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과 성장 두 마리 토끼 잡아, CRM·스포츠마케팅서 두각
2001년 매출 14.3%, 당기순이익 67%라는 고성장을 일궈낸 기아자동차의 2002년 목표는 ‘내실 다지기’였다. 이를 위해 연초에 2002년을 ‘영업품질 향상의 해’로 정하고 ‘평생고객 만들기’에 주력했다.‘기아패밀리회복운동’, ‘노블레스 회원제도’ 등을 통한 고객모집에서 ‘Q서비스’ 등의 사후서비스(AS)에 이르기까지 기아자동차의 평생고객 만들기 마케팅은 다양하게 진행됐다.기아패밀리회복운동은 기아자동차를 한 번이라도 구입한 고객들이 기아자동차를 재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할인혜택, 취득세 면제 등 매월 독특한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이 운동을 통해 지난해 신규고객 확보뿐만 아니라 판매 가능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2002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노블레스 회원제도는 회원들에게 50만원 상당의 할인혜택을 주고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을 견학하는 이벤트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있다.독특한 신차발표회도 화제에 올랐다. 기아자동차는 패션디자이너 박지원씨의 패션쇼와 함께 중형 세단 리갈의 신차발표회를 가진 데 이어 사진작가 김중만씨의 사진전과 공동으로 소형 세단인 리오SF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명품으로서의 기아자동차 이미지를 부각시킨 것.새로운 개념의 AS 체계 구축에도 노력했다.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Q서비스’는 정비실명제, 카클린서비스, 고객불만족보상제도 등을 도입해 기존의 정비서비스를 한차원 높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한국표준협회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실시한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내실 다지기’에 주력한 해였다고 하지만 외형적 성장도 알차게 이뤄냈다. 매출액은 14조 565억원으로 4,644억원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6,414억원으로 892억원 늘었다. 이중 해외판매 실적이 5.0% 증가해 위축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저력을 보였다.해외시장에서의 성장 뒤에는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내내 추진한 총체적 역량 강화를 위한 각 부문 체질개선 노력이 있었다. 특히 2002년 1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K-DCS는 물량수급 전략에 큰 도움이 됐다. 이 시스템을 통해 국내 본점은 전세계에 산재한 기아자동차의 모든 법인과 대리점의 주문현황, 판매상황, 재고물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지난해 세계시장에서 기아자동차의 첨병 노릇을 해낸 차종은 ‘쏘렌토’였다. 쏘렌토는 6개월 만에 미국에서만 1만7,741대가 팔리는 호조를 보였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목표인 6만대 판매도 무난할 것이라고 회사측은 예상했다.미국언론의 반응도 뜨거웠다. 2002년 9월 로부터 ‘SUV 시장을 뒤흔들 차’라는 호평을 받은 데 이어 2003년 2월에는 PBS 선정 ‘최우수 중형 SUV’로 뽑혔다. 카니발도 2002년 2월에 ‘고속도로 안전협의회’로부터 ‘안전도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쏘렌토와 카니발의 판매호조에 따라 2003년 2월에 기아자동차는 미국시장 총판매대수 100만대를 돌파했다. 미국시장에 진출한 지 9년 만의 일이었다. 이는 도요타자동차의 14년에 비해 무려 5년이나 빠른 성과였다. 캐나다에서도 판매가 신장하고 있다. 캐나다 진출 3년 만인 2002년 누적판매 7만대를 이뤘고 올해 10만대 돌파가 기대된다고 회사측은 밝혔다.기아자동차는 올해 내수 51만대, 수출 52만7,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SUV와 밴의 장점을 취합한 신개념 CUV(Crossover Utility Vehicle)인 X-TREK과 준중형 LD(프로젝트명)를 올해 안에 출시해 시장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회사측은 지난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쏘렌토의 판매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올 3월 출시한 대형 고급승용차인 오피러스의 반응이 좋아 목표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해외시장에서는 오피러스, 카렌스 등 수익성이 높은 대형 승용차와 RV, SUV 등의 판매에 무게를 둔다는 방침이다. 유럽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유럽 현지에 5개의 판매법인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돋보기 / 중국시장 공략현지 생산1호 ‘천리마’ 중국전역 누빈다기아자동차가 주축이 된 중국 현지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기차가 2002년 12월에 선보인 중국형 세단 ‘천리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출시 4개월 만에 1만대 판매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4월 현재 총 1만5,658대가 판매된 것.정달옥 둥펑위에다기아기차 총경리는 “천리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생산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며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는 고급스러운 사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실용성을 강조한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중국에서 생산, 판매되는 국내 최초의 승용차로 공인받은 천리마는 기아자동차가 중국시장을 목표로 개발한 1,600㏄급 모델이다. 에어컨, CDP, ABS, 가죽시트 등 16개의 사양을 기본으로 장착해 고급 사양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있다.천리마의 성공에는 철저한 사전준비가 큰 역할을 했다. 우선 현지 자동차전문가, 승용차 소유자, 승용차 구입 희망자 등을 대상으로 시장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아자동차는 자동차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자영업자, 기업체 간부들을 주요 소비자층으로 정하고 활발한 마케팅을 전개했다. 또한 출시에 맞춰 영업망 확대와 정비시스템을 갖추었다. 올해 판매목표는 4만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