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기술 경쟁력 ‘탁월’, ‘1등 LG’ 자신

올해 1조7,500억원 투자 예정… 2010년 글로벌 톱3 목표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일을 해 왔고 또 많은 발전을 이뤘습니다. 최근 4년 동안 연평균 21%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글로벌 톱10’ 기업의 평균치보다 높은 6.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습니다.”지난 1월2일 LG전자 시무식에서 구자홍 회장의 신년사는 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말로 시작됐다. LG전자는 지난해 18조6,029억원 매출을 올려 영업이익 1조286억원, 순이익 4,97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구회장은 또 이날 신년사에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2003년을 시작하자”고 강조하고 ‘1등 LG’가 되자고 역설했다. 이 회사가 이처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자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LG전자는 가전, 영상가전(디스플레이&미디어), 정보통신의 3개 사업본부 체제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이 세 부문의 탁월한 실적을 바탕으로 1등 LG로 가기 위한 제품ㆍ기술ㆍ글로벌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자평이다.사업부문별 매출실적을 보면 이동통신 단말기 부문 매출이 3조5,240억원으로 2001년에 비해 46%나 성장했다. 또 드럼세탁기, 양문형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군이 호조를 보인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사업본부는 6조426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21.7% 상승한 성적을 나타냈다.디지털TV와 홈시어터시스템 등을 주력으로 한 디지털디스플레이&미디어(DDM)사업본부는 전년 대비 7.2% 성장한 7조9,4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지난해 경영실적의 특징은 매출비중에서 알 수 있듯이 이동통신 단말기 분야의 약진과 디지털어플라이언스 분야의 안정적 성장세 지속, 그리고 디지털디스플레이&미디어의 성장세 회복으로 요약될 수 있다.우선 이동통신 단말기는 수량 면에서도 2001년보다 60% 가까이 늘어난 숫자인 1,600만대를 팔았다.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최근 내수부진을 겪고 있지만 이를 수출확대로 만회하고 있어 여전히 LG전자의 대표제품군 자리를 지키고 있다.해외의 경우 미국 CDMA통신사업자에 대한 단말기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유럽지역에 대한 GSM 단말기 수출도 확대될 전망이다.또 디지털TV는 LG전자의 장래를 책임질 ‘대표선수’다. 디지털TV를 포함한 디스플레이&미디어 부문은 전체매출 중 43%를 움직였다. 디지털TV는 LG전자의 기술력 때문만이 아니라 시장성 자체가 무척 긍정적이다. 회사측은 2001년부터 연간 30% 이상 성장해 온 디지털TV 시장이 2005년에는 26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LG전자의 또 하나의 강점은 이 같은 제품경쟁력의 바탕이 되는 기술경쟁력이다. 2001년 1월 세계 최대인 29인치 디지털LCD TV를 개발하고 같은해 3월 세계에서 가장 얇은 PDP TV를 출시하는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신제품들은 LG전자의 자랑거리다.R&D 역량이 높아진 덕분이다. 이 회사의 R&D 인력은 국내 전체인력 2만5,000명 중 7,000여명으로 23% 수준이다. R&D투자비도 99년 4,200억원에서 2001년 7,600억원, 지난해 8,200억원으로 꾸준히 늘려왔다.주요 경쟁력 중 하나로 꼽는 글로벌 경쟁력은 LG전자의 수출현황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전세계 75개의 생산판매법인을 두고 있는 LG전자의 현지직원수는 3만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매출 중 64%인 11조9,480억원이 수출로 벌어들인 금액이다.매출액 중 수출비중 60% 이상올해 LG전자는 매출목표를 18조~18조3,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PDP, 이동통신 단말기 부문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35% 증가한 7,7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와 R&D 분야에 9,8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1조7,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이를 바탕으로 올해를 ‘새로운 변화와 창조가 시작되는 해’로 잡고 2010년에는 세계 ‘넘버3’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원대한’ 포부를 세워두고 있다.돋보기 / 기업문화“우리의 경영은 ‘재미’(Fun) 있는 경영!”#1. ‘터뜨려 봐!~’2002년 8월22일 아침.LG전자 CDMA단말사업부 직원들은 풍선 터지는 소리와 함께 출근길을 맞았다. ‘항상 즐겁고 활기차게’라고 쓰여 있는 풍선을 하나씩 받은 직원들은 이를 터뜨려 쿠폰을 하나씩 손에 쥐었다. 커뮤니케이션상, 파트너십상, 투게더상 등의 이름이 붙여진 쿠폰은 각각 단체식사권, 문화상품권, 즉석복권, 매점이용권 등으로 교환됐다.CDMA단말사업부에서 즐거운 회사 만들기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이날 행사는 무작위로 날을 선정해 풍선을 전달하는 깜짝 이벤트였다.#2. ‘짠돌이 만세!’디지털어플라이언스(DA)사업본부 냉기컴프레서사업부는 지난해 사업장의 분위기도 일신하고 경영성과도 높이기 위해 ‘짠돌이 경진대회’라는 이색행사를 마련했다. 지나치게 아끼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다소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짠돌이’라는 말을 업무경비 절감으로 연결시킨 것.이 경진대회를 통해 모인 사우들의 아이디어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3억8,000만원 가량 된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입상작인 냉장고용 컴프레서생산라인 볼트 체결공정 개선 아이디어의 경우 약 4,560만원의 절감효과를 봤다는 것.LG전자의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제품이나 기술경쟁력 이외에 중요 요소의 하나로 꼽는 것이 조직문화다. 특히 LG전자의 조직문화는 ‘펀(Fun) 경영’으로 대표된다. 구자홍 LG전자 회장이 강조하는 ‘LG다움’을 정착시키기 위한 전략인 펀 경영은 각 사업본부의 이벤트 형식으로 사업장마다 포진돼 있다.이는 구회장이 제시한 경영키워드로 ‘동일한 사업을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일류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이 경영성과에서 차이가 난다’는 그의 신념이 담긴 말이다.구회장에 따르면 펀 경영은 ‘1등답게’와 ‘재미있게’를 근간으로 한다. 모든 구성원이 생각하고 일하는 과정에서 흥미와 재미를 갖고 업무를 수행하면 이것이 곧 최고의 실적과 자기성장의 기회로 연결된다는 것이다.펀 경영은 퀴즈 프로그램이나 각종 이벤트 형식을 빌려 이뤄지는 비정기적 행사, 신입사원이나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캠프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식으로 실현되고 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