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코드 맞는 한국영화 많아요”

“한국영화 이 일본에서 히트를 쳤습니다. 우리나라의 특수상황을 소재로 해 일본에서도 인기몰이를 했던 영화 와 은 성격이 다릅니다. 보편적 휴머니즘을 테마로 한 영화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지요.”을 일본에 배급, 흥행시킨 주인공은 지난 4월 방한한 무라야마 아키라 플래닝OM 대표이사(48). 무라야마 사장이 1984년 설립한 플래닝OM(Planning OM)은 일본 도쿄에 소재한 영화배급사다.각국의 영화를 분석, 작품의 특성을 파악해 수입ㆍ홍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동안 한국영화들 중에서 와 , , 등의 홍보를 맡았고, 을 수입, 배급했다.“어떤 한국영화를 일본에 진출시킬지 판단하기 위해 1년에 5~6차례 내한합니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일본인은 한국인과 문화적 코드가 달라 흥행작도 차이가 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에요. 한국에서는 그다지 히트하지 못한 영화지만 일본인에게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지요.”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서 개봉한 은 일본 엔터테인먼트 주간지 (PIA)가 뽑은 ‘피아 오리지널 만족도 랭킹’에서 영국영화 와 할리우드영화 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무라야마 사장은 영화의 시장성을 읽어내는 능력을 길러왔다. 일본기업 파이오니어(Pioneer) 선전부(홍보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외국영화 배급사 토호-토와의 홍보 프로듀서로 10년 이상 근무했다. 플래닝OM 설립 후 영화를 직접 수입하고 일ㆍ미영화문화협회 이사로 활약하며, 흥행 가능성을 단번에 알아채는 문화 비즈니스맨으로 성장했다.“한국영화의 수준은 매우 높습니다. 재미도 있고요. 그러나 한국에서 대히트한 영화가 일본에서도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어요. 한국에서는 대박을 터뜨린 의 경우 일본에서 실패했지요. 한국영화의 일본수출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봅니다.”그는 먼저 한국영화의 수출가가 너무 높게 책정된다는 것을 지적했다. 또 일본에 알려진 한국배우와 감독이 적다는 점을 한국영화 수출의 장애물로 들었다. 글로벌시대에는 배우이름도 전세계인이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작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배우 원빈의 이름은 쉽게 외울 수 있지만 이영애, 이정재 등은 서로 헷갈린다고 조언했다.“한국영화계 스타들이 지명도가 낮아 그만큼 일본에서 홍보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영화의 수출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하지요. 한국 영화제작사가 일본에 지사를 설립하면 영화수출가격도 조율할 수 있고 스타마케팅도 강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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