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건축에 집중… ‘테마’도 성패 열쇠

“아직도 콘도로 놀러가니?”고급형 민박 펜션의 번성으로 여행업계 판도가 바뀌고 있다. 콘도와 민박의 장점을 고루 섞어놓은 레저숙박시설인 펜션은 국내 도입 3년 남짓 만에 젊은층의 여행 풍속도를 바꿔 놓았다. 같은 값이면 콘도보다 펜션을 선택한다는 이가 흔할 정도로 이미 펜션은 대중화 추세에 들어섰다.관광업계뿐만 아니라 부동산업계에서도 펜션은 공전의 히트상품이라 불릴 만하다. 별 볼일 없던 전원주택 경기가 펜션의 히트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는가 하면, 건설업체 등 부동산디벨로퍼들도 펜션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운용을 통한 수익창출’이라는 선진국형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이 펜션 붐 덕분에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투자상품으로써 펜션의 매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주거용 건물 하나로 거주와 사업이 동시에 가능하다. 때문에 다른 부동산 투자 상품에 비해 투자비 회수가 유리하고 반대로 창업비용 부담은 낮다.주5일 근무제 확산과 레저산업의 발전을 기반으로 시장전망이 밝다는 점도 장점이다. 선진국에서는 관광산업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하지만 한국은 아직 3% 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 발전 여지가 풍부하다는 이야기다.올해 관광펜션법 시행 예정현재 펜션은 법적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2000년 하반기 처음 선보인 이래, 폭발적인 성장을 해 오는 바람에 법이 따라잡지 못한 측면이 크다. 지금으로서는 펜션사업자라 하더라도 소득세 등 별다른 세제 규제를 받지 않고, 사업자등록 대상에서도 제외된다.그러나 올해 초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관광펜션법이 입법예고돼 올해 안으로 시행이 예상된다. 법제화 이후에 펜션업은 ‘관광편의시설업’으로 분류될 전망이다.법제화와 함께 펜션업계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한 동짜리 소규모 민박 형태에서 대규모 자본이 투자되는 기업형 펜션이 대거 등장하고 테마를 갖춘 단지형 펜션도 확산될 전망이다. 시장이 그만큼 커지고 체계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당연히 기준에 미달하는 펜션은 낙오할 가능성이 크다.펜션의 등록기준은 △주변환경과 조화가 되는 3층 이하 건축물 △객실 30개 이하 △취사 및 숙박에 필요한 설비와 1종류 이상의 야외레저설비 △시설이용에 관한 외래어표기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법제화 원년이 될 올해 펜션 시장은 전국적으로 300여개의 펜션이 신축돼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주5일 근무제 실시와 관광펜션법 도입이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과잉공급의 우려를 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시장확대기에 들어선 만큼 당분간 신축 펜션 수가 가파른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40대 이상 중장년층 관심 두드러져펜션 투자에 대한 관심은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두드러진다. 실제로 전원생활을 계획하다 펜션업으로 가닥을 잡거나 퇴직 후 생계형 사업으로 펜션업을 택하는 경우가 적잖다.펜션 한 동의 창업비용은 토지매입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건평 60평을 기준으로 평균 3억5,000만~4억원이 소요된다. 60평 건물은 보통 주인 거주공간 20평과 객실용 공간 40평으로 구성된다고 보면 된다.펜션은 휴식과 레저를 위한 시설이므로 대지면적을 되도록 넉넉하게 잡는 게 좋다. 텃밭과 운동장, 농장 등을 갖춘 펜션은 그만큼 고객흡인에 유리한 조건을 가진다.건평 60평인 경우 평균 8평 규모로 5개 객실을 둘 수 있다. 면적이 큰 가족형 객실 하나와 작은 객실을 두는 등 자유롭게 면적활용이 가능하다. 객실 5개를 둘 경우 1년에 60%의 객실가동률을 가정하면, 한 달 평균 700만원선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공과금과 소모품, 고객관리비용 등을 제외한 순수익은 500만원 정도. 요즘은 펜션마다 야외바비큐와 식사판매, 자전거대여 등을 통해 부대수입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 수익을 더 늘릴 수도 있다.박민재 렛츠고펜션 팀장은 “서울 강남지역 20~30평대 아파트값으로 전원주택에 사업기반까지 갖출 수 있어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창업ㆍ재테크 아이템”이라고 소개한다.전원주택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창업은 더 손쉽다. 객실용으로 임대할 방을 리노베이션 하는 등 환경을 바꾸는 것만으로 펜션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최근에는 펜션컨설팅회사가 늘어나면서 부지매입에서부터 인허가, 설계, 건축, 인테리어, 운영 및 관리에 이르기까지 풀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렛츠고펜션의 경우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법을 활용해 건축비의 최대 60%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알선한다. 