 솟대 등의 민속품을 야외에 복원 전시한 것도 특색이다.어른들은 이들을 하나둘 살펴보면서 기억 저편에 아릿하게 남아 있던 고향의 원형들을 만나게 되고 아이들은 하나하나의 소품 쓰임새를 들을 때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만다. 전시장을 겸한 카페 노스탤지어와 초가 사랑방은 차도 마시고 모임도 갖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031-958-6101)화석정(파평면 율곡리)은 율곡 선생이 어릴 적부터 드나들던 강변 정자로 왼쪽 옆에는 8세 때 썼다는 ‘화석정시’ 한 편을 새긴 시비가 세워져 있다. 자유로 당동나들목과 가까운 곳의 반구정(문산읍 사목리) 역시 임진강을 조망하기 좋은 곳. 조선 세종 때의 황희 정승은 말년에 갈매기를 벗삼아 이 정자에서 소일했다.여행코스 : 통일로 → 문산읍 → 선유리 → 자운서원 → 두루뫼박물관 → 쇠꼴마을(031-959-0125) → 화석정 → 임진각 → 반구정 → 자유로2. 용인 한택식물원고향마을 뒷동산의 아스라한 추억들을 되살려주는 그 야생화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이 한택식물원(경기도 용인시 백암면 옥산리)이다. 30만평 규모의 땅에 자생식물, 희귀ㆍ멸종위기식물, 외래식물 등 6,000여종이 자라고 있다.한택식물원은 옥산리와 안성시 죽산면을 잇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동원, 서원으로 나뉘며 일반인들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은 동원이다. 매표소를 지나면 가장 먼저 아이리스원을 만나게 되고 전망대를 거쳐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오기까지 관람객들은 다양한 꽃들과 나무, 새소리, 계곡 물소리 등을 만난다.입구에서 나눠주는 식물원지도를 필히 지참해야만 20여개에 이르는 화원들을 빼놓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자생붓꽃과 꽃창포 등이 자라는 아이리스원, 자생원추리 등 120여 품종의 원예종을 볼 수 있는 원추리원, 1,000여종의 자생식물이 각각의 생태환경에 맞게 식재된 자연생태원, 절벽을 이용한 정원인 월가든,500여종의 고산성 식물이 자라는 암석원, 관목원, 숙근초원, 자생비비추와 유럽 교배종 120품종이 전시된 비비추원, 남해안과 울릉도에 자생하는 고사리류와 수목이 식재된 침상원, 잔디화단, 구근원, 모란작약원, 억새원, 덩굴식물원, 수생식물전시원, 백합원, 약용식물원, 음지식물원, 희귀식물원, 수생식물원 등이 줄기차게 나타나 방문객들의 넋을 빼앗는다.잔디화단은 길이가 120m 정도이며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볼 수 있다. 땅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곳이다. 육각형의 유리온실 4개가 연결된 전시온실에서는 바오밥나무 등 100여종에 달하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전망대는 봄부터 가을까지 숱한 꽃들이 번갈아 피고 지는 장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꽃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식물원을 한 바퀴를 돌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린다. 식물원 전역이 금연지역이며 식물보호를 위해 카메라삼각대를 가져갈 수 없다. (031-333-3558)한택식물원에서 꽃과 나무들을 감상하고 연계해서 가볼 만한 명소로는 세중돌박물관, 에버랜드, 한국민속촌, 경기도박물관(031-288-5300), 정몽주 묘소와 충렬서원 등이다. 세중돌박물관은 전국 각지의 석물 6,000여점을 모아놓은 곳.박물관 초입에는 마을의 안녕을 빌고 악귀를 쫓아내던 장승과 솟대가 서 있고, 관내 주차장 맞은편은 희로애락의 언덕으로 조성돼 문인석, 무인석, 벅수, 동자석상 등이 촘촘히 세워져 있다.