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낀 복합상권 입지면 ‘최적’

전통적인 것들이 잊혀져 가고 있다고 하지만 먹거리만은 옛것에 대한 향수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통음식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우리나라 음식은 서양식에 비해 칼로리가 낮고 식물성이 많아 건강 트렌드에 부합하는 아이템으로도 인기. 전주식 콩나물국밥전문점도 이런 측면에서 관심을 끄는 업종. 콩나물국밥은 주로 시장에 장보러 나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팔던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다. 이런 음식들은 주로 40~50대를 타깃으로 영업해 왔으나 전통음식이 현대화되면서 고객층이 갈수록 폭넓어지고 있다.콩나물국밥전문점은 최근에 현대화하는 대표적인 전통음식 중에 하나. 전통의 맛을 살리면서 허름한 이미지에서 탈피, 깔끔하고 밝은 시설로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콩나물국밥의 장점은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요가 있다는 점. 또 점심이나 저녁 외에 아침식사용과 해장용은 물론 야간 식사용으로도 판매할 수 있어 매장회전율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조리과정도 단순해 여타 한식당에 비해서 주방시스템이 안정적이다. 때문에 입지선정에만 성공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창업은 독립점 창업, 프랜차이즈 창업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어느 쪽이든 입지선정과 맛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특히 콩나물국밥은 서민적인 메뉴이면서도 업체마다 맛의 차이가 커 맛의 경쟁력을 가져야만 성공할 수 있는 업종이라고 할 수 있다.입지는 오피스가와 상업지구가 최적. 특히 인근에 주택가 등을 끼고 있는 복합상권이라면 금상첨화다. 역세권 등 30~50대의 유동이 많거나 숙박시설을 끼고 있는 먹자골목 등도 좋은 입지다. 창업할 경우 가맹비, 인테리어비 등 창업비용이 적게 들어 투자비 회수에 유리하다.콩나물국밥전문점처럼 전통음식일수록 기본에 충실히 하는 한편 점주가 경영역량을 발휘해 다이내믹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서울 신대방동에서 전주식 콩나물국밥전문점 완산골 명가를 운영하고 있는 송양관씨(33)의 경우 전통적인 메뉴를 현대적인 경영기법과 잘 조화시켜 성공한 사례이다.그는 3년 전까지 만해도 군산에서 순살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며 꽤 괜찮은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어느 정도 저축을 하게 되자 좀더 규모 있는 전문음식점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 체인 본사에서 콩나물국밥집을 직영사업으로 여러 개 출점시켰는데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업종을 전환하게 됐다.치킨이 어린아이와 일반 가정으로 고객층이 한정돼 있는 데 반해 콩나물국밥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메뉴라 더 큰 매출을 기대했던 것.실제로 송씨의 점포에는 가족단위의 손님부터 젊은 연인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커버할 수 있었다. 그중 가족단위의 손님들과 직장인이 단연코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창업을 결심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맛과 서비스. 송씨가 택한 프랜차이즈의 경우 육수가 티백으로 돼 있어 늘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는 게 장점이다. 때문에 전문주방장이 필요 없어 인건비가 상당히 절약된다.현재 아내와 장모가 주방을 맡고 있다. 송씨는 매장에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만 신경 쓰면 된다. 송씨는 전통음식이지만 경영만은 현대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 프로모션과 고객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가족사랑 이벤트를 실시하거나 단골고객에게는 디저트를 제공하는 등 작은 것 하나라도 신경을 써 손님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새로운 고객층 확보를 위해 송씨는 주변 아파트 부녀회와 지역향우회에 중점적으로 홍보와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또 전통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은 정이 많다는 점에 착안, 최대한 살갑게 대해 단골로 끌어들이고 있다. 단 이 모든 것이 마음에서 우러나야만 가능하다고 말한다.송씨가 운영하는 매장의 경우 흐리고 비 오는 날에 따뜻한 국물을 원하는 손님이 더 많이 찾아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비 오는 날에는 매장을 더 밝고 청결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주방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식기세척기를 두고 항상 모든 음식도구는 살균소독을 하고 있다.송씨는 맛이 좋고 서민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이라 불경기 때는 이만한 창업아이템이 많지 않다고 한다.송씨는 가맹비 500만원 물류비 500만원 등 총 6,000만원의 투자비용을 들였다. 이중 월 평균 2,4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이중 800만원의 순수익을 내고 있다.반면 서울 구로구에서 콩나물국밥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씨(45)는 최근 커다란 어려움을 겪으면서 업종전환을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김씨는 나름대로 열심히 조사한다고 했지만 주변의 말에 현혹돼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어떤 일인지 파악조차 하지 못한 채 창업을 하게 됐다. 또한 점포 상권조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입지에 적합한 업종조사도 하지 못한 채 주먹구구로 창업했다.주변의 아파트와 오피스가를 흡수하기 위해 콩나물국밥 같은 국물이 있는 음식을 선택했다. 하지만 맛의 전문성도 살리지 못해 고객들에게 다른 전문점에서 먹던 콩나물국밥맛과 다르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이로 인해 손님이 줄어들자 2개월 후부터 고객확보를 위해 가능한 한 한식메뉴를 하나둘씩 첨가하다 보니 점포 정체성이 흔들리고 전문점 이미지가 깨지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런 결정이 오히려 역효과를 이끌어냈다. 주변에 횟집, 냉면전문점, 고깃집 등 다양한 전문음식점이 많이 포진하고 있었다. 김씨의 매장은 잘하는 것이 없는 그저 평범한 매장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음식점의 맛은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임이 분명한데 아무런 노력 없이 창업을 서두르다 보니 특별한 맛이 없었다. 이 메뉴가 안되면 다른 메뉴를 추가하는 식의 운영전략도 고객들이 보기에는 마이너스 요인이었다.맛뿐만 아니라 서비스 면에서도 그저 평범한 음식점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잘못된 것을 알고도 고치지 않은 김씨의 마인드이다. 뭔가 잘못돼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어버려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었던 상태. 이런 이유들로 주변의 많은 음식점 사이에서 도태돼 가고 있다.창업에 투자한 비용은 총 4,000만원으로 초기투자비용도 건지기 어려운 상태. 초기매출은 월 750만~800만원선이었으나 갈수록 매출하락폭은 점점 커져 지금은 50% 정도인 월 300만~400만원이다. 현재 김씨는 다른 업종으로 전환을 심각히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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