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농협 내 최고 'IT 전문가'...디지털 혁신 이끈다

[스페셜 리포트] 파워 금융인 30 -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약력: 1962년생. 서울대 농업교육학과 졸업. 2010년 농협중앙회 기획조정실 팀장. 2015년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부장. 2019년 NH농협은행 글로벌사업부문 부문장. 2020년 NH농협은행 은행장. 2021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현).


손병환(59) NH농협금융지주(이하 농협금융) 회장은 올해 1월 취임했다. 그의 경영 철학은 확고하다.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올 디지털(all-digital)’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소비자 관점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금융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손 회장은 오랜 기간 농협에 몸담아 온 인물이다. 1990년 농협중앙회에 신입 사원으로 입사하며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농협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적임자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회장직에 올랐다.

디지털 전환 속도 두 배로 높인다

농협중앙회 조직·인사제도혁신단 팀장, 기획조정실 팀장,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지낸 그는 농협 내부에서 가장 전문성이 뛰어난 정보기술(IT) 전문가로도 정평이 자자하다.

그가 농협 내에서 보여준 활약들을 보면 왜 이런 평가를 받게 됐는지 이해가 간다.

손 회장은 2015년 IT 서비스와 보안을 총괄하는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당시 온라인 금융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FDS) 개편에 공들여 보안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NH핀테크혁신센터 설립,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도입 등 농협금융의 디지털 전환 추진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5년 농협은행이 출시한 오픈 API 서비스는 그의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 오픈 API는 비대면 계좌 개설 등 특정 플랫폼이 가진 서비스를 다른 플랫폼에서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뜻한다.



농협은행은 오픈 API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은행 계좌 기반의 간편 결제 서비스, 개인 간(P2P) 금융에 필요한 서비스, 지로 공과금 납부 등 핀테크 업체 서비스를 대부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농협은행이 최초로 API를 공개했는데 이후 다른 은행들 역시 API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손 회장의 취임을 통해 농협금융은 디지털 분야에서 더욱 발 빠른 행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취임 후 약 두 달이 흐른 가운데 그는 자신이 가진 디지털 철학을 조직에 서서히 입혀 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농협금융이 디지털 전환의 추진 속도와 고객의 이용 편의성, 사업 성과를 2배로 높이는 ‘2X 스피드업(Speed-up)’ 경영을 전면에 내걸었다. 현재 각 계열사가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재점검한 뒤 농협금융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또 농협 유통 사업 등 내부 조직뿐만 아니라 외부 빅테크·핀테크와도 사업 제휴를 확대해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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