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종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상근부회장

“20만의 일자리가 젊은이들을 찾습니다”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상근부회장으로 장지종씨가 5월7일 선임됐다. 장지종 신임부회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중소기업 정책통’이다. 장기화하는 불황과 심각해지는 인력난 등 산적한 난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소기업계를 대변할 적임자로 손꼽혀 왔던 인물이다.기협중앙회는 큰 조직이다. 전국적으로 747개의 협동조합에 6만8,000여 중소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대기업을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회원사 341개사에 수적으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회원사를 거느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풀뿌리라고 할 수 있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한 거대 경제단체다.경제단체에서 상근부회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회원사 대표 가운데 선출되는 회장을 대신해 단체의 대내외적인 활동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자리다. 장부회장의 선임 소식에 중소기업계는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중소기업계가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에 중앙회 부회장으로 오셨습니다.지난 3월 중소기업의 평균가동률이 70%였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9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어렵다는 얘기죠. 앞으로 할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앙회가 가족처럼 편안합니다.그동안 이쪽 분들과 많은 일들을 같이 해 왔기 때문에 낯설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다만 바뀐 것이 있다면 이전에는 정책을 입안해 집행하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중소기업계의 목소리를 모아 필요한 정책을 요구하는 입장에 서 있다는 것입니다.중소기업과는 인연이 많은 것 같습니다.상공부 사무관 시절 처음으로 배치받은 곳이 중소기업정책과였습니다. 이후 중소기업정책과장, 중소기업청 국장, 차장을 거치면서 15년이 넘게 중소기업 관련 업무를 했습니다. 공직생활 28년 가운데 절반이 넘는 햇수죠. 해외근무와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면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중소기업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공직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1996년 상공부 중소기업정책과장 시절의 일입니다. 연초 청와대에서 호출이 있어 들어갔더니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중소기업청 신설을 위한 실무작업을 직접 지시하더군요. 이에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두 달간 밤을 꼬박 새우면서 작업했습니다.기존 공업진흥청의 조직에 100여명의 외부인력을 충원해 그해 3월 중소기업청을 개청했습니다. 중소기업청 산파 역할에 일조했다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지원은 무엇입니까인력, 자금, 정보, 기술. 이 4가지가 중소기업이 항상 필요로 하는 지원내용입니다. 선진국 중소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선진국도 중소기업을 보호ㆍ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앞장서 이 같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평가한다면.일단 제도는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근간인 ‘중소기업기본법’은 잘 만들어진 법입니다. 중국이 중소기업 관련 법규를 만들면서 우리 것을 상당부분 참고할 정도죠. 지원기관도 충분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위원장이 장관급인 중소기업특별위원회를 비롯해 중소기업청,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이 직접적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운영 면에서 일부 시행착오를 겪었던 점도 인정합니다.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외국인 산업연수생제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회가 주도적으로 시행한 사업인데, 불법체류자 같은 사회문제를 일으켜 사업의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고 봅니다.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외국인 고용허가제에 대한 입장은.중소기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대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에 있어 외국인 인력문제는 인권 차원에서만 접근할 문제가 아닙니다. 경쟁력 유지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입니다.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 생산성에 관계없이 외국인력 1인당 퇴직금, 연월차수당 등으로 월 37만원의 추가 부담이 생깁니다. 여기에다 노동3권이 동등하게 부여돼 파업이라도 한다고 생각해 보십쇼. 중소기업에 오히려 인력난을 가중시키는 결과가 초래됩니다.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어느 정도인가요.50인 미만 소기업의 생산직 인력부족률은 15%에 달합니다. 다시 말하면 50명이 일해야 하는 공장에 항상 7~8명 정도의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입니다. 중소기업계 전체로 보면 약 20만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합니다.인력난 해소대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중소기업은 인력난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한창 일할 청년들은 거꾸로 취업난으로 고생하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중소기업이 매력적인 일터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젊은이들을 중소기업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복리후생 증진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학교 교육내용을 개편해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산업연수생제도의 적절한 활용도 꼭 필요합니다.최근 주5일 근무제 도입도 이슈가 되고 있는데.이 역시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너무 앞서가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주5일 근무제가 기업의 경쟁력과 조화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기간과 함께 국제기준, 관행을 정립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실시는 무리입니다.올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입니까.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 부지에 연면적 6만6,000평 규모의 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센터에는 컨벤션센터와 중소기업 제품 판매지원을 위한 쇼핑센터, 중소기업 관련단체, 지원기관, 금융기관 등이 입주해 중소기업을 위한 원스톱 지원서비스 체제를 갖출 계획입니다.약력1950년 경북 칠곡 출생. 69년 경주고 졸업. 73년 영남대 행정학과 졸업. 73년 행정고시 합격. 94년 상공부 중소기업정책과장. 96년 중소기업청 지원총괄국장. 2001년 중기특위 사무국장. 2001년 중소기업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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