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령 57세…‘SKY대’ 출신 66명 압도적

전공은 상경계열 52명, 공대 26명, 법학 11명 순...오너 출신은 8명

우선 ‘톱10 기업’들의 경우 기라성 같은 CEO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미래에 대한 혜안과 노련한 경영으로 해당 기업이 국내 선두로 올라서는 데 지렛대 역할을 했다. 윤종용 삼성전자(1위) 부회장(59)은 1966년 평사원으로 입사, 97년 총괄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뒤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평을 듣는다.김정태 국민은행(4위) 행장(56)도 98년 주택은행장을 거쳐 합병 국민은행장을 역임하면서 국민은행을 리딩뱅크로 만든 것은 물론 업계에서 ‘스타 CEO’로 대접받는다. 포스코(7위) 공채 1기인 이구택 회장(57)은 34년 만에 ‘공채회장 시대’를 연 주인공.‘디지털 전도사’로 불리는 구자홍 LG전자(8위) 회장(57)은 오너 가족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경영’, ‘펀 경영’ 등 한 발 앞서가는 경영으로 LG전자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을 듣는다.반면 40대의 패기와 젊은 감각으로 업계에서 부동의 선두자리를 구축한 CEO들도 눈에 띈다. 서경배 태평양(44위) 사장(40)은 아버지(고 서성환 창업주)의 뒤를 이어 지난 97년 사령탑에 오른 뒤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해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변대규 휴맥스(97위) 사장(43)은 89년 (주)건인시스템을 설립, 사업에 뛰어들어 디지털 셋톱박스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자수성가형 CEO다. 도기권 굿모닝신한증권(76위) 사장(46)은 98년에 쌍용투자증권의 구원투수로 기용된 뒤 단기간에 회사분위기를 바꿔놓은 스타 CEO답게 젊은 나이지만 증권업계 최장수 CEO이기도 하다.고졸ㆍ검정고시 출신 각각 1명불황의 늪이 깊을수록 노련한 CEO가 필요한 것일까. ‘2003년 한국 100대 기업’ CEO들의 평균연령은 지난해(55.9)에 비해 조금 오른 56.97세로 나타났다. 이중 50대가 58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35명, 40대 7명 등의 순이었다.최고령은 전경두 동국제강 사장(68)이 차지했고, 박순효 한국전기초자 사장(66), 윤병철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66) 등이 ‘노익장’을 과시하며 뒤를 이었다. 전경두 사장은 지난 64년 입사해 한 직장에서 39년간 근무한 인물. 이사 진급은 동기들 중에서 가장 늦었지만 37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성실파’ CEO다.이번 조사에서 전사장처럼 한 직장에서 사원으로 시작해 CEO 반열에 오른 인물도 적잖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 노기호 LG화학 사장(56), 황두열 SK(주) 부회장(60), 이용구 대림산업 사장(57),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58), 윤종웅 하이트맥주 사장(53), 한동규 LG전선 사장(57), 김대송 대신증권 사장(55), 박찬 성신양회 사장(54), 정환진 한일시멘트 사장 (62) 등이 ‘모씨’에서 ‘사장님’ 소리를 듣는 주인공들이다.100대 기업 CEO들의 출신학교를 살펴보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빅3’ 대학 출신이 66명으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이중 서울대 동창생들이 44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연세대(12명), 고려대(10명)가 쫓고 있다.이밖에 한양대 7명, 부산대 5명, 성균관대 4명 순이었다. 구자홍 LG전자 회장(프린스턴대), 표문수 SK텔레콤 사장(50ㆍ보스턴대), 구자준 LG화재 사장(53ㆍ미주리대) 등 3명은 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CEO다.라응찬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65)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일한 고졸출신 CEO로 이름을 올렸다. 59년 선린상고를 졸업한 신회장은 당시 농업은행에 입행, 32년 만에 신한은행장에 오른 신화를 일궜다.전공별로 보면 경영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상경계열 출신이 52명으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공대출신 CEO는 26명으로 지난해(32명)보다 줄었다. 이수창 삼성화재 사장(54)은 특이하게도 서울대 수의학과 출신으로 수의사면허증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CEO다.고교출신별로 보면 경기고가 19명으로 두드러진 가운데 부산고 7명, 경남고 6명, 경복고 5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검정고시로 대학에 들어간 CEO도 눈에 띈다. 바로 김선동 S-Oil 회장(61)으로 검정고시를 통해 서울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했다.이번 조사에서 새로 명함을 내민 CEO는 25명이다. 이중 올해 현 직위에 오른 이는 9명이다. ‘톱10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 이구택 회장과 KTF 남중수 사장(48)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이밖에 이종석 LG카드(13위) 사장(51), 김대중 두산중공업(45위) 사장(55), 최석원 LG생활건강(71위) 사장(52), 이지송 현대건설(74위) 사장(63), 박운서 데이콤(88위) 회장(64), 이용순 삼성정밀화학(89위) 사장(57), 강석진 현대오토넷(93위) 사장(54) 등이 ‘한국 100대 기업’ CEO군에 이름을 걸었다.이밖에 취임연도가 가장 오래된 CEO는 우석형 신도리코 사장(48). 창업주인 고 우상기 회장의 장남으로 86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으니 CEO 경력만 18년차다. 그는 CEO에 오른 뒤 선친부터 내려온 적자, 차입, 어음 등이 없는 ‘3무 경영’을 그대로 이어갔다.국내 복사기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것은 물론이다. 지난해도 실속 있는 매출액(5,143억원)과 순이익(629억원)을 올렸다.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가장 장수한 CEO는 이상윤 농심 사장(61)이다.71년 농심에 입사, 92년 농심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94년 농심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사장은 CEO 취임 이후 주력인 라면이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스낵과 먹는샘물 시장에서도 선전, 2002년 약 1조3,000억원의 매출과 8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농심의 태평천하를 이끌었다.한편 오너패밀리 출신 CEO는 8명으로 지난해(11)보다 3명이 줄었다. 지난해 100위권에 들었던 이홍순 삼보컴퓨터 부회장, 담철곤 동양제과 사장, 김상범 이수화학 사장, 김윤 삼양사 사장 등 오너 출신 CEO들이 경영실적 악화, 결산월 변경 등의 이유로 밀려난 것이다. 이는 2001년 14명에 비해 절반이 줄어든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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