지역별 돌조각 전시지구에는 제주도,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경기도, 강원도 지방에서 모아온 조각들이 배열돼 있어 한자리에서 각 지방별 특색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031-321-7001)여행코스 : 영동고속도로 양지나들목 → 세중돌박물관 → 17번 국도 → 한택식물원 → 와우정사 → 정몽주 선생 묘소 또는 경기도박물관3. 안성 청룡사와 칠장사안성시의 명찰로는 칠장사, 청룡사, 석남사 등이 있다. 청룡사부터 가려면 경부고속도로 안성나들목을, 칠장사부터 가려면 중부고속도로 일죽나들목을 이용한다.안성시 남쪽의 청룡사(서운면 청룡리)는 1265년 명본대사가 창건했으며 당시의 명칭은 대장암이었다. 1364년 나옹화상이 중창할 때 청룡이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것을 보고 명칭을 청룡사로 바꾸었다고 한다.보물 824호로 지정된 대웅전 안에는 조선 현종 15년에 주조된 동종이 있고 대웅전 앞의 3층 석탑은 고려 중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안성 시내의 전통 유기 전시판매장(031-675-2590)에 가면 다양한 유기제품을 만날 수 있다. 무형문화재 김근수옹의 아들과 손자가 대를 이어 만든 유기제품이 전시, 판매되는 곳이다.죽산면소재지에서 17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칠장사 입구를 만나게 된다. 칠장사(죽산면 칠장리)는 636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됐고 고려 초기로 넘어와서 혜소국사가 중창했다. 대웅전, 원통전, 명부전, 응향각, 천왕문 등이 현존하는 건물이다.칠장사 입구의 철당간지주는 고려시대의 것. 임꺽정의 스승 갖바치가 이 절에서 수행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 칠장사 나한전은 암행어사 박문수가 치성을 드리고 장원급제를 했다고 해서 오늘날에도 수험생들의 합격을 비는 부모들의 발길이 잦다.칠장사답사 후 마지막으로 들를 곳은 일죽나들목과 가까운 곳의 서일농원(일죽면 화봉리ㆍ031-673-3171). 정선 가목리 된장마을, 평창 노동리 운두령마을, 괴산 운곡리 호산죽염된장 등과 마찬가지로 항아리 가득한 장독대도 구경하고 식사도 하고 된장을 비롯, 각종 장류와 장아찌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서일농원은 멋진 소나무가 곳곳에서 자라고 벤치 등 휴식시설이 잘 갖춰져 가족나들이 코스로 훌륭하다. 서일농원 소나무들은 임실 수몰지구에서 물에 잠길 운명에 처한 것들을 가져와 심은 것이다.이곳에 보관된 항아리는 2,000여개 정도. 농원을 운영하는 서분례씨는 잊혀져 가는 우리 맛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서 10여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된장 담그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여행코스 : 경부고속도로 안성나들목 → 청룡사 → 안성시내 유기전시판매장 → 칠장사 → 서일농원 → 중부고속도로 일죽나들목4. 한국자생식물원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나는 꽃들의 천국이다.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으로 나간 다음 월정사 방면으로 향하다가 간평교를 건너기 직전 우측의 병내리에 식물원이 자리한다.한국자생식물원은 1999년 7월에 개원했으며 2002년 산림청으로부터 사립식물원 1호로 지정받았다. 식물원 내의 천연기념물로는 섬백리향과 울릉국화 외에도 개느삼, 미선나무, 구상나무, 망개나무 등이 있다. 희귀ㆍ멸종위기식물로는 개불알꽃, 깽깽이풀, 꽃창포, 난쟁이붓꽃, 자란, 두메부추, 산마늘 등이 있다.관람권을 구입하고 바로 옆의 교육관에서 식물원의 종합안내를 영상을 통해 받은 다음 실내전시장, 재배단지, 생태식물원 순서로 관람하면 편하다. 주제식물원에는 독성식물원, 향기식물원, 동물명칭식물원, 사람명칭식물원 등이 있고, 특히 언덕 가득 한두 가지 꽃이 피어나는 재배단지는 국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진풍경을 선사한다.5월이면 부채붓꽃과 붓꽃, 6월이면 꽃창포와 분홍바늘꽃이 언덕을 가득 뒤덮는다. (033-332-7069)야생화 향기는 월정사, 상원사로 이동하면 부처님의 향기로 바뀐다.