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LG AI 연구원장 “상위 1%에 속하는 전문가들보다 더 뛰어난 AI 설계할 것”
입력 2021-06-03 06:54:01
수정 2021-06-03 06:54:01
[스페셜 리포트]
LG가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에 1억 달러 이상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내년 상반기에는 조 단위 파라미터의 ‘초거대 AI’도 개발할 예정이다. 글로벌 제조 기업 중 이 같은 규모의 초거대 AI 개발은 첫 사례일 것으로 보인다. 초거대 AI는 자율적으로 사고·학습·판단·행동하는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로, 인간이 한 번도 상상한 적이 없던 획기적인 상품과 물질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의 AI 전담 조직인 LG AI연구원은 5월 17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AI 토크 콘서트’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이 공개한 LG의 AI 비전을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LG AI연구원은 언제 출범했나.
LG는 2020년 12월 7일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일환으로 최신 AI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AI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전담 조직인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AI만의 전담 조직을 만들어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LG AI연구원은 LG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출범한 지 6개월인데 어떤 성과가 있었나.
출범 이전부터 배터리 충·방전 기술 단축, 신약 개발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데 기존에는 3년 6개월 걸리는 시간을 8개월로 단축하는 등 계열사의 난제를 해결했다. 출범 이후 딥러닝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원천 기술 연구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 가치를 높이기 위한 커스터머 AI와 기업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엔터프라이징 AI 연구를 활발히 진행했다. 이제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 1000억원대 투자를 진행, 초거대 AI 개발에 도전할 계획이다.
-초거대 AI는 뭔가.
2016년 알파고가 한국 사회에 큰 파문을 던진 이후 딥러닝 기반의 AI 기술이 빠른 속도로 저변을 넓혔다. 사람처럼 대화하는 챗봇, 영상 인식 기반의 자율주행차 등 친숙한 분야 외에도 신약 개발, 제품 설계 최적화 공정 자동화, 미래 수요 예측 등 기업의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눈부신 속도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한 딥러닝 기술도 특정 역량에선 인간의 평균적인 지능 수준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그 이상의 성능을 담보하지는 못했다. 아무리 뛰어난 자율주행 AI 기술도 순간 반응 속도가 차원이 다른 포뮬러 원(F1) 머신 드라이버를 뛰어넘을 수 없고 챗봇도 사람이 표현하지 않는 심리 상태까지 심층 분석해 환자와 대화하는 정신과 저명의보다 뛰어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특정 용도에 한정하지 않고 종합적이고 자율적으로 사고·학습·판단·행동하는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다. 초거대 AI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품에 견줄 수 있을 만큼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술 혁신이 될 것이다.
-초거대 AI 시대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초거대 AI로의 진화는 긴 인류 진화의 역사 동안 인간의 전유물이었던 창조의 영역을 초거대 AI로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는 한 번도 보거나 경험하지 못한 것을 상상하고 믿을 수 있는 인지 혁명이 인류 문명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LG는 초거대 AI가 이런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상적으로 창의적인 인간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은 새로운 것을 접함으로써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물리적인 시공간 제약으로 인해 직접 경험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실존하지 않는 것은 인지할 수 없다. LG연구원은 인간을 보조해 새로운 형상을 만들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거대 AI를 만드는 것에 도전할 것이다. 이를 통해 그간 인간만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초거대 AI가 도전해 인간을 완벽하게 보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LG가 초거대 AI를 통해 이루려는 것은 무엇인가.
LG는 초거대 AI가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을 바탕으로 상위 1%에 속하는 전문가들보다 더 뛰어난 AI를 설계하는 데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다. 특정 분야별로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AI를 각각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의 지능을 보유한 AI를 개발할 것이다. 가령 다양한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경험과 수많은 교육 과정을 학습시켜 수십년간 훈련된 의사소통 전문가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AI를 만들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LG AI는 전 세계 수십억 개의 LG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과 자유자재로 실시간 소통해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 수 있을 것이고 고객 목소리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발굴해 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LG는 초거대 AI를 통해 전문가 수준의 지능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수만 명의 전문가 힘을 합쳐, 그것도 오랜 시간에 거쳐 도전해야만 수행할 수 있는 어쩌면 불가능한 일들에 도전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영역에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나.
