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가격 안정에 긍정적 효과”

장기대출 상환능력이 관건...재력 있는 서민들만 유리할 수도

최근 집값의 30%로 내집장만하고 대출금을 20년에서 30년 동안 저리로 분할상환할 수 있는 정부의 장기주택담보대출제도에 대한 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입법 추진 중인 장기주택담보대출제도와 관련한 한국주택금융공사법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매우 대조적이다. 이 제도에 대한 전문가들의 입장을 살펴봤다.‘주택에 대한 인식 변화될 것’강정규 창신대학 부동산정보학과 교수장기주택담보대출제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아주 바람직한 선진금융 정책입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서민들 가운데 내집 장만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비록 초기에는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서민층 주거안정의 긍정적인 효과와 투기억제 등이 기대됩니다. 또한 주택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소유, 투기에서 주거개념으로의 전환될 것으로 예상합니다.집값이 안정될까요.제도가 정착되면 부동산가격은 상당히 안정될 것입니다. 실수요자만 주택을 구입하기 때문에 이제 주택은 투기수단이 아닌 주거개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고 부동산시장은 건전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부동산에 들어왔던 투기자금은 이제 건전한 투자처에 쓰일 것입니다.제도가 올바로 시행되려면.현재 일부 은행에서 장기주택담보대출을 해주고 있지만 담보설정과 이자부담 때문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따라서 정부는 시중금리를 반영한 저리대출과 소득공제폭을 확대해 주택을 마련하려는 서민들을 위한 지원책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이 제도를 부동산투기에 사용할 수 없도록 1가구 2주택자에게는 적용을 제한해야 할 것입니다.제도의 문제점은 없겠습니까.선진금융제도이지만 20년 이상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자칫하면 서민들을 위한 제도가 돈과 능력 있는 서민들만의 내집 장만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 주택할부금융 사례에서 보듯이 본인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대출로 상환의 어려움을 겪는 과오는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서민 중 있는 사람에게만 유리’윤혜정 평택대학교 도시계획학과 교수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까요.좋은 제도이지만 경제력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정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제도는 서민들 가운데 신용이 확실한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만 해당되지 기능직, 하위직 종사자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정부는 서민들이 내집장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만 홍보할 뿐 그 허와 실은 지적하지 않고 있습니다.어떤 허와 실이 있나요.이 제도로 서민들 모두가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20년 이상 고용보장과 일정한 소득을 벌 수 있는 사람들이 서민 가운데 얼마나 되겠습니까. 서민층에서 일정한 소득과 고용보장, 신용을 제대로 갖춘 사람들이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종신고용이 사라졌는데 이 제도로 신용불안과 가계파산의 위험을 겪지 않을까 걱정됩니다.미국에서는 이 제도가 정착하지 않았습니까.모기지론이 미국에서 정착했다고 하지만 대출대상자는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로 인해 주거지가 대출 가능한 지역, 대출 불능 지역(레드라인-히스패닉계 등)으로 분할되는 등 적잖은 폐해를 남겼습니다. 강남과 비강남을 나누는 우리나라에서 이 제도가 시행됐을 때 벌어질 신분조장이 우려됩니다.어떤 보완대책이 필요할까요.이 제도는 필요한 제도이지만 주택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입니다.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주택가격을 낮추는 정책과 함께 임대주택과 소형주택 공급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또한 소득이 낮은 사람들을 위한 대출원리금 상환의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도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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