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출신 11명, 전문경영인 89명...상경대 42명, 공대 32명순
입력 2006-08-30 11:55:31
수정 2006-08-30 11:55:31
한국기업들도 이제 전문경영인 시대가 꽃을 피우고 있다. 한국 100대 기업 CEO 중 전문경영인은 89명인 반면, 오너 출신 경영인은 11명에 불과했다.지난해 14명에서 3명이 줄어든 것으로 조정래 효성 사장, 권성문 KTB네트워크 사장, 김정완 매일유업 사장, 허영섭 녹십자 사장 등이 CEO직을 내놓고 일선에서 물러나거나 또는 순위 밖으로 밀려난 때문이다.대신 장세주 사장이 이끄는 동국제강이 100위권에 진입했다. 하지만 CEO들의 연령대가 낮을수록 오너 집안 출신들의 비중은 여전히 높았다. 14명인 40대 CEO들 중 절반을 오너 집안사람들이 차지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김상범 이수화학 회장(41), 변대규 휴맥스 사장(42), 이홍순 삼보컴퓨터 부회장(43), 담철곤 동양제과 사장(47), 우석형 신도리코 사장(47), 김윤 삼양사 부회장(49), 표문수 SK텔레콤 사장(49),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49) 등이 그들이다.100대 기업 CEO들의 평균연령은 55.9세로 지난해(56세)와 비슷했다. 50대가 54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31명), 40대(14명), 30대(1명)가 뒤를 이었다. 최고령은 유충식 동아제약 회장(66), 최연소는 서경배 태평양 사장(39)으로 나타났다.유회장은 61년 서울대 상과대를 졸업하고 동아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32년 만인 93년에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지휘봉을 잡은 지 10년째인 장수 CEO다.100대 기업 CEO 중 유일한 30대인 서경배 태평양 사장은 창업주인 서성환 회장의 차남으로 97년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국내 화장품업계 1위 업체의 위상을 잘 지켜나가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9,713억원에 당기순이익 1,170억을 올리며 전년도 44위에서 38위로 6계단 뛰어올랐다.라응찬 회장 유일한 고졸학교출신별로 보면 서울대 출신이 44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뒤를 연세대(11명)와 고려대(11명)가 나란히 쫓고 있다. 이밖에 한양대 6명, 부산대 5명, 외대 3명, 성대 2명 순이었다.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CEO는 구자홍 LG전자 부회장(프린스턴대 경제), 강정원 서울은행장(다트머스대), 표문수 SK텔레콤 사장(보스턴대 경제), 담철곤 동양제과 사장(조지워싱턴대) 등 4명에 불과했다.전공은 경영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상경대 출신이 42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대 출신 CEO도 32명으로 이에 못지않았다.100명의 CEO중 고졸 출신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이 유일하다. 38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라회장은 59년 선린상고를 졸업하고 당시 농업은행 입행, 은행원의 길을 걸었다. 32년 만인 91년 신한은행장에 오르면서 정상을 정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한 이번 100대기업 조사에서 새로 명함을 내민 CEO는 44명이다. 이 중 2002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CEO는 12명이다. 강동석 한국전력공사 사장, 홍석주 조흥은행장, 이강원 한국외환은행장,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 김갑렬 LG건설 사장, 허태학 호텔신라 사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특히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40대(49세)의 나이에 은행장 반열에 올라 재계에 거친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켰다. 홍행장은 76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조흥은행에 입행해 98년 리스크관리실장 등을 맡으면서 두각을 나타내 결국 ‘40대 행장’이라는 신화를 창조했다.이 밖에 허태학 호텔신라 사장은 93년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에 취임, 그룹 내 실력자로 꼽히는 전문경영인으로 이번에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직까지 겸임하게 돼 눈길을 끌었다. 이건희 회장의 외동딸인 이부진 부장의 경영수업을 돕기 위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반면 취임 연도가 가장 오래된 CEO 는 지난 89년 취임한 담철곤 동양제과 사장이다. 담사장은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둘째 사위로 고조부가 한국으로 건너와 대구에서 자리잡은 화교 집안 출신.의 1위는 삼성전자, 100위는 성신양회가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0조원 가량 차이가 나지만 두 업체의 CEO는 모두 평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6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박찬 성신양회 사장도 77년 성균관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78년 성신양회에 평사원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20년이 넘게 단계를 밟아 최고경영자에 오른 저력을 보인 공통점을 갖고 있다.100대기업 후기순위 상승·하락여부 관심 부쩍 늘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선정한 ‘한국 100대 기업’은 경제계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주주는 물론 해당기업 관계자들이 회사가 순위 상승 내지 하락한 경우 그에 대한 이유를 자세히 물어왔다.특히 새로 100대 기업에 진입한 일부 기업 직원들은 이를 방문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회사 게시판에 붙여놓기도 했다. ‘경제전문 주간지다운 기획을 했다’는 격려도 있었다.와 한국신용평가정보가 공동으로 선정한 ‘2002년 100대 기업’은 상장 및 코스닥 등록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최종 결산자료를 토대로 선정했다. 이들 자료는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잠정 집계 후 최종 수정을 거쳐 금감원에 보고한 것이다.따라서 일부 기업들이 ‘회사 자료와 다르다’고 주장하는 데는 이같은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출범한 신한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신한은행 등 연결재무제표가 아닌 지주회사 단독 재무제표만 분석대상에 올려 순위가 지난해 12위(신한은행)에서 64위로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