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케어대행, 반찬배달업 등 뉴비즈니스도 인기
도움말ㆍ이지평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센터 미래팀장전문가들이 각종 보고서를 통해 주5일 근무시대 새로운 트렌드를 표현한 말의 하나로 ‘FREEDOM’이 있다. FREEDOM은 가족과의 유대강화(Family), 휴식ㆍ오락 선호(Recreation), 체험형 소비의 일반화(Experience), 학습기회 증가(Education), 복수직업(Dual job), 야외활동(Outdoor), 마니아 증가(Mania)를 나타내는 영어단어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용어상의 차이는 있어도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나타나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전망은 대개 이 정도 내용에서 판단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코엑스몰 같은 복합쇼핑몰의 등장이나 가족마케팅 증가 등을 주5일 근무제시대 도래에 따른 변화로 꼽는 것도 이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그렇다면 레저활동이나 가족간 유대강화 등의 이 같은 항목은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일까. 우리보다 먼저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한 국가들의 사회변화상이 국내 트렌드 변화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일본의 경우 90년대 본격적으로 주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지만 사실상 대기업을 중심으로는 70년대 말부터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등장한 주5일 근무제는 88년에 주당 40시간까지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노동기준법(1987년 국회통과)에 따라 시행됐다. 법정 근로시간은 94년 4월에 원칙적으로 주당 40시간으로 정해졌다.우선 일본에 나타난 큰 변화는 일본레저백서를 통해서 찾아볼 수 있다.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야외레저활동이 늘어나리라는 예상은 바로 일본 레저활동 참여인구 증감을 통해 예상한 것이다.노동기준법 개정이 있었던 87년 이후 일본 국민들은 스포츠의 경우 승마, 스키, 수영, 농구 등 격렬하게 움직이는 종목으로 몰렸다. 6년이 지난 93년에 승마는 100%나 참여인구가 늘었고 축구는 80% 이상, 농구는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탁구, 배드민턴 등은 오히려 참가율이 줄었다.또 관광ㆍ행락 부문에서 해외여행은 90% 이상, 국내 여행이나 테마파크 방문 등도 20% 가까이 참여인구가 증가했다. 그러나 당구, 바둑, 장기 등의 오락은 참여율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다.레저활동에 대한 관심으로 교외를 찾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유통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었다. 주5일 근무제 실시 초창기에는 주말 교외인구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일본 도쿄 주요백화점의 주중 고객수를 1이라 할 때 주말 고객수 평균은 93년 1.69에서 96년에 1.38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도심상권은 오히려 약화될 수도따라서 일본의 유통은 크게 교외입지와 테마형 쇼핑몰의 두 가지 변화를 맞았다. 특히 교외로 옮겨간 상점들은 아웃렛과 전문점(카테고리 킬러)이 결합된 형태 또는 종합전문점의 구성을 통해 생존방식을 터득해 갔다. 대표적인 전문점으로는 시간적 여유를 얻은 샐러리맨들을 겨냥한 DIY(Do It Yourself)전문점 등이 있다.도심쇼핑몰은 ‘재미’(Entertainment)를 줄 수 있어야만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된다. 도쿄 부근 ‘오다이바’ 공원은 주변에 후지텔레비전과 각종 휴양시설이 위치해 있다. 내부에 마련된 쇼핑몰 ‘비너스포트’는 여성들이 좋아하는 상품과 장식물로 가득하다.지난 2000년 도쿄디즈니랜드 내에 마련된 쇼핑센터 ‘익스피아리’(IKSPIARI) 역시 엔터테인먼트와 쇼핑의 결합으로 나온 결과물이다. 이 쇼핑몰은 유럽거리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가 특징이다.즐거움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쇼핑몰뿐만이 아니다. 이는 외식산업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주말 2일 휴무는 외식의 증가를 가져와 음식점이 크게 늘었다. 특히 외식이 늘다 보니 패스트푸드보다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일식음식점이 경쟁력이 있었다. 다만 양식에 익숙해진 일본인들의 취향에 맞추다 보니 서양식으로 꾸며진 일식음식점이 잇따라 등장했다.한편 주5일 근무제로 등장한 ‘뉴비즈니스’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은 주5일 근무제 도입 이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뉴비즈니스가 등장했다. 여가비 지출 증가가 여성의 사회진출로 이어졌고, 이를 계기로 일하는 여성을 위한 비즈니스가 대거 나타났다.반찬배달업, 쇼핑대행 비즈니스가 있는가 하면 관혼상제 등을 처리해주는 홈케어대행업, 오피스지역에 마련된 탁아소 등도 신종사업이다. 청소대행업, 재택간호 비즈니스 역시 성공한 뉴비즈니스로 꼽힌다.현재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는 30년대에 도입한 미국과 프랑스, 80년대에 받아들인 일본을 꼽을 수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중국 등은 90년대 후반에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기 시작했다.돋보기 / 주5일 근무시대 살아남기주말 ‘알짜’활용 3계명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에게 주5일 근무가 무조건적인 휴식만 제공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바뀐 근무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를 맞는 직장인 수칙을 다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우선 시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바꿔 말하면 성과관리로 표현할 수 있다. 근무시간이 짧아졌다고 해서 과업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좀더 짧은 시간 내에 기존에 달성했던 과업을 똑같이, 또는 그 이상의 성과물로 내놓기 위해서는 시간관리를 엄격히 해야 한다.자기계발에 있어서도 자신의 업무와 관련 없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경영자는 직원들이 이처럼 시간을 쪼개어 내놓은 성과물을 공정히 평가해야함은 물론이다.또 주말을 제2취업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실버시대’에 접어든 만큼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퇴직 후 재취업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여가를 즐기고 휴식을 취하라는 것은 사회가 현대인에게 요구하는 사항이지만 기업이 바라는 것은 이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마지막으로 돈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여가비 지출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급여에 변화가 없더라도 실소득이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세(稅)테크’ 등 적은 비용을 아끼는 습관으로 재테크를 실천하는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