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고 출근하면 안됩니까?”

지난해 10월 서울 강동구 암사에서 성남 모란까지 잇는 지하철 8호선 객차 내에서 진풍경이 연출됐다. 한복을 입은 모델들이 느닷없이 승차해 패션쇼를 벌인 것이다. 영문을 모르는 승객들은 한동안 의아해했지만 금세 알아차리고는 한복의 아름다움에 박수를 보냈다. 이 같은 ‘깜짝 한복패션쇼’는 성남시와 가례한복이 디자인문화열차의 일환으로 기획한 행사였다.“한복은 작품이 아니라 옷입니다. 한복은 우리의 전통의상이지만 아직 대중화돼 있지 않습니다. 가까운 일본만 봐도 평상시에 기모노를 즐겨 입습니다. 우리도 일상생활에 편한 개량한복이 있습니다. 양복이 아닌 한복을 입고 출근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2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가례한복 윤남식 사장(39)의 일성이다. 가례한복은 지난 1950년에 진주주단으로 시작했다. 11년 전 윤사장이 가업을 이으면서 궁중의 멋과 대중화를 내세우는 한복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회사이름을 가례한복으로 바꿨다.“홍보이벤트와 마케팅을 할 때 항상 고급스러운 한복의 대중화에 초점을 맞춥니다. 고급이라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비싸면 대중화가 어렵죠. 저렴하면서 고급스러운 한복을 공급해 대중화하는 것이 저의 목적입니다.”전통적인 한복을 파는 윤사장의 마케팅은 첨단을 걷는다. 인터넷으로 한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가 하면 온라인으로 견적서를 제공한다. 또 스타마케팅을 기획해 한복의 맵시를 자랑한다.대만 여배우 허가룡에게 한복을 판 데 이어 최근 개그우먼 김지선씨의 결혼식 때도 한복을 협찬했다. 2002한ㆍ일월드컵 때는 상암경기장 안내요원들에게 포도대장 옷을 입혀 경기장을 찾은 외국인들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윤사장은 지난 4월 ‘저렴한 결혼추진위원회’(weddingfollow-me.com)라는 결혼컨설팅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사이트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실수요자들, 입점업체들과 정보교환을 통해 결혼비용을 아끼자는 의도로 기획됐다.윤사장은 “입점업체들을 믿을 수 있는 업체들로 구성하기 위해 철저한 검증을 거쳐 구성했다”며 “공신력 있는 웨딩정보 사이트로 운영하기 위해 업체 홍보는 별도 페이지에서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이 사이트는 오픈 1개월 만에 16개의 결혼 관련 업체들이 입점했고, 200여명의 회원이 가입했다. 윤사장은 이 사업의 이익금 중 일부를 소비자에게 돌려줄 계획이다.윤사장은 얼마 전 대만의 진광상사와 한복대여업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는 중국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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