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존, 뉴욕 150곳에 핫스폿 운영

공중전화에 무선인터넷 접속장치인 와이파이 스테이션 설치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무선으로 초고속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됐다. 미국 최대 통신회사인 버라이존(Verizon)은 최근 뉴욕 맨해튼에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에 들어갔다. 버라이존이 운영하는 공중전화 150개에 무선인터넷 접속장치인 와이파이(Wi-Fi) 스테이션을 설치한 핫스폿(Hotspot)을 운영하는 것이다.버라이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은 핫스폿 근처에서 무선초고속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다. 물론 자신의 노트북이나 포켓PC에 와이파이 안테나가 장착돼 있어야 한다. 버라이존은 핫스폿을 연말까지 맨해튼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1,000개로 늘릴 계획이다.맨해튼이 무선초고속인터넷 지역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버라이존은 향후 미국 전역에 있는 공중전화에서 무선초고속인터넷을 서비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버라이존의 목표가 이뤄지면 미국에서 가장 넓은 범위의 무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하게 되는 셈이다.와이파이는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가정에서 쓰는 무선전화기와 원리가 비슷하다. 인터넷에 직접 연결된 스테이션에서 데이터를 와이파이 수신장치로 전달한다.와이파이는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이 필요 없는 주파수대인 2.4~5㎓ 주파수를 사용한다. 따라서 까다로운 승인 과정 없이 바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와이파이의 유효거리는 스테이션에서 반경 300피트(91.4m)다. 속도는 한 스테이션에 접속한 사용자수, 수신장치와 거리, 장애물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버라이존이 새로운 핫스폿을 하나 만드는 비용은 5,000달러. 이렇게 비싼 비용을 부담하면서 핫스폿을 늘리는 이유는 다소 의외다. 바로 치열해지고 있는 유선초고속인터넷시장을 파고들기 위한 것이다.현재 미국 초고속인터넷은 케이블TV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케이블TV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통신회사보다 두 배나 많다. 전문가들은 “버라이존을 포함한 통신회사들이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맥락에서 버라이존이 선택한 초고속인터넷시장 공략 도구가 핫스폿이다.핫스폿이 새로운 수익창출 수단이 아니라는 것은 버라이존의 정책에서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다. 버라이존은 핫스폿을 자사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부루스 고든 부사장은 최근 “일반 컴퓨터 사용자에게 별도로 핫스폿을 통한 와이파이 접속을 판매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앞으로도 핫스폿을 새로운 수익원이 아닌 자사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대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현재로서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초고속인터넷시장을 잡는 것이 초기단계인 무선초고속인터넷보다 실속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버라이존은 핫스폿과 별도로 초고속인터넷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월 사용료를 34.95달러로 낮췄다. 특히 버라이존의 전화서비스를 함께 신청하면 30달러만 내면 된다. 지난해 버라이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180만명. 수익을 내려면 지난해의 두 배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버라이존은 ‘포천 선정 100대 기업’이다. 미국 최대 규모의 유무선통신회사로 유선전화 가입자가 1억3,660만명, 무선전화 가입자 3,330만명에 달한다. 연간 매출은 670억달러, 직원수는 27만7,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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