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출신 이남우 교수의 주식 강의…좋은 기업, 좋은 주식 고르는 법
[서평]좋은 주식 나쁜 주식
이남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8000원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면 이 질문에 한번 답해 보자. 룰루레몬·KB금융·아모레퍼시픽·SK텔레콤 중 시가 총액이 가장 많은 상장사는 어디일까. 정답은 룰루레몬이다.
저자 이남우 연세대 교수는 책의 서두를 ‘10가지 질문’으로 시작한다. 페이스북의 수익성이 높은 이유, 테슬라의 주가 리스크, 삼성전자 시가 총액이 애플의 5분의 1인 이유, 서울 아파트와 미국 주식의 장기 수익률 비교 등이 그 질문의 내용이다. 저자가 이런 질문부터 던진 것은 주식 투자자들 중 상당수가 주식의 기본조차 알지 못한 채 무모한 투자를 하고 있지나 않은지 하는 우려 때문이다.
이를테면 개인 투자자들 중에는 보유 종목의 시가 총액조차 모르는 이들이 허다하다. 저자는 부동산을 사고팔 때는 매매가를 열심히 따지면서 주식을 매매할 때는 시가 총액조차 살펴보지 않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태도인지 지적한다. 그리고 주식 투자자라면 최소한 관심 있는 종목의 시가 총액과 그와 경쟁하는 국내외 기업의 시가 총액의 움직임 정도는 관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시 짚어주는 투자의 정석
저자인 이남우 교수는 지금은 연세대에서 주식 투자를 강의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JP모간과 메릴린치 등 세계적인 금융 회사에서 요직을 역임했고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삼성증권 초대 리서치센터장에 발탁되는 등 탁월한 실력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많은 신임을 받는 한국 최고의 국제 투자 전문가다.
그런 그가 주식 투자로 불안해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30년간 쌓아 온 자신의 투자 비결을 정리한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 특히 눈에 띄는 내용 중 하나는 ‘주식을 분류하는 4분법’에 관한 것이다. 저자는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주식을 4가지로 간단히 분류해 설명한다. 좋은 기업과 좋은 주식, 좋은 기업과 나쁜 주식, 나쁜 기업과 좋은 주식, 나쁜 기업과 나쁜 주식이 그것이다. 이를테면 아모레퍼시픽은 과거에 좋은 기업이었지만 몇 년 전 너무 큰 사옥을 짓고 난 뒤 초심을 잃고 제품의 경쟁력에서 뒤처지면서 나쁜 기업이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을 구별하는 방법과 함께 좋은 주식과 나쁜 주식을 구분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회사의 펀더멘털이 주가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판단하는 것으로, 삼성전자나 LG생활건강이 왜 ‘좋은 기업, 좋은 주식’로 분류되는지 그 이유와 어떻게 보유하는 것이 좋은지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이 밖에 이 책에는 초보 투자자가 알아 두면 좋은 투자 상식들이 상세히 소개된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주는 기업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피해야 할 기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이다. 저자는 화려한 사옥을 짓는 기업, 빚이 많은 기업, 내수 시장에서 장사하는 기업, 정부의 간섭을 받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한 기사에 따르면 작년 한 해에만 수십만 개의 미성년자 주식 계좌가 개설됐다고 한다. 중고생 자녀에게 삼성전자·카카오·테슬라·애플 같은 주식을 사 주는 부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에게 주식을 선물하면 건전한 재산 증식 방법을 배우고 자본주의의 꽃인 상장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경험하는 경제 교육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으니 긍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오랫동안 국제 투자 전문가로 살아온 이 교수가 강조하는 것은 주식 투자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주식 투자는 좋은 기업을 매수해 기다리는 시간과의 싸움이고 그런 면에서 때로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할 것이다.
윤효진 한경BP 편집자
이 주의 책|
그림명상
김윤섭 지음 | 한국경제매거진 | 1만5000원
일상에서 그림으로 사유해 보려는 아트 에세이다. 미술을 좀더 다양하고 확장된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그림을 이해하고 친숙해지는 방법을 ‘명상하듯’ 접근했다. 보통의 명상은 눈을 감고 고요한 사색에 잠기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림도 눈을 감고 볼 수 있다. 마음에도 눈이 있기 때문이다. 심안(心眼)이다. 그래서 이책은 ‘가장 편안한 자세로 사유의 문을 여는 것’으로부터 출발해 그 속에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는 넉넉한 빈자리를 제공한다. 숙명여대 겸임교수인 저자는 2003년 미술 경제 전문지 ‘아트프라이스’의 창간에 참여했고 2007년 한국미술경영연구소(지금 아이프aif)를 창립해 아트마켓·아트테크 분야의 현장 전문가로서 폭넓은 활동을 펼쳐 왔다. 저자는 미술품은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말한다. 작가 개인의 인생 대소사를 대변하면서 태어나 누군가에겐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또 다른 이에겐 부자의 꿈을 이뤄 주기도 한다.
