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결산 기업 대거 진출… 삼보 등 실적 악화 기업 탈락
‘2003년 한국 100대 기업’은 30개 기업이 새로 진출하고 탈락했다. 이는 실적이 개선된 기업들이 대거 약진한데다, 이번 조사대상에서 3월 결산법인이 포함돼 삼성화재보험 LG투자증권 등 대형 보험사 및 증권사들이 진입했기 때문이다.신규기업2003년 한국 100대 기업의 특징은 그동안 선정대상에서 제외됐던 3월 결산법인들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 및 증권사 11개가 새로 100대 기업에 진입했다.보험사들을 보면 상위권에 랭크된 삼성화재(11위)를 비롯해 LG화재(54위), 동부화재(61위), 현대해상화재(67위), 코리안리재보험(78위), 동양화재(91위) 등 6개사가 100대 기업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시가총액 15위, 매출액(영업수익) 16위, 당기순이익 22위로 순위총합 54위를 기록, 단숨에 종합순위 11위에 올라 10위권을 넘보고 있다.증권사들은 LG투자증권(43위), 삼성증권(57위), 굿모닝신한증권(76위), 대신증권(87위), 대우증권(94위) 등 5개사가 새롭게 부상했다. 이들 중 관심대상은 라이벌관계인 LG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순위.삼성은 시가총액 및 매출액 부문의 순위에서 LG에 앞섰지만 당기순이익 순위에서 51위나 벌어져 100대 기업 순위 결정전에서 뒤로 밀리고 말았다. 하지만 2004년 100대 기업에서는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2002년도 경영실적 개선으로 이번 100대 기업에 등록한 기업들은 LG카드(13위), 대한항공(27위), 쌍용자동차(29위), 우리금융지주(33위), 현대산업개발(42위), 아시아나항공(47위), 삼성테크윈(72위), 현대건설(74위), 대우인터내셔널(79위), 한화석유화학(80위), 쌍용양회(82위), 한진해운(83위), 한솔제지(85위), 데이콤(88위), 케이피케미칼(90위), 현대오토넷(93위), SKC(96위), 동양제철화학(98위), 태광산업(99위) 등 19개사다.이들 기업 중 최근 소비둔화 등으로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LG카드와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영향권에 있는 대항항공 및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004년 100대 기업에 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쌍용자동차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렉스턴 판매에 힘입어 경영실적이 수직상승했다. 렉스턴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319%가 늘어난 4만7,000여대가 팔렸다. 우리금융지주는 무수익여신 감축 노력으로 2000년 말 16.5%에서 지난해 말 3.3%로 크게 개선됐다 특히 올 1분기 들어서는 은행 및 지주금융회사들 중 가장 많은 순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테크윈도 지난해 흑자로 전환되는 등 경영실적이 호전돼 100대 기업에 진입했다.지난해 192억원의 흑자를 기록, 이번 100대 기업에 선정된 현대건설은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할 것이 거의 확실시돼 옛 명성을 되찾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쌍용그룹의 모기업인 쌍용양회는 지난해 건설경기가 살아나면서 경영이 크게 호전됐다. 시멘트 부문 시장점유율은 21.8%.데이콤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당기순이익 또한 흑자로 전환돼 100대 기업에 올랐다. 고합에서 분리된 케이피케미칼은 지난해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및 페트병용 수지의 경기상승에 힘입어 100대 기업에 진입했다.SKC는 지난해 정보통신 분야의 급신장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조1,73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당기순이익도 전년의 1,122억원 적자에서 218억원 흑자로 반전되는 등 경영실적이 크게 호전됐다.동양제철화학은 2001년 경인방송의 경영악화로 대규모 적자를 냈으나 지난해 주력제품들의 수출단가 상승으로 흑자로 전환됐다. 태광산업은 장기파업으로 2001년 대량적자를 봤으나 제조원가 하락과 금융비용 감소로 흑자로 돌아섰다.탈락기업2002년 100대 기업들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3월 결산법인을 포함하면서 순위에서 밀려난 기업들은 LGCI(102위), 한진중공업(103위), SK가스(104위), 삼천리(105위), 제일기획(106위), 동양제과(108위), 동아제약(109위), 연합철강공업(110위), 코오롱(111위) 등 모두 9개사.따라서 LGCI나 서울은행처럼 합병되거나 결산월이 변경돼 선정대상에서 제외된 삼양사를 뺀 18개사는 실적 부진으로 밀려난 셈이다. 이들 기업 중 순익이 적자로 반전돼 100대 기업은커녕 순위가 한참 밀린 기업들은 모두 5개사에 달한다.조흥은행은 지난해 5,860억원의 적자를 내 2002년 10위에서 2003년 377위로 크게 밀려났다. 요즘 최악의 해를 맞고 있는 국민신용카드 및 외환신용카드사는 지난해 적자규모가 커 각각 17위와 32위에서 2003년 388위와 413위로 한참 후퇴했다.삼보컴퓨터는 지난해 두루넷 등 계열사 투자손실에 큰 영향을 받아 경상손실 5,233억원, 당기순손실 4,980억원을 기록했다. 삼보는 지난 98년 두루넷을 통해 초고속인터넷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케이블망 구축에 투입되는 천문학적 비용을 견디지 못하고 2000년에 1차 부도를 내고 말았다.삼보컴퓨터는 경영부실에 따라 오너를 퇴진시키고 전문경영인을 투입하는 등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재계는 삼보가 입은 타격이 워낙 커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