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열풍 향후 더욱 거세질 듯 … 해킹 대비 등 사전준비 치밀해야
‘○○○는 누드로 20억~30억원을 벌었다.’ ‘인기연예인 누드모델료는 10억원이 넘는다.’ 최근 성현아, 권민중 등 연예인 누드가 잇따라 나오면서 제작사와 모델 등이 ‘과연 돈을 얼마나 벌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적잖다. 그러나 ‘몇 억 벌었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 확인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실정이다.업계 관계자들은 “수익은 상품성과 마케팅 능력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오히려 일부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손해볼 가능성도 있다”며 ‘연예인 누드는 곧 대박’이라는 공식이 반드시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누드열풍의 손익계산서를 두드려 봤다.비용과 수익최근의 연예인 누드비즈니스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인터넷과 모바일서비스 등의 빠른 확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전에 탤런트 서갑숙이나 모델 류미오 등의 누드는 대부분 책자 형태로 소개되는 데 그쳤다. 따라서 비용 면에서 볼 때 이전에는 모델료와 촬영비, 책 제작비 등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인터넷이 주요 유통경로로 부상하면서 투자비용이 질적으로 달라진 것이다.일반적으로 한편의 누드를 제작, 유통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0억원선으로 파악된다. 우선 모델료는 인기스타의 경우 대략 5억원 안팎이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10억~30억원대’는 과장됐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연예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항간에 일부 연예인들이 10억원 이상의 제의를 받았다는 소문은 거품이다”고 잘라 말했다. 5억원 정도의 개런티도 일부 스타급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것.또한 인터넷 서비스를 하려면 장비가 필요하다. 유료사이트에 맡기거나 임대할 경우에는 필요 없지만 기획사가 직접 서비스할 경우 서버 등 장비구입비가 10억원 정도 들어간다. 여기에는 유통과정에서의 해킹을 막기 위한 보안 프로그램 설치비용도 포함된다.권민중 누드집을 발행한 STC엔터테인먼트 김대식 실장은 “보안 프로그램 개발에 10억원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성현아 누드를 제작한 EMG네트워크 관계자는 “캡처를 할 수 있는 100여가지 방법을 모두 막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촬영비를 포함한 기타 비용이 적어도 2억5,000만~3억원 가량 들어간다.그러면 수익은 얼마나 될까. 시중에 알려진 것처럼 누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일반적으로 누드를 제작, 유통하는 데는 기획사 → 제작자(CP) → 유통사 등 3단계를 거치게 된다. 아울러 주요 유통경로로는 인터넷, 모바일, 출판, CD롬 등이 있다.이중 인터넷과 모바일서비스에서 수입의 대부분을 올린다. 성현아 누드를 기획안 EMG 관계자는 “모바일과 인터넷쇼핑몰인 오조샵을 통해 서비스했다”며 “줄잡아 3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최근 권민중 누드서비스를 시작한 STC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사전 예약제를 통해 3만명을 모집하는 등 좀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약 40억~50억원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보통 누드집의 경우 발매 5일 안에 승부가 갈린다는 게 정설이다. 특히 아직은 모바일보다 인터넷을 통한 수입이 더 많다. 모바일서비스의 경우 동영상을 내려받을 수 있는 단말기를 갖고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가수 김지현의 경우 일주일간 수익이 3,000만~4,000만원에 불과했다”며 “모바일서비스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수요자와 공급자그럼 주로 어떤 사람들이 돈을 내고 누드집을 살까. 연령대별로 보면 누드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층은 20~40대가 주류다. 이중 실제 돈을 내는 층은 대부분 30~40대이다. 20대의 경우 접속건수는 많지만 실제 돈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업계는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20대의 경우 해킹에 대한 기대감으로 당장 돈을 내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성별로는 경우에 따라 다른지만 남성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유료이용자 중 40~60% 가량이 여성이라고 한다.