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시아 잇는 ‘영상 징검다리’

“한국을 알리는 방송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해 수출하고 있습니다.”최현준 리포트코리아 대표이사(38)가 만든 한국 소개 방송물이 아시아 각국의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2001년 8월 최사장이 설립한 리포트코리아는 일본의 NHK와 중국 CCTV, 홍콩 스타TV, 대만 삼립TV에 한국 관련 방송을 기획, 제작해주고 있다.지난해에는 ‘아시아의 전파’라는 프로그램을 제작, 일본의 요미우리TV에 1년간 매주 30분씩 방송했다. 또 지난 4월부터 일본 위성방송 스카이퍼펙트의 영화 소개채널 ‘커밍순 TV’(Comin’Soon TV)에 한국영화 소개 프로그램 ‘무비무비 서울’을 방영하는 일도 맡았다. ‘무비무비 서울’은 일본의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의 이동통신 ‘i-모드’를 통해 동영상과 문자메시지 형태로 서비스되기도 한다.“91년 한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후 92년부터 95년까지 한국화장품 영업관리부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러나 대학시절부터 예술철학을 공부하며 관심 갖던 방송예술에 미련이 남았습니다. 본격적으로 방송제작을 배우기 위해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95년 일본으로 건너갔죠.”일본TBS가 설립한 동방학원 방송예술과에서 95년부터 97년까지 공부하며 방송제작에 인생의 승부수를 던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졸업하자마자 한국은 IMF 외환위기를 맞게 돼 일본에서 취업하기로 마음먹었다.“폐쇄적인 일본 방송제작사에 외국인이 취업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었죠. 97년부터 1년 동안 일본의 각 방송제작사에 무려 52차례 면접을 봤습니다. 차비를 아끼기 위해 지도 한 장 들고 자전거 타고 면접장을 오갔죠. 식사는 삼각김밥으로 때우기 일쑤였고요.”결국 유학비자 만료 이틀 전 극적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일본TBS 계열 방송제작사 프로젝트 윙에서 98년부터 2001년까지 AD(제작)와 AP(기획)로 밤낮없이 근무했다. 외국인이라는 한계를 넘어 일본땅에서 인정받은 그는 기획회의에 참여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기에 이르렀다.“일본 방송제작사에 취업은 성공했지만 위로 올라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유리천장이 보였던 것이죠.”2001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일본방송 전문가가 돼 있었다. 7년 동안 우여곡절 끝에 익힌 일본문화와 언어, 방송제작 기술이 그에게 일본통이라는 날개를 달아준 것. 회사설립 후 단 4일 만 쉬었을 정도로 업무에 열정적인 그는 오는 8월부터 한국방송영상아카데미에서 일본TV문화론, 일본TV 제작 실무를 강의할 예정이다.“한국과 아시아를 잇는 영상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리포트코리아의 프로그램은 한국문화 소개에 그치지 않을 겁니다. 한국문화 상품 판매와 한국기업 홍보로 이어지는 경쟁력 있는 루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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