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대출 격전 예고
간편 송금 앱으로 출발한 토스의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 출범이 가까워지면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로 재편된 경쟁 구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3수’ 끝에 2019년 말 금융당국으로부터 제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았고, 올해 2월 금융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26일 정례회의에서 토스뱅크 본인가를 공식 안건으로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본격적인 경쟁에 앞서 일찌감치 스톡옵션을 내걸며 인원 충원을 진행하고 신용 평가 모델을 구축하는 등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스 5개사 임직원 수는 현재 1000명에 달한다. 5년 전과 비교해 12배 정도 늘었다.
2000만 명에 달하는 토스 애플리케이션(앱)가입자도 강점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라이선스를 따자마자 가입자 모두에게 바로 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플랫폼 강화(원앱) 전략 등을 펼칠 방침이다. 토스는 기존 간편 금융 앱에 증권을 추가하고 주식 1주 선물 받기, 수수료 무료 등 이벤트를 진행하며 신규 주식 계좌 수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토스증권은 올해 2월 출범 후 석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신규 계좌 수는 200만 개를 넘었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증권처럼 뱅크도 별도 앱을 만들지 않고 기존 토스 앱에 뱅킹 기능을 넣는 ‘원앱’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며 “인가를 받아 출범하면 기존 은행이 선보이지 못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증권과 뱅킹 등을 한데 모은 금융 슈퍼 앱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 앱 가입자는 약 2000만 명으로 1600만 명대인 카카오뱅크를 앞선다.
토스뱅크가 이달 안에 인가를 받으면 이르면 8월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다. 본인가 후 외부 유관기관과의 전산망 연동, 영업준비 등 후반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인터넷은행 1·2호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본인가까지 2~3개월, 본인가 후 출범까지 3~4개월이 걸렸다.
토스뱅크까지 출범하게 되면 하반기부터 인터넷은행 시장은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삼각 구도로 재편된다. 특히 중금리 대출 경쟁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토스는 그간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체 신용 평가 모델을 개발해 중금리 대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케이뱅크는 ‘신용대출 플러스’ 상품을 활용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정책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고신용 직장인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축소하고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금리는 최대 1.2%포인트 내리는 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을 대상으로 중저신용자 여신을 확대할 것을 요청, 앞으로 인터넷 은행은 중·저신용자 중금리 대출 공급 계획을 달성하지 않으면 신사업 진출을 못 하게 된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