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최대실적 경신... 세계 톱5 목표 향해 급피치
‘꿈은 이루어진다.’2002년에 현대자동차는 세계 5대 메이커로의 도약이라는 장기비전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2000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 경신이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또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중국에서 현지공장 건설을 잇달아 추진하는 등 세계적인 자동차그룹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고 있고 있다.현대차는 지난해 내수 79만대, 수출 92만대로 총 171만대를 판매해 26조3,36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999년 8조7,000억원에 비해 무려 3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순이익도 1조4,435억원으로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이다.내수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를 또 한 번 확인하는 한 해였다. 뉴EF쏘나타를 비롯해 아반테XD, 그랜저XG, 에쿠스의 판매호조로 지난해 35만대의 승용차를 팔아 전년 대비 8% 증가를 보였다.특히 경쟁사의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소형과 준준형 부문에서는 각각 58%와 5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뉴EF쏘나타는 총 10만9,156대가 팔려나가 4년 연속 국내 최다 판매차종의 기록을 이어갔다.해외시장에서도 씽씽 잘 달렸다. 지난해 수출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전년 대비 10% 신장했다. 지난해 북미와 유럽시장에서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클릭(수출명 겟츠) 등 신차출시, EF쏘나타와 싼타페 등에 대한 해외 유수언론 및 품질평가기관의 지속적인 호평에 힘입은 브랜드 이미지 개선 등이 실적호전에 큰 역할을 한 것이다.이러한 눈부신 경영실적으로 자신감에 찬 현대차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글로벌 경영’을 거침없이 펴고 있다. 지난해 재계 ‘빅3’로 승격한데다 내수시장만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특히 현대차그룹은 오는 2010년 현대ㆍ기아차를 합쳐 전세계 500만대의 생산체제를 구축, ‘글로벌 톱5’에 진입하는 데 올해가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이러한 경영전략에 따라 현대차는 미국, 중국, 인도 등 해외 현지공장 증설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조기에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가 올해 가장 주목하는 곳은 중국시장.전세계 메이저 업체들이 몰려들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이르면 2008년까지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 세계 5대 자동차메이커에 진입할 수 있는 전략적 생산기지로 삼는다는 구상이다.또한 지난해 4월 미국 앨라배마에서 현지공장을 건설하는 데 착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도 ‘정면승부’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이와 함께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터키와 인도 공장을 증설키로 했다. 터키공장은 연간 6만대에서 12만대로, 인도 공장은 10만대에서 15만대로 생산규모를 각각 늘리기로 했다.한편 국내에서는 생산성 향상과 모듈화(부품집합체) 등을 통해 생산능력을 수년 내 현재보다 25% 가량 높일 계획이다. 또 매년 4~5개 이상 신차종을 개발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동시에 이른 시일 내에 브랜드 가치를 선진업체 수준으로 끌어올려 제값을 받도록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최고급 품질의 차량을 만드는 메이커로의 브랜드 이미지 정착과 다양한 라인업 구축이다.EF쏘나타를 시작으로 그랜저XG, 싼타페 등 중대형과 RV 등 고부가가치 차량을 해외시장으로 수출, 소형차에서 대형차에 이르는 풀라인업을 갖춘 종합자동차메이커의 브랜드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며, 또 월드컵 후원과 자동차경주대회 참여 등 스포츠마케팅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현대차는 올해 내수 83만7,000대, 수출 120만1,000대 등 총 203만8,000대를 판매해 지난해보다 1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30조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함으로써 14.3%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이에 대해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기흐름에 비춰볼 때 다소 공격적인 경영목표라는 우려감을 내비치기도 한다. 또한 5월부터 예상되는 임금단체협상(임단협)도 현대차의 목표달성에 적잖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하지만 확고한 시장지배력ㆍ탄탄한 영업망과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감안할 때, 현대차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한다.돋보기 / 글로벌 인재육성CEO 해외인재 유치 적극 나서‘21세기 기업경쟁력의 원천은 사람’현대자동차의 인재철학이다. 이런 철학 아래 조직 안에서 도전과 벤처정신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 회사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구하고 만들어 내고자 한다.지난해 7월에는 김동진 사장이 직접 미국 상위권 18개 대학 출신 석ㆍ박사급 인력을 뽑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기도 했다. 100명 모집에 총 1,000명의 이상의 인재들이 지원서를 냈기 때문이다.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가 신입사원 면접을 보기 위해 해외출장까지 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글로벌 인재를 현대차그룹의 핵심인력으로 양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방증이다.올해도 이런 인재육성의 의지는 계속되고 있다. 국내 경기 여건이 나빠짐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 특히 인력 축소에 들어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현대차는 지난 4월21일부터 해외 명문대학 석ㆍ박사를 대상으로 현지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선 미국 소재 대학 학위자를 채용하고 하반기부터 유럽으로 채용지역과 인원을 확대할 방침이다.올해는 전기ㆍ전자, 설계, 생산기술 등 이공계열과 MBA, 법학 분야에서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선발한다. 또한 해외 우수인력 채용과 더불어 핵심인력에 대해서는 기존 연봉체계에서 벗어나 능력에 걸맞게 처우한다는 방침이다.한편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사내 MBA 과정을 개설해 매년 180명씩 5년간 900명의 글로벌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