휴펜션 역시 시중은행과의 제휴로 건축비의 상당부분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부부나 가족이 직접 펜션 운영에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동호인 공동투자나 임대 형식 등으로 다양한 투자방식을 택할 수 있다. 여러 명의 동호인이 공동으로 펜션에 투자, 관리인을 두고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은 소자본 투자가 가능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자신의 명의로 펜션을 신축한 후 제3자에게 운영을 맡기고 월세를 통해 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 객실가동률이 연간 50% 이상일 경우에는 투자 대비 연 10~15%의 수익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펜션의 성패는 홍보마케팅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펜션의 주고객층인 20~30대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펜션 정보를 얻는 경우가 대부분. 최근에는 TV 오락프로그램 등을 통해 펜션이 자주 소개되면서 대중화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펜션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전문업체에 가맹, 예약 서비스와 컨설팅을 함께 받는 방법이 가장 간편하다. 렛츠고펜션과 휴펜션 등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예약서비스와 홍보대행이 가능한 업체들은 500만원선의 가맹비를 받는다. 예약이 성사될 경우 수수료를 받는데, 요금의 14~18%선이다.'단지형 펜션' 새 바람올해 펜션업계의 이슈는 ‘단지형’이다. 경기도, 강원도, 제주도를 중심으로 생겨나던 것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트렌드와 더불어 단독형에서 단지형으로 펜션의 모습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말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단지형 펜션은 10~14동의 펜션이 단지를 이뤄 하나의 작은 마을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한꺼번에 부지를 개발하기 때문에 일관된 컨셉을 부여할 수 있고 스포츠레저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이른바 펜션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리조트인 셈이다.단지형 펜션은 펜션전문업체나 전원주택개발업체 등이 일반분양 형식으로 공급하는 경우가 많다. 펜션전문업체가 공급하는 단지형 펜션의 경우 공동 관리 및 홍보가 가능해 초보창업자에게 적당하다는 설명이다.그러나 미분양된 전원주택 부지를 이름만 ‘펜션단지’로 바꿔 분양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단지형 펜션은 기본적으로 많은 수요를 이끌 수 있는 입지에 들어서야 성공확률이 높다. 스키장 등 대규모 리조트나 관광지 등이 근접해 있는지, 분양 후 관리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분양업체의 신뢰도는 어떤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렛츠고펜션은 강원도 평창군 원길리와 가평군 상천리에 단지형 펜션을 일반분양할 계획이며, 휴펜션은 평창군에 15채, 경기도 이천시에 10채, 양평군 용문면에 8채의 단지형 펜션을 계획하고 있다.'경쟁에서 살아남는 비결' 숙지해야펜션 시장이 분명 상승기에 접어들었지만 모든 펜션이 큰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수요층을 특화시킨 마케팅 전략, 차별화된 서비스, 독특한 테마 발굴이 선행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펜션업계가 내놓는 ‘투자시 유의할 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설계와 건축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 당장 눈앞의 비용절감을 위해 기본 요건인 설계와 건축에 돈을 아끼면 결과적으로 싸구려 민박의 이미지만 준 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호텔 수준의 시설에 저렴한 객실요금이 펜션의 최대 장점이기 때문이다.둘째, 독특한 테마를 발굴해야 한다. 특징 없이 밋밋한 숙박시설만 갖춰서는 고객을 지속적으로 흡인하기가 어렵다. 지역적 특성, 주인의 취미 등을 고려해 가장 자신 있는 컨셉을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셋째, 마케팅에 투자해야 한다. 펜션 프랜차이즈에 가맹하지 않은 경우에는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야 한다. 개인적인 홍보마케팅에 한계가 있다면 전문업체에 맡겨도 무방하다. 무엇보다 객실가동률을 높여야 수익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펜션운영의 생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문성훈 휴펜션 팀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펜션 경쟁이 심화되면 고객유치를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가 출몰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펜션은 저절로 낙오하는 등 옥석이 가려지는 절차가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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