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더비가 되겠습니다”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 3층에는 보석의 몸값을 매기려는 소비자들이 모여든다. 보석과 시계경매에 참여한 이들은 원하는 물건을 얻기 위해 점점 더 높은 가격을 부르며 긴장감에 휩싸인다.“보석경매는 소리 높여 낙찰금액을 외치는 경매와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소비자들은 조용히 번호판을 들어 원하는 보석을 낙찰받습니다. 전문가 수준으로 보석가격을 알고 있는 소비자가 많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지도 않습니다.”이동성 서울보석경매 대표이사(54)는 지난해 5월 회사를 설립했다. 30년 전부터 보석상을 운영해 오던 그는 국내 보석유통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소비자가 보석을 되팔 경우 구입가에 훨씬 못미치는 가격에 파는 경우가 많았다.해외출장을 다니던 그는 영국의 소더비와 크리스티에서 이뤄지는 보석경매 방식에서 해결점을 찾았다.“경매에서는 위탁자와 실구매자가 직접 연결되므로 일반 보석상을 거치는 것보다 3~4단계의 유통과정이 생략됩니다. 위탁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보석을 되팔 수 있고 구매자는 시중가보다 20~30% 가량 저렴하게 살 수 있죠.”루비, 에메랄드 등 유색보석부터 다이아몬드와 진주, 카르티에ㆍ피아제ㆍ롤렉스 등 명품시계가 경매단상에 나선다. 한 회당 출품되는 물건은 15~20점, 가격대는 수십만원부터 최고 2억원까지다. 지난 2월부터는 온라인 보석경매도 함께 펼치고 있다.24시간 진행되며 2주마다 제품이 업그레이드되는 인터넷 보석경매는 10만원부터 수백만원대의 보석이 거래된다. 젊은층을 타깃으로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보석과 시계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사장은 그 누구보다 보석과 시계에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고 자부한다. 금광상을 경영하던 선 친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보석에 관한 지식을 익혀왔던 것. 우리나라 보석시장의 규모를 연 4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 이은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국민성과 다른 나라에 비해 규모가 큰 혼수시장이 국내 보석 마켓을 확장시켰다.“과거에는 보석의 희소성 덕택에 후대에 물려주는 소장품으로의 가치가 높았어요. 반면 최근에는 재테크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서울보석경매를 거친 제품에는 공인감정서와 서울보석경매의 보증서가 첨부되죠. 몇 년 후 제품을 되팔더라도 수수료를 제외한 낙찰가를 보장받을 수 있어 환금성 또한 뛰어납니다.”이사장은 6대 도시에 보석경매 지점을 건립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인천과 대구에 지점을 낼 예정. “올바른 경매문화와 합리적인 보석 유통문화를 뿌리내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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