누드비즈니스 공급자는 아무래도 연예인들을 거느리고 있는 연예기획사가 대부분이다. 이번 성현아와 권민중 같은 경우도 해당 연예인 매니지먼트업체가 공급을 맡았다. 하지만 레코드사와 CP업체 등도 한축을 형성하고 있다.최근 음반제작사인 튜브레코드는 ‘100억 프로젝트’를 만든다고 발표한 적이 있고, 다른 음반업체들도 뛰어들 태세다. 이밖에 일부 CP업체들도 누드 콘텐츠의 시장성에 주목, 연예기획사와 손잡고 누드집을 준비하는 등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향후 가능성과 문제점업계는 누드비즈니스의 성장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누드서비스를 준비하는 업체들의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성현아 누드를 내놓은 EMG의 경우 2탄으로 오는 7~8월께 또 다른 누드집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오재헌 EMG 사장은 “누드집 촬영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적잖게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그러나 누드집 발간이 모두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우선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다 늘 해킹위험에 노출돼 있다. 보통 누드비즈니스의 경우 서비스를 시작한 후 5일 정도 지나면 사업의 승부가 갈린다고 한다. 따라서 그 기간 중에 해킹을 당하면 ‘도루묵’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치밀한 사전전략 없이 뛰어들 경우 실패할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고정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젊은 세대의 인터넷 노출이 점차 늘어나면서 누드를 수용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누드비즈니스가 산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고연구원은 “‘예술성’이라는 코드를 입히지 않을 경우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 하나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돋보기 / 역대 누드상품들출판등록 취소·해킹 등 수난 불구 ‘짭짤한’ 수익 올려누드를 볼 수 있는 매체가 최근에는 휴대전화, 인터넷, 사진집 등 다양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사진집이 유일했다. 또한 누드집을 발표하는 연예인도 극소수였다.국내에서 최초의 누드사진집을 공개한 연예인은 가수이자 영화배우인 유연실이다. 1991년 유연실은 큐출판사로부터 개런티 5,000만원에 권당 200원의 인세를 받기로 하고 81컷의 누드사진을 담은 을 펴냈다.최초의 시도인 만큼 세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판매는 기대에 못미쳤다. 음란물 혐의로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용산구청에 제재를 신청했고 용산구청이 이를 받아들인 것. 그 결과 큐출판사는 등록이 취소되는 치명타를 입었다. 출판사측은 이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95년에 승소했지만 결국 재기하지는 못했다. 다만 그 와중에도 유연실의 경우 수억원의 수익을 챙겼다는 추측이 있을 뿐이다.유연실의 바통을 이어받은 사람은 ‘할리우드의 노랑나비’ 이승희다. 그녀는 의 자매지인 에 표지모델로 등장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은 화제의 인물. 최초의 동양인 표지모델이며 이 잡지 사상 최고의 판매를 이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에도 그녀에 대한 열풍이 불었다.그녀의 누드사진집인 가 인기를 끈 것은 불문가지. 그후 이씨는 영화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연예활동을 보였다.99년에는 탤런트 서갑숙이 자신의 성경험을 담은 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금까지 이 책은 73만여부가 판매됐으며, 서갑숙이 인세로 받은 액수는 수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그후 누드사진집인 를 펴내는 과감함을 보였다.유명 에로배우인 류미오도 여러 권의 누드사진집을 내놓았다. 이 그것. 최근 류미오는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등 대표적인 성인잡지에 모델로 실리며 최고 수준의 개런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000년대 들어서면서 누드사진집의 매체는 서적, 인터넷, 휴대전화 등으로 다양해졌다. 인터넷을 통한 최초의 누드사진집 주인공은 탤런트 정양이다. 정양의 누드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총접속수가 400만건에 이르고, 이중 40만명이 유료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정양의 누드를 제공한 사이트들의 매출도 덩달아 상승하는 효과를 보았다. 최고 세 배까지 하루 매출이 증가했다는 것. 그러나 사이트가 해킹당해 지속적인 수익을 올리지는 못했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