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에 이르는 길‘엄마가 빠르더라’

젊은 여성들이 ‘백마 탄 왕자’를 만나 인생역전을 꿈꾸는 것은 비단 TV 속 세상에서만의 일은 아니다. 얼마 전 한 여성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 여성신용불량자들 가운데 많은 수가 ‘남자’만 잘 만나면 단번에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서 빚을 내서라도 외모를 가꾸고 명품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을 하는 것이다. 그래야 백마 탄 왕자를 만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20대는 전형적인 과소비 계층으로 비싼 옷과 액세서리 구입, 유흥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30% 이상”이라고 전한다.20대 여성들의 ‘과시형 소비’와 다르게 30~40대 여성들은 ‘생활고’로 신용불량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들이 신용불량자나 실업자가 되면서 대출 등 금융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자 부인들마저 깊은 수렁에 빠지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최근 신용회복추진위원회를 찾은 한 주부의 경우 남편이 직장을 잃게 되자 카드 현금서비스 등으로 자녀 등록금을 내고 생활비를 쓰다 보니 갚지 못하는 상황까지 간 것이다.주부들은 일정한 소득이 없기 때문에 개인워크아웃 적용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복권이나 로또에 당첨되기만을 기다리며 고통 속에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주부들이 적지 않다 .여성의 ‘돈관리’는 비단 신용불량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성들 가운데 90%는 인생의 한 시기를 이혼이나 사별 등 자의든 타의든 혼자서 보내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설사 결혼생활을 평생 무난히 하더라도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혼자서 노후를 보내야 하는 기간이 평균 11년에 달한다. 이 시기에는 스스로가 돈관리를 해야만 한다. 물론 주위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재무상태에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이처럼 미혼이든 기혼이든 여성들은 더 이상 ‘돈문제’에서 초연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는 여성들도 스스로 돈문제를 삶의 중요한 이슈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백마 탄 왕자님(사람이든 로또이든)이 올 거라는 환상은 일단 접고 스스로 풀어나가려는 자세부터 가져야 한다.여성들 ‘돈관리’ 스스로 풀려는 자세 가져야실제로 돈관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여성이 늘고 있다. 한 재테크 사이트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재테크 상담을 하는 사람들 중 80%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드러내 놓지는 않지만 돈에 관심이 있는 여성이 많으며 여성들이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런데 에서 저자 바바라 스태니는 여성들의 돈관리가 시작도 못하고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돈관리는 다이어트와 같다”고 비유한다.누구나 다이어트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잘 알고 있다. 먹는 것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리면 되는 것이다. 돈을 관리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고 투자를 잘하면 된다.다이어트를 한답시고 아무리 참고 노력해도 몸무게가 줄어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마찬가지로 돈관리도 잘 안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럴 때는 좀더 깊은 곳으로 눈을 돌려 문제점을 찾아보라고 조언한다.또한 스태니는 많은 여성의 경우 ‘마음속 불안감’이 돈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흔히 여자는 자산을 운용하려 할 경우 순간적이더라도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마치 자신이 들어가서는 안되는 곳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것처럼, 마음속 어딘가에서 ‘주의경보’가 울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여성퇴직자연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지식의 부족보다 실패나 미지의 것에 대한 불안감이 여성의 경제적 성공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신감은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여성들이 꼭 갖춰야 할 요건이다. 자신을 좀더 믿게 되면 자신의 판단을 신뢰할 수 있는 단계로 다가서게 된다. 그런데 많은 여성들이 돈관리에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나 특별한 지식이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그 결과 자신은 돈관리 방법이나 지식을 갖추고 있지 못해 성공은커녕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단정을 짓기 일쑤다.사실 아마추어든 프로든 ‘돈관리’에 성공할 수 있는 특별한 비결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가 피터린치는 12세 아이들이 투신사의 프로매니저를 능가하는 주식투자 실적을 올린 성아그네스학교의 예를 들었다. “주식투자에서 결코 프로만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한다.돈관리와 관련된 특별한 비결은 없지만 대신에 현명한 투자자들이 실천에 옮기고 있는 ‘정석’은 있다고 한다. 스태니는 이 ‘정석’을 스스로의 판단을 믿고, 실수로부터 배우고, 서두르지 않고, 소액부터 분산해서 투자하고, 잘 아는 분야에 정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라고 정리한다.실제 기자들이 만나 들어본 부자엄마들의 돈관리 원칙도 이 정석 안에서 이뤄졌다. 무엇보다 여러 가지 노력 끝에 내린 스스로의 판단을 믿고 실천에 옮겼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의 돈관리 노하우는 결코 특별나지 않다. 다만 남들에 비해 자신의 판단을 믿고 발로 뛰면서 부지런히 일궈냈다는 아주 단순한 ‘정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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