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물 부족 국가…수처리 분야가 미래 산업이죠”

장종원 세인이엔씨 대표…“산기 장치 자동 설계 프로그램 개발 도전”

[인터뷰]

약력 : 1966년생. 1985년 서울공업고 졸업. 1985년 금성전선(현 LS전선). 1989년 휴먼웨어컴퓨터. 1992년 타셋. 1998년 신일. 2006년 세인이엔씨 대표(현).


물은 생명의 근원으로 꼽힌다. 가정 등에서 쉽게 사용하고 흘려버리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수많은 처리 과정을 거쳐 배출된다. 수처리는 물에 포함된 불순물을 처리하는 것으로 크게 상수·오수·하수·폐수 처리 등으로 분류된다.

경기 안양에 있는 세인이엔씨는 하수·폐수 처리장 등의 수처리 시설에서 가장 중요한 처리 공정인 생물 반응조(미생물을 활용해 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단계) 등에 들어가는 산기 장치(산소 공급 장치)의 공급·시공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장종원 세인이엔씨 대표는 “미국 뉴욕의 글로벌 산기 장치 전문 생산 기업인 SSI의 제품을 전문 시공한다”며 “향후 산기 장치 자동 설계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 시공 과정에서 에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처리 과정은 어떻게 분류됩니까.

“폐수나 하수를 배출이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수처리 과정은 크게 침전조, 생물 반응조, 2차 침전조, 배출 등 순으로 분류됩니다. 우선 침전조에서 부피가 큰 협착물을 걸러내죠. 활성 슬러지법이라고 해서 미생물들이 서로 잡아먹는 과정을 거쳐 2차 침전조에서 잘 가라앉도록 하는 곳이 생물 반응조입니다.

서울시 인구의 생활하수를 처리하는 대형 수처리장은 난지물재생센터·서남물재생센터·탄천물재생센터·중랑물재생센터 등 총 네 곳입니다. 서울의 모든 생활하수는 이곳에 모입니다. 세인이엔씨는 수처리 시설의 생물 반응조에 들어가는 산기 장치를 전문으로 합니다.”

-산기 장치는 뭡니까.

“송풍기와 배관을 통해 생물 반응조에 불어넣어진 공기를 물속에서 잘게 쪼개 미세한 공기 방울 속에 있는 산소를 미생물들이 호흡해 잘 자라게 해 다음 공정인 2차 침전조에서 덩치가 커진 미생물 덩어리들이 잘 가라앉도록 하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2차 침전조를 거쳐 깨끗하게 처리된 물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가라앉은 슬러지는 별도로 분리해 화력 발전소 등의 연료로 재활용하는 식입니다.

세인이엔씨가 시공하는 산기 장치는 미국 뉴욕에 있는 글로벌 산기 장치 전문 생산 기업인 SSI의 제품을 적용합니다. SSI의 생산 기술과 품질 관리를 거친 경기 안산의 SSI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죠.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세계 80여 개국에 연간 100만 개 이상 수출하고 있어요. 세인이엔씨는 SSI 제품의 한국 총판과 조립·시공을 맡고 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1992년부터 2005년까지 수처리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 다녔습니다. 주로 기술 영업을 전담했죠. 유럽·미국·일본 등 수처리 분야 선진국을 돌아다니면서 이들 국가의 우수한 기자재를 들여오면 한국의 환경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2006년 창업하게 됐습니다. 연매출은 30억원 정도입니다. 한국의 산기 장치 전문 업체로서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인 강소기업을 추구합니다.”

-한국의 수처리·산기 장치 시장 규모가 궁금합니다.

“수처리 분야는 크게 우리가 마시는 상수(정수)와 잡용수로 쓰이는 중수 그리고 폐·하수 처리 분야로 나뉩니다. 각 분야별로 세세한 처리 과정과 수많은 연관 단체 및 업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수 담수화 기술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관련 장비 제조와 처리 공법을 보유한 한국 중소기업도 기술 축적을 통해 선진국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영국 조사 기관인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수처리 시장은 8341억 달러(약 940조원) 규모로 연평균 4.2%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수처리 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42조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사진) 장종원 세인이엔씨 대표. /서범세 기자


-세인이엔씨 제품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세인이엔씨가 공급·시공하는 SSI의 산기 장치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3위에 들어가며 한국에서도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쟁사 제품이 일반 합성고무(EPDM) 멤브레인을 적용하고 있는 반면 세인이엔씨는 일반형은 물론 ‘EPDM+불소계열수지(PTFE)’ 코팅 멤브레인을 적용합니다. 기존 제품 대비 높은 효율과 수명을 두 배로 연장시켜 안정적인 처리장 운영과 산기 장치 교체 시 과도하게 발생되는 공사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특허 제품인 일체형(싱글몰드형) 산기 장치는 물속에서 가동할 때 진동에 의한 풀림과 이탈이 없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산기 장치 접속 방식에서도 타사는 볼트 체결식으로 현장에서 작업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작업이 어려운 데 반해 세인이엔씨의 산기 장치는 원터치식으로 간단하게 접속할 수 있어 작업하기 쉽고 공사 기간도 대폭 절감됩니다.”

-산기 장치의 사용 기한은 얼마나 됩니까.

“수처리 설비는 종류가 다양하고 그 사용 기한도 서로 다르지만 일반적인 기계 장치는 10년 정도 사용 후 수리나 교체해 줘야 합니다. 세인이엔씨의 산기 장치는 처리 수의 성상에 따라 다르지만 기존 EPDM 멤브레인 산기 장치의 수명은 평균 5~10년, PTFE 코팅형 멤브레인 산기 장치의 수명은 10~15년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체 주기를 기준으로 교체 공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죠.

최근에는 기존 일반 EPDM 멤브레인 산기 장치보다 사용 기한이 긴 PTFE 코팅형으로 교체 공사 발주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인이엔씨가 납품한 한국 400여 곳 이상의 소규모 수처리장에서 교체 공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특히 지난해에는 서울시 4대 하수처리장 중 서남물재생센터와 탄천물재생센터의 대규모 산기관 교체 공사를 수행했습니다.”

-그 외에 취급하는 제품이 있습니까.

“산기 장치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배관 공사가 반드시 함께 수행돼야 합니다. 이 배관 공사도 직접 하고 있죠. 최근 수처리된 물의 방류 전 마지막 단계인 소독 과정에 적용하는 자외선 소독 설비(UV 소독 설비)를 취급하기 시작했습니다.”

-환경 문제는 늘 중요한 이슈입니다. 이와 관련해 향후 목표가 궁급합니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지구는 잠시 빌려 살고 있고 후손에게 깨끗한 상태로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유엔이 정한 물 부족 국가이고 기후 변화에 따른 세계적 재앙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산기 장치 자동 설계 프로그램을 개발해 설계자마다 다른 설계도를 통일하고 표준화하는 등 설계의 차이로 인한 시공상 에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또한 지속적인 특허 등록과 성능 인증을 취득해 시장을 선점해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강소기업으로 건실히 성장해 가는 세인이엔씨를 지켜보기 바랍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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