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비용이 아닌 인적자산”

7월부터 공공기관인 신용보증기금에서 워크셰어링제(Work Sharing)가 도입돼 화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행되고 있는 신보의 워크셰어링제는 직원들의 정년을 보장하고 정년퇴직을 앞둔 직원들에게 보직전환과 임금조정의 선택권을 부여해 계속해서 일할 기회를 나누는 신 개념 고용제도이다.특히 이 제도는 신보 노사의 원만한 합의로 시행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워크셰어링제 도입의 기여한 신보 노동조합 남상종(42·사진) 위원장을 만났다.워크셰어링제 도입배경을 설명해 주십시오.신용보증기금도 97년 외환위기 여파로 많은 임직원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이때부터 정년 개념이 사라졌고 구조조정과 명예퇴직의 여파로 고용불안이 높아졌습니다.그러자 조합원들 사이에서 자신의 젊음을 바친 조직에서의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정년퇴직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고 1년간의 노력 끝에 노사의 깊은 공감대가 형성된 후 서로가 한발 물러서서 이 제도를 시행하게 됐습니다.신보의 워크셰어링제는 어떤 제도인가요.우리 조합원들은 58세가 되면 정년퇴직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워크셰어링제 시행으로 55세 때 이 제도를 신청하면 본인의 업무능력과 경험 등에 따라 보직전환과 임금조정(전직 전 임금의 60% 수준)이 이뤄져 58세까지는 정규직원으로 근무할 수 있고 61세까지는 별정직으로 계속 근무할 수 있습니다.퇴직금은 보직전환 전 임금으로 정산돼 피해를 최소화했고 보직전환으로 인한 임금 차이분은 수당 등으로 보충이 가능합니다.임금피크제라는 비판도 있습니다.임금피크제는 일정한 나이에 도달하면 정년 보장 없이 생산성에 따라 임금이 삭감되는 제도입니다.하지만 우리의 워크셰어링제는 조합원들이 일정한 나이에 이르면 개개인의 능력과 노하우를 감안해 보직을 변경하고 이에 맞는 임금조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눠 조직과 구성원이 공생하는 제도입니다. 특히 사람을 회사의 비용이 아닌 인적자산으로 보는 철학에 기초하고 있습니다.이 제도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어떤 퇴직제도가 조합원 모두의 마음을 만족시키겠습니까. 그래도 우리 조합원들의 대다수는 정년이 보장되고 61세까지 일할 수 있게 된 워크셰어링제에 기뻐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제도의 시행 전에 명예퇴직 또는 정년퇴직을 하신 임직원들이 자신들도 소급 적용될 수 없느냐는 작은 불만을 털어놓아 안타까울 뿐입니다.워크셰어링제 대상자의 입장과 앞으로의 계획은.지금까지 퇴직대상자들은 아무런 준비 없이 명예퇴직을 권유받아 직장을 떠났습니다. 이것이 관행이 되자 임직원들 사이에 조직에 대한 배신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컸습니다.그러나 이 제도의 시행으로 정년이 보장되고 명예퇴직의 불안에서 벗어났습니다. 워크셰어링제 대상자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신보 노조는 앞으로 정치적인 투쟁보다 조합원들의 이해와 이익을 대변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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