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월정사는 오대산에서 가장 규모도 크고 유서 깊은 절이지만, 옛 모습은 별로 남아 있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그러나 대적광전 앞의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과 석조보살상(보물 제139호), 상원사중창 권선문(보물 제140호) 등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어 융성했던 이 절의 역사를 말해준다. 월정사 입구 전나무숲길은 5월에 꼭 걸어봐야 할 길이다.평창으로 나들이 떠난 김에 하룻밤쯤 펜션에서 묵을 계획이라면 달과 물안개펜션(진부면 수항리ㆍ333-1177)을 이용해 본다. 객실은 모두 5채로 32평형의 그룹룸이 1채이고 20평형의 패밀리룸이 4채이며 모두 독립적으로 앉았다.각 객실은 캐나다산 미송으로 지어졌다. 대형 비닐하우스에서는 바비큐파티도 즐길 수 있다. 거실 밖에는 널따란 테라스가 만들어져 주변 자연 풍광을 감상하기에 좋다.여행코스 :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 → 한국자생식물원 → 월정사 → 상원사 → 진부면소재지 → 오대천 드라이브 또는 봉평 이효석 생가5. 제천 청풍호반호수의 푸른 물결을 감상하면서 번지점프도 체험하고, 호반드라이브도 즐기고, 문화재단지나 사찰답사도 할 수 있는 코스이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나들목으로 빠져나가 충주호의 동부인 청풍호반도로를 달리면 이내 왕건세트장에 닿는다.왕건세트장은 너무 유명해져 신선미가 떨어지는 반면, 그 아래의 청풍랜드는 편의시설도 고루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신세대 감각에 맞는 체험놀이기구들이 있어 한 번쯤 쉬어가지 않을 수 없다.지난해 4월에 개장한 청풍랜드의 복합멀티타워에는 번지점프, 이젝션시트, 빅스윙 등 3개의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번지점프대의 높이는 62m로 낙하시 청풍호반 물위로 떨어지는 듯한 스릴감을 맛본다.이젝션시트는 전투기 조종사의 비상탈출 시스템에서 고안해낸 국내 최초의 기구다. 릴리즈 시스템에 의해 40m 상공으로 쏘아올려진 이젝션시트는 격렬한 회전과 상하진동을 이용객들에게 안겨준다.빅스윙은 영화 에서도 소개된 놀이기구. 수면에서 162m 높이까지 치솟는 청풍호반 수경분수 또한 제천 나들이의 매력을 더해준다.과거에는 제천10경 가운데 하나인 옥순봉(제8경)을 감상하려면 충주호 유람선을 타야 했지만 옥순대교의 등장으로 이제는 육지에서도 기암 감상이 가능해졌다. 청풍랜드에서 나와 정방사 입구를 지난 다음 금성면과 수산면 사이에 놓인 옥순대교까지 드라이브를 한다.2001년 말에 완공된 옥순대교는 그야말로 옥순봉 관람의 포인트. 다리를 건너 동쪽으로 향하면 단양으로, 서쪽으로 향해 수산면소재지에서 다시 북쪽으로 오르면 청풍문화재단지로 이어진다.청풍나루와 이웃한 청풍문화재단지는 1985년 10월 완공된 충주호 조성공사로 수몰지구에 포함된 지역의 문화유적들을 한자리에 모아둔 곳이다. 모형으로 만든 수문장이 지키고 선 팔영루에 들어서면 여행객들은 시간을 거슬러 조선시대의 마을을 찾은 듯한 착각에 빠진다.고려 충숙왕 때 지어진 환벽루(보물 제528호), 고려시대 불상인 청풍 석조여래입상(보물 제546호) 등과 향교 등 지정문화재 10점, 비지정문화재 32점, 생활유물 1,600여점이 옛 생활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전시돼 있다. 약 200m를 걸어가면 만나는 망월산성은 가벼운 산책길로 적당하고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청풍호가 시원스럽다. 관리사무소(043-640-6503)여행코스 : 중앙고속도로 남제천나들목 → 금성면소재지 → 태조왕건 세트장 → 청풍랜드 → 옥순대교 드라이브 → 청풍문화재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