예를 들면 250년간 인류가 쌓아 온 모든 화학적 지식이 여러 논문과 특허에 담겨 있다. 이 방대한 논문과 특허는 디지털화돼 있지 않아 AI가 활용할 수 없다. 전문가들이 일일이 이 방대한 양의 문헌을 읽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일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이에 따라 AI로 신물질을 발굴하는 속도가 더딘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LG는 물질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의 인간 전문가 노동력이 소비돼야 하는 아이러니를 초거대 AI를 통해 해결하려고 도전하고 있다. 이 노력이 현실이 되면 AI 기반의 신물질 발굴이 가속화됨으로써 고용량·장수명 배터리 소재를 찾아 더 멀리 그리고 더 오래 가는 전기차의 개발을 앞당기고 고효율 발전 소재를 발굴해 더 나은 디스플레이 상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된다.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발굴을 통해 우리 후손들에게 더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는 것 역시 꿈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 현재 수많은 면역 학자와 유전 공학자의 힘을 빌려만 가능한 항암 백신 분야에서 앞으로 초거대 AI가 인간의 면역 체계 관련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유전체 분석 지능 향상을 통해 최적의 맞춤형 항암 백신을 개발함으로써 부작용 없는 암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 더 이상 꿈의 영역이 아닌 현실의 영역으로 다가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는 초거대 AI 연구를 통해, 또 이러한 도전을 함께할 LG 계열사들과 함께 신소재·신물질을 개발해 인간에게 더 편리하고 즐거운 삶을 선물하고자 한다.
-LG AI연구원의 장·단기 목표는 무엇인가.
LG의 초거대 AI에 대한 도전은 LG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보편적인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도전이다. LG의 현재와 미래 사업 영역을 넘어 법률·의료·교육·교통·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같은 꿈을 꾸는 파트너들과 함께 기존의 한계를 허물고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인간에게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딥러닝의 뉴노멀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 이미 여러 파트너들과 다양한 방식의 협력을 논의하고 있고 조만간 LG가 구축한 초거대 AI 생태계를 공개할 계획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LG가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에 1억 달러 이상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내년 상반기에는 조 단위 파라미터의 ‘초거대 AI’도 개발할 예정이다. 글로벌 제조 기업 중 이 같은 규모의 초거대 AI 개발은 첫 사례일 것으로 보인다. 초거대 AI는 자율적으로 사고·학습·판단·행동하는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로, 인간이 한 번도 상상한 적이 없던 획기적인 상품과 물질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의 AI 전담 조직인 LG AI연구원은 5월 17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AI 토크 콘서트’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이 공개한 LG의 AI 비전을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LG AI연구원은 언제 출범했나.
LG는 2020년 12월 7일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일환으로 최신 AI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AI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전담 조직인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AI만의 전담 조직을 만들어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LG AI연구원은 LG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출범한 지 6개월인데 어떤 성과가 있었나.
출범 이전부터 배터리 충·방전 기술 단축, 신약 개발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데 기존에는 3년 6개월 걸리는 시간을 8개월로 단축하는 등 계열사의 난제를 해결했다. 출범 이후 딥러닝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원천 기술 연구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 가치를 높이기 위한 커스터머 AI와 기업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엔터프라이징 AI 연구를 활발히 진행했다. 이제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 1000억원대 투자를 진행, 초거대 AI 개발에 도전할 계획이다.
-초거대 AI는 뭔가.
2016년 알파고가 한국 사회에 큰 파문을 던진 이후 딥러닝 기반의 AI 기술이 빠른 속도로 저변을 넓혔다. 사람처럼 대화하는 챗봇, 영상 인식 기반의 자율주행차 등 친숙한 분야 외에도 신약 개발, 제품 설계 최적화 공정 자동화, 미래 수요 예측 등 기업의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눈부신 속도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한 딥러닝 기술도 특정 역량에선 인간의 평균적인 지능 수준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그 이상의 성능을 담보하지는 못했다. 아무리 뛰어난 자율주행 AI 기술도 순간 반응 속도가 차원이 다른 포뮬러 원(F1) 머신 드라이버를 뛰어넘을 수 없고 챗봇도 사람이 표현하지 않는 심리 상태까지 심층 분석해 환자와 대화하는 정신과 저명의보다 뛰어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특정 용도에 한정하지 않고 종합적이고 자율적으로 사고·학습·판단·행동하는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다. 초거대 AI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품에 견줄 수 있을 만큼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술 혁신이 될 것이다.
