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이삿짐 품격 있게 운송합니다”

오현수 KTMS 대표이사(43)는 외국계 기업 CEO, 미상공회의소 회장 등 굵직한 VIP들의 이삿짐만 20여년간 다뤄온 물류전문가다. IMF 전 한국 소장, 세계은행(World Bank) 전 한국 사무소장과 씨티은행, 코카콜라, 3M, AIG 임원들의 이삿짐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과연 이들의 이사풍경은 우리와 얼마나 다를까.“외국인의 이삿날 풍경은 한국인과는 사뭇 다르죠. 짐을 싸고 정리하는 과정을 ‘빨리빨리’ 처리하는 외국 고객은 거의 없습니다.국적에 따라 이삿짐의 양과 처리방법도 다양해요. 일본인 고객의 이삿짐은 간단합니다. 20t급의 컨테이너를 꽉 채워 이사하는 일본인은 거의 없고, 이사도 하루에 끝나죠. 반면 미국인과 유럽인은 많은 양의 짐을 꼼꼼히 쌉니다.포장, 운반, 정리에 각각 하루씩 평균 3일이 걸려요. 한 외국인 안주인은 하루에 방 1개씩만 정리할 테니 오늘은 직원 2명만 보내라는 요구를 했을 정도였어요.”외국인들은 보통 그림액자를 거는 것으로 이사를 마무리한다고 한다. 이사한 집에 가구를 배치한 후 완벽하게 어울리는 공간에 액자를 건다는 것.오사장은 84년 동덕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KTMS의 전신인 대한운수국제화물에 입사했다. 그후 능력을 인정받아 입사 10년 만인 94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대표이사 취임 후 글로벌 인증마크 확보를 통한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했다.“99년에는 벨기에 이사화물업계 FIDI의 인증 FAIM을 땄어요. 까다로운 심사로 유명한 FIDI는 우리 회사를 거쳐간 고객들 중 10가구를 뽑아 만족도를 설문조사했죠. 무작위로 직원 4명을 골라 1박2일 동안 시험도 보게 하더군요.”세계 200개 업체에만 회원자격을 준 영국 이사화물단체 OMNI 인증마크와 ISO 14001 인증도 확보했다. 외국인 VIP고객들은 물류회사의 국제신뢰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국제 인증서 확보는 KTMS의 경쟁력을 높였다.이 같은 노력 덕분에 단골고객이 많아졌다. 주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던 조지 윌리엄스는 84년부터 99년까지의 한국생활 동안 7번 이사했는데 모두 오사장에게 부탁했다.외국인 고객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KTMS의 전 직원은 외국어에 능하다고 한다.짐을 포장하는 직원부터 경비원까지 영어회화는 기본이다. 카투사 출신의 60대 경비직원은 야간에 외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아 그 자리에서 고객을 확보할 정도다.최근 오사장은 국내 VIP고객에게도 눈을 돌리고 있다. 정치인과 연예인, 해외주재원으로 파견되는 대기업 직원의 이삿짐도 오사장과 직원들의 손길을 거쳤다. “외국 귀빈의 이사를 책임져온 솜씨로 제대로 된 이삿짐 운송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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