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 3억원 돌파
직주근접성 높은 업무지구 중심 소형 주택 건설
1~2인 소형 가구 전성시대다. 비혼 독신과 동거, 무자녀 등 다양한 가족 형태가 등장하면서 가구 구조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2인 가구는 62.1%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1인 가구는 2010년 15.8%, 2015년 21.3%, 2020년 30.4% 등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2인 가구의 급증으로 오피스텔 등 도심권의 대표 소형 주택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수요에 맞춰 대단지 아파트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진 대형 건설사들도 소형 주택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또한 전국 소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3억원을 돌파한 점도 건설사가 해당 시장에 진출한 이유 중 하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3억127만원이다. 1년 전 2억4479만원과 비교해 5648만원(23.1%) 올랐다. 서울은 1년 전보다 25.3% 오른 7억8496만원으로 8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단지 이어 소형 주택 시장 넘보는 대형 건설사
대우건설은 지난 5월 서울시 중구 인현동2가 151 일대에 들어서는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 281가구를 분양했다. 주상복합 공동 주택으로 세워지는 이곳은 전용면적이 24~42㎡인 소형 주택이다.
세운지구는 대기업·금융기업 본사가 밀집한 지역과 인접해 있다. 을지로3가역·을지로4가역·충무로역 등 지하철 2·3·4·5호선을 이용할 수 있다. 분양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3.3㎡당 평균 2906만원이다. 도심에 공급되는 소형 주택 기준으로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높은 직주 근접도로 헤리시티의 청약은 흥행에 대성공했다. 일반 분양 141가구에 1순위자 4126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29.26 대 1을 기록했다. 가장 큰 면적인 42㎡ 7가구에는 무려 2754명이 몰려 393.43 대 1이라는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42㎡형의 분양가는 평당 3569만원으로 6억7820만원이다. 분양가 총액은 많지 않지만 단위 면적당 가격은 도심권 최고 수준이다. 높은 가격에도 청약이 ‘대박’ 난 이유는 1~2인 가구의 급증과 신규 주택을 분양 받을 수 있는 기회, 쿼드러플 역세권이란 우수한 교통 입지 등으로 풀이할 수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1~2인 가구의 증가로 직주권 프리미엄이 높은 소형 주택에 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헤리시티 외에도 이달 중 세운지구에 756가구인 ‘그래비티’ 소형 주택을 분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뿐만 아니라 GS건설도 소형 주택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GS건설의 자회사 ‘자이S&D’는 2019년 소형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자이르네’를 론칭했다. 자이르네는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와 부흥과 전성기를 의미하는 르네상스의 첫 머리글자 ‘르네’의 합성어다.
자이S&D는 자이르네를 론칭하기 전부터 ‘자이엘라’라는 오피스텔 브랜드도 가지고 있었다. 오피스텔에 이어 소형 아파트 브랜드도 확보해 소형 주택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분양된 서초 자이르네는 청약 경쟁률 300.2 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첫 서울 정비 사업단지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로또 아파트’로 주목 받으며 35가구 모집에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청약을 신청했다.
고소득 1~2인 가구 증가에 하이엔드급 소형 주택 등장
고소득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하이엔드급 소형 주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에 준하는 인테리어와 시설로 1~2인 가구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고소득자가 많은 강남권에 소형 하이엔드급 주택이 잇따라 등장하는 추세다.
DL이앤씨(구 대림산업)는 최근 서울 강남 도곡동에 있는 ‘오데뜨오드 도곡’을 분양했다. 이곳은 지하 6층~지상 20층, 전용면적 31~49㎡, 86가구 규모다. 기본적으로 명품급 마감재와 가구, 프리미엄 가전이 제