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실버비즈니스

국내 실버산업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고령화가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전체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7.2%. 이미 유엔이 규정한 ‘고령화사회’ 기준인 7%를 넘어선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대로 가면 2019년에 ‘고령사회’(14% 이상), 2026년에 ‘초고령사회’(20%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그러나 상대적으로 국내 실버산업은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려 있다. ‘실버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유료 실버타운은 20여개에 불과하다. 실버세대를 위한 시설이나, 용품, 서비스 등도 태부족인 상황이다.휠체어 등 노인용품 판매업체들은 60% 가량이 종업원수가 30명 미만일 정도로 영세하다. 노인전문병원은 2001년 말 기준으로 8개뿐이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50개 이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또 고령자 진료소 및 의료정보서비스, 고령자 음식점, 고령자 위험방지 주택 등 전문 서비스 시장도 이제 겨우 싹이 텄다.‘2010년 41조원 규모로 성장’싹이 트면 언젠가는 잎이 피는 법. 실버산업이 지금 초기단계라면 그만큼 향후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셈이다. 고정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실버산업이 2000년 17조원에서 2005년 27조원, 오는 2010년에는 약 41조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 거대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신종 아이템으로 실버 비즈니스에 뛰어든 기업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늘어나는 노인들의 다양한 욕구에서 틈새를 발견, 황무지를 개간하듯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베이비시터’를 연상시키는 실버시터 파견업. 맛벌이부부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부모를 직접 모시지 못하는 자식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서 등장한 사업이다. 주로 이야기 상대 되어주기, 병원동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실버전문여행사는 아직은 걸음마단계에 불과하지만 오는 2005년께는 전체 여행 시장의 20~30% 가량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실버여행상품은 해외여행의 경우 의료진을 동반하는 등 노인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주력한다.실버용품 전문 인터넷 사이트는 아직은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실정이지만 차츰 노인 사용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실버세대를 위한 인터넷 사이트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단연 건강. 앞으로 건강정보, 레포츠 등 점점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실버 관련 금융상품도 쏟아지고 있어 노인들을 겨냥한 금융권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 55세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이 상품들은 대개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거나 실버전용 여행상품을 할인해주는 등의 혜택이 따른다. 이와 함께 노후 대비를 목적으로 한 신탁상품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노인중매사업도 관심거리다. 고령화 사회일수록 성장성이 높은 뉴비즈니스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재혼전문업체들이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중매업무를 하고 있는데, 보통 전체회원 중 60대 이상이 15% 정도라고 한다. 업계에서는 “아직은 실버세대 커플이 이혼하기까지 과정이 아무래도 젊은 세대보다는 어렵다”고 하지만 향후 시장성은 밝게 보는 편이다.최근에는 이색 아이디어 상품도 곧잘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보행기와 수레를 겸한 접이식 실버카트는 물건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 우산꽂이, 의자를 장착할 수 있어 산책이나 쇼핑할 때 유용하다.노인성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개발된 이동식 간이변기는 노인을 변기에 앉히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 밑에 변기를 넣고 공기를 채우는 방식으로 인기를 얻었다.신종 실버 비즈니스는 지금은 ‘신종’이지만 5~10년 후에는 ‘주류’가 될 가능성이 높다.미국의 힐 헤븐, 베벌리 엔터프라이즈 등의 실버전문기업들은 시작은 ‘실험’이었지만 지금은 당당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물론 깃발만 꽂았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고정관념을 버릴 것을 권한다. 실버세대의 특성과 주변환경에 대한 면밀한 파악이 선행되지 않으면 성공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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