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비법은 내 안에 있소이다”

‘하나의 촛불이 많은 초에 불을 붙여 준다고 해서 그 빛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다.’증권전문사이트 씽크풀 부설 경재전략투자연구소 정경재 소장(48)의 사무실에 붙어 있는 좌우명이다.이런 좌우명에 따라 요즘 정소장은 지난 4월부터 연 투자클리닉 회원 대상 ‘선물옵션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정소장은 회원들 가운데 일부를 ‘제자’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서비스 제공자와 회원의 관계가 아닌 ‘사제지간’이 되면 가르치는 입장에서 더욱 책임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정소장의 ‘교육법’은 남다르다. 단순히 매매기법과 지식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투자습관이 몸에 배도록 교육한다. 거래가 이뤄지는 장중에도 온라인으로 조언한다.또 각자의 매매일지를 여러 사람들 앞에 내놓고 공개적으로 평가와 문제점을 지적받게 한다. “처음에는 거부반응도 있었지만 이제는 서로 평가받으려 한다”며 “이렇게 6개월 정도 교육을 받으면 투자에 자신감이 생기고 수익률도 눈에 띄게 달라진다”고 말한다.정소장은 원래 영국계 홍콩법인 회사에서 알루미늄 상품선물 운용을 12년 동안 해 온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러던 중 95년 교통사고를 당해 1년 넘게 요양을 하고도 여전히 몸이 불편하자 직장생활을 다시 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에 선물투자에 손을 댄 것. 상품선물 운용에서 익힌 감각으로 쉽게 뛰어들 수 있었다.물론 지금까지 선물투자를 해 오면서 정소장에게도 여러 차례 힘든 시기가 있었다. 예측과 다르게 시장이 움직일 때면 자신이 간과했던 점을 찾아 고민하고 공부하며 헤쳐나갔다.정소장은 “선물투자도 삶의 리듬처럼 굴곡이 있다”면서 “그래도 선물투자는 주식과 달리 어떤 형태의 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선물투자의 매력을 강조한다.하지만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준비가 덜된 일반인들이 무작정 뛰어드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꼬집어 말한다.“선물시장 초창기에는 조금만 알아도 돈벌기가 어렵지 않았는데 최근 1~2년 사이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며 “요즘은 전문투자자들도 난수표를 풀 듯 고민해야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더불어 지식도 중요하지만 감정을 제어할 수 있는 ‘지혜’도 갖춰야 안전한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어떤 투자도 준비 없이 막연하게 접근하면 거의 백전백패하게 된다”고 경고한다.정소장은 공개하지 않은 투자비법을 알려 달라는 기자의 부탁에 “길이 밖에 있지 않다”는 선문답으로 답을 대신한다. 해답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이다. 기법이나 테크닉보다 스스로 성격의 장단점을 잘 파악해 교정하는 것이 더 중요한다는 뜻이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