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삼성을 넘어설 수 있을까. 재계는 삼성의 독주체제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LG의 도전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가 올 들어 ‘1등주의’를 강력하게 주창하고 있기 때문이다.구본무 LG 회장은 신년사에서 ‘1등’이라는 말을 무려 13번이나 사용할 정도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이에따라 LG는 계열사별로 ‘1등 제품’을 만들기 위한 세부실행방안 준비로 부산하다.삼성은 LG보다 한발 앞선 상태다.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 1등 제품’을 만들기 위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 지난 93년 이건희 회장이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1사 1제품’을 세계 1등으로 만들자는 ‘월드베스트 전략’을 주창하면서 1등 제품들을 쏟아냈다.2000년 기준으로 그룹의 1위 제품이 16개다. 이같은 삼성과 LG의 초일류기업 전략은 한국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삼성과 LG는 우리나라 간판 그룹답게 의 선정에서도 나란히 11개의 계열사가 순위에 진입했다. 자산순위 3위 그룹인 SK에서 SK텔레콤(7위), (주)SK(18위), SK가스(84위) 등 4개사만이 100위권에 진입한 것과 비교하면 삼성과 LG의 위상을 짐작할만하다.실제 두 그룹이 100대 기업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막강했다. 시가총액(약 63조원)은 전체의 29% 정도를 차지했고 매출액(약 133조)은 36%, 순이익(약 5조2,000억원)은 26%가량 점했다.삼성, 막강한 전자군단 자랑삼성의 ‘힘’은 황태자 기업인 삼성전자로부터 나온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LG그룹 11개사를 합친 것보다 4배 가량 많았다. 순이익도 2배 정도 덩치가 컸다.세계 시장에서 경쟁사를 물리치고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품목만 VCR, 컬러모니터, 콤보드라이브, DVD-롬 드라이버, DVD콤보 등 6개(산자부 자료)에 달한다. “노키아가 핀란드의 자랑이라면 삼성은 코리아의 자랑”이라는 삼성 관계자들의 주장도 허황되게 들리지 않을 정도다.삼성의 파워가 돋보이는 것은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사들이 세계적인 기업들과 겨뤄도 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이번 선정에서 삼성SDI는 지난해 4조원, 삼성전기는 3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기업순위가 머리 부문에 올랐다. 순이익 규모도 삼성SDI가 5,564억원, 삼성전기가 1,108억원으로 선두권을 자랑했다.삼성SDI는 컬러브라운관이 세계 1위를, 휴대폰용 액정화면이 2위에 올라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오는 2005년까지 디지털브라운관, PDP, 모바일디스플레이, 2차 전지 등 4개 제품을 1위 제품으로 등극시키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삼성전기는 편향코일(DY), 고압변성기(FBT), 튜너 등의 제품을 세계 1위에 올려놓는 저력을 발휘했다. 삼성전기는 해외생산 비중을 지금의 56%에서 62%로 늘려 ‘메이저리그’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겠다는 각오다.비전자 계열사 중에는 지난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제일모직이 눈에 띈다. 이회장으로부터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들었을 정도다.LG, 전자 화학 홈쇼핑 ‘3인방’ 선전LG의 기둥은 전자와 화학이다. 이번 에서도 LG전자는 8위, LG화학은 24위를 차지하며 체면을 지켰다.LG전자는 100위권에 진입한 11개 기업 중 시가총액과 순이익에서 1위, 매출액에서 2위를 차지해 그룹의 대표주자임을 확인해줬다. 그러나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단적으로 당기순이익은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LG 관계자는 “외형적인 비교보다 반도체를 제외한 백색가전과 디지털 TV 등에서 앞서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달라”고 요청한다.향후 LG전자의 승부수는 디지털 TV,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다. 여기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보다 확고한 우위를 점하면서 세계 초일류기업과 대결해도 밀리지 않는 뒷심을 갖는다는 전략이다.그룹의 맏형인 LG화학은 국내 화학업계의 최강자로 상당기간 챔피언벨트를 쉽게 내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석유화학관련 사업 비중을 줄이고 PVC,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산업재와 TFT-LCD용 평광판 등 정보전자소재산업에 미래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2005년까지 매출 8조원, 경상이익 8,000억원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전략이다.이번 11개 기업 중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LG텔레콤이다. 지난해 283위에서 올해 26위로 257계단을 단번에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2000년 경상이익 3,764억원 적자에서 2001년 2,23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 날개를 달아줬다.이같은 흑자전환은 서비스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고 단말기 보조금 폐지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아울러 LG그룹이 자랑하는 LG홈쇼핑도 63위에서 51위로 점프하며 향후 성장성에 기대를 갖게 한다. LG홈쇼핑은 95년 설립 이래 7년간 연 200% 이상 성장해 LG를 대표하는 알짜 기업이 됐다. LG홈쇼핑은 오는 2010년께 홈쇼핑 매출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