그들은 왜 나보다 덜 내는가
이매뉴얼 사에즈 외 지음 | 노정태 역 | 부키 | 1만9800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008년 이후 매년 40%씩 재산을 불려 현재 600억 달러(약 67조원)가 넘는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다. 2018년 한 해에만 40억 달러(약 4조5000억원)를 벌어들인 그가 세금을 전혀 내지 않고 있다면 이것은 공정한 일일까. 부자들이 평범한 노동자들보다 세금을 덜 내는 미국의 왜곡된 조세 제도의 실상을 고발한다. 이를 위해 1930년대 이후 반세기 동안이나 최고 소득 구간에 90% 이상의 세금을 매기며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누진 세율을 유지했던 역사적 사실을 환기한다. 그러면서 누진세가 무너진 1980년대 이후보다 그 시절에 성장과 분배가 모두 더 잘 이뤄졌다는 것을 실증적인 자료를 통해 속속들이 밝힌다. 특히 조세 정의의 적극적 실현 방안을 제시하고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한다.
소셜 오가니즘
올리버 러켓 외 지음 | 한정훈 역 | 책세상 | 1만6800원
소셜 미디어는 우리 사회의 구조, 정부의 정책, 문화의 흐름에 가장 근본적인 영향을 끼치는 하나의 사회적 존재이고 인류 진화의 정점을 보여준다. 저자들은 ‘소셜 네트워크’라는 생물학적인 삶의 기능과 규칙을 흉내 내는, 놀라울 정도로 혁신적인 이론을 제안한다. 이제는 보편화된 소셜 미디어 사회를 ‘소셜 오가니즘’, 즉 하나의 생명체인 사회 유기체라고 이름 붙인다. 소셜 미디어를 제대로 파악하고 알기 위해,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소셜 오가니즘을 시작해야만 한다. 소셜 오가니즘을 제대로 알고 이용한다면 디지털 생태계를 이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매일매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디지털 생태계의 생존 전략을 담았다.
슈퍼팬
팻 플린 지음 | 이영래 역 | 알에이치코리아 | 1만7000원
디즈니엔 디즈니 영화를 보고 디즈니랜드에 놀러왔다가 디즈니가 제공하는 모든 것들에 깊이 빠져 입사를 자처한 ‘슈퍼팬’ 직원들이 가득하다. 애플은 유니바디 형태의 맥북 프로를 출시하며 마치 애플의 공장에 초대된 듯한 느낌의 영상을 함께 제공했고 이를 통해 마니아들의 충성을 받아냈다. 레고는 자사의 제품의 만들고 사 모으는 열성적인 팬에게 신제품 디자인 기회와 VIP 패키지를 선사하며 열렬한 환호를 받고 파산 직전에서 벗어났다. 이처럼 책에는 일찌감치 ‘팬 조련’에 성공한 대기업부터 작가의 코치를 받아 성과를 올린 1인 기업까지 다채로운 사례가 담겨 있다. 많은 이가 ‘바이럴’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이 책은 바이럴보다 중요한 ‘결집’을 이야기한다.
한국이 중국을 선택한다면
최성락 지음 | 페이퍼로드 | 1만6800원
한국의 대중 관계와 대미 관계를 예측하고 앞으로 어떻게 관계를 이어 나가야 할지 분석했다. 최근 대한민국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편에 계속 서야 하느냐,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편에 서야 하느냐에 대한 논의로 뜨겁다. 즉 중국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팍스 시니카’와 여전히 미국을 대항할 자가 없다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대결인 셈이다. 이러한 상반된 접근은 모두 국제 외교와 각 나라 간의 이해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냐 중국이냐가 아니라 그 이외의 다른 나라와의 관계다. 지금 한국은 ‘선택’이 아니라 ‘탐색’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단순하게 한국이 중국을 선택하면 중국과 긴밀한 관계가 되고 미국과는 동맹 관계가 끊어지는 정도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