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회·경제·환경적 가치 10조원 창출…협력사 사회적 책임 평가도

2016년부터 지속 가능 경영 성과 화폐 가치로 측정…책임 광물 보고서 별도 발간

[ESG 리뷰]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읽기② 삼성전자


지속 가능 경영은 경제적 성장, 사회의 안정과 통합, 환경의 보전이 균형을 이루는 지속 가능 발전에 기반을 둔 경영을 의미한다. 기업이 단기적 재무적 성과만을 추구하지 않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비재무적 성과를 고려한 경영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가 사회적 기여나 임직원 보호, 폐기물 관리와 같은 사회·환경 이슈를 반영하고 있는 이유다.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의 글로벌 표준인 GRI는 재무 성과처럼 한눈에 볼 수 있는 보고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2016년 비재무적 정보 공개 기준인 ‘GRI 스탠더드’를 공개한 이후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지표를 따르고 있다. GRI의 보고 수준은 크게 핵심(core)과 포괄(comprehensive) 등 두 가지로 구분된다. 중대성 이슈를 도출해 최소 하나 이상의 지표를 보고하거나 관련된 모든 지표를 보고하도록 돼 있다. 삼성전자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는 GRI 스탠더드의 코어 옵션에 따라 작성됐다. 이해관계인 관점에서 핵심 성과를 파악할 수 있도록 보고하는 방법이다.

2001년부터 녹색 경영 보고서 작성

여기에 최근 기후 변화의 글로벌 표준으로 떠오른 재무 정보 공개 협의체(TCFD) 권고안을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에 적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은 2020년 초 TCFD 권고안 기준에 맞춰 작성한 기후 관련 리스크를 공시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삼성전자는 GRI 스탠더드와 함께 TCFD,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 등의 지표를 반영했다. 또한 유엔이 인류 번영과 지구 환경 보존을 위한 로드맵으로 채택한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UN SDGs)를 따르고 있다. 글로벌 이니셔티브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예로부터 강점을 발휘한 부분이다.

삼성전자가 처음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작성한 시기는 2008년이다. 삼성전자는 1992년 ‘삼성 환경 선언’을 기점으로 환경 문제가 필수 투자라는 인식으로 녹색 경영을 펼쳐 왔다. 한국 전자업계 최초로 자체 ‘폐전자제품 재활용센터’를 설립하고 ‘에코 디자인 평가 체계’를 도입해 친환경 제품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등 전사적인 녹색 경영을 강조했다. 이후 2001년부터 녹색 경영 보고서를 작성하다가 2008년부터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로 대체했다.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는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 성과와 사회 성과 등을 포함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연 1회, 총 13회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펴냈다.

삼성전자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의 특징은 상세한 정보에 있다. 2008년 73쪽에 불과하던 보고서는 2020년 136쪽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대체로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의 분량은 70~80페이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담아 ESG 경영의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해관계인 범위를 고객·주주·투자자·임직원·협력회사·지역사회·비정부기구(NGO)·전문기관·정부·언론 등으로 설정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있다. 주요 이해관계인을 제한하지 않고 기업 목표에 부합하는 모든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이해관계인 포럼, 설문 조사, 현장 방문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해관계인별로 중요 관심사, 소통 채널, 주요 활동 등을 정리하고 있다. 반면 주요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에 수록하지는 않는다.

이해관계인 참여는 사회 책임 경영의 핵심으로 통한다.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에서 이해관계인의 목소리는 좌담회와 인터뷰 등에 담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속 가능 경영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요성을 평가한 측면은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이나 전문가의 목소리는 싣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비록 ‘쓴소리’라고 할지라도 전문가 지적에 대해 기업의 방침과 개선 의지를 담는 곳이 적지 않다. 한 지속 가능 경영 전문가는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는 과거의 성과를 보고하는 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약속”이라며 “지금은 부족하지만 앞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게 투명한 소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ESG와 관련한 정보 공개 및 소통은 모든 기업들에 중요하게 요구되는 사항이다.

2020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급망 CSR, 제삼자 검증까지 거쳐

삼성전자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는 그해의 중요 이슈 분석을 세부 목표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중요성 평가 결과에 따라 선정된 지속 가능 경영 핵심 주제를 소개한다. 2020년 보고서에서는 기후 행동, 순환 경제, 노동 인권, 개인 정보 보호와 사이버 보안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사업 부문별 지속 가능 경영 분야 성과도 소개했다. 여기엔 제품뿐만 아니라 포장재와 공정, 업사이클링까지 다양한 각도로 환경을 고려한 결과와 사업 부문별 지속 가능 경영에 대한 의지가 담겼다.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에서의 다양한 성과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미국·중국·유럽에서 재생에너지 대체율 92%를 달성해 2020년 100% 전환 목표에 성큼 다가섰다. 2017년 229GWh였던 총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2019년 3220GWh로 14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그린파워 리더십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의 강점으로는 정량적인 리스크 관리가 꼽힌다. 글로벌 규제에 ‘팩트’ 중심으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는 일찍부터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여 왔다. 또한 자체적으로 글로벌 규제와 지속 가능 경영 리스크를 발굴하고 핵심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면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ESG 경영이 부상하기 전부터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분쟁 광물 이슈에 별도의 보고서인 ‘삼성전자 책임 광물 보고서’를 펴내기도 했다. 분쟁·고위험 지역에서 채굴되는 광물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면서 기업의 책임 있는 구매가 요구되자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다.

2016년도 보고서에서는 처음으로 ‘트루 밸류(ture value)’란 명칭의 사회·환경적 지표 계량화 작업을 시도했다. 재무 성과와 함께 사회·환경적 공과를 동시에 고려한 최초의 시도다. 삼성전자가 2019년 창출한 사회·경제·환경적 가치는 10조4100억원으로 평가된다. 한국 기업 중 선도적으로 사회적 가치, 사회 책임 활동을 화폐화한 시도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의 보고 범위는 국내외·해외 전 사업장과 공급망을 포함한다. 삼성전자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에선 특히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의 노력이 돋보인다. 공급망은 한국 사업장을 포함하거나 해외의 한두 개 사업장을 더하는 게 일반적이라면 국내외 전 사업장과 공급망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가 엿보인다. 사회·환경·노동 등 핵심 분야에서 달라지는 숫자를 꾸준히 관리해야 보고 가능한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공급망 관리를 위해 책임감 있는 산업 연합(RBA : Responsible Business Alliance) 이니셔티브에 가입하고 있다. RBA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전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 연합이다. 삼성전자는 협력회사의 선정·운영·평가 등에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한다. 환경 안전, 노동 인권 등은 RBA 스탠더드를 준용한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점검하고 있다.

최근 ‘공급망 CSR’이 ESG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공급망 CSR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가치 사슬로 확장된 개념이다. 삼성전자 2018년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에서는 협력 업체의 CSR 수준을 평가하고 문제 발생 시 일정 기간 내에 개선 조치를 요구하는 대목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제삼자의 검증을 통해 신뢰성을 더하고 있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0에서는 주요 활동과 성과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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