-초거대 AI 시대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초거대 AI로의 진화는 긴 인류 진화의 역사 동안 인간의 전유물이었던 창조의 영역을 초거대 AI로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는 한 번도 보거나 경험하지 못한 것을 상상하고 믿을 수 있는 인지 혁명이 인류 문명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LG는 초거대 AI가 이런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상적으로 창의적인 인간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은 새로운 것을 접함으로써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물리적인 시공간 제약으로 인해 직접 경험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실존하지 않는 것은 인지할 수 없다. LG연구원은 인간을 보조해 새로운 형상을 만들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거대 AI를 만드는 것에 도전할 것이다. 이를 통해 그간 인간만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초거대 AI가 도전해 인간을 완벽하게 보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LG가 초거대 AI를 통해 이루려는 것은 무엇인가.
LG는 초거대 AI가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을 바탕으로 상위 1%에 속하는 전문가들보다 더 뛰어난 AI를 설계하는 데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다. 특정 분야별로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AI를 각각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의 지능을 보유한 AI를 개발할 것이다. 가령 다양한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경험과 수많은 교육 과정을 학습시켜 수십년간 훈련된 의사소통 전문가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AI를 만들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LG AI는 전 세계 수십억 개의 LG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과 자유자재로 실시간 소통해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 수 있을 것이고 고객 목소리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발굴해 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LG는 초거대 AI를 통해 전문가 수준의 지능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수만 명의 전문가 힘을 합쳐, 그것도 오랜 시간에 거쳐 도전해야만 수행할 수 있는 어쩌면 불가능한 일들에 도전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영역에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나.
예를 들면 250년간 인류가 쌓아 온 모든 화학적 지식이 여러 논문과 특허에 담겨 있다. 이 방대한 논문과 특허는 디지털화돼 있지 않아 AI가 활용할 수 없다. 전문가들이 일일이 이 방대한 양의 문헌을 읽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일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이에 따라 AI로 신물질을 발굴하는 속도가 더딘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LG는 물질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의 인간 전문가 노동력이 소비돼야 하는 아이러니를 초거대 AI를 통해 해결하려고 도전하고 있다. 이 노력이 현실이 되면 AI 기반의 신물질 발굴이 가속화됨으로써 고용량·장수명 배터리 소재를 찾아 더 멀리 그리고 더 오래 가는 전기차의 개발을 앞당기고 고효율 발전 소재를 발굴해 더 나은 디스플레이 상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된다.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발굴을 통해 우리 후손들에게 더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는 것 역시 꿈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 현재 수많은 면역 학자와 유전 공학자의 힘을 빌려만 가능한 항암 백신 분야에서 앞으로 초거대 AI가 인간의 면역 체계 관련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유전체 분석 지능 향상을 통해 최적의 맞춤형 항암 백신을 개발함으로써 부작용 없는 암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 더 이상 꿈의 영역이 아닌 현실의 영역으로 다가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는 초거대 AI 연구를 통해, 또 이러한 도전을 함께할 LG 계열사들과 함께 신소재·신물질을 개발해 인간에게 더 편리하고 즐거운 삶을 선물하고자 한다.
-LG AI연구원의 장·단기 목표는 무엇인가.
LG의 초거대 AI에 대한 도전은 LG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보편적인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도전이다. LG의 현재와 미래 사업 영역을 넘어 법률·의료·교육·교통·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같은 꿈을 꾸는 파트너들과 함께 기존의 한계를 허물고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인간에게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딥러닝의 뉴노멀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 이미 여러 파트너들과 다양한 방식의 협력을 논의하고 있고 조만간 LG가 구축한 초거대 AI 생태계를 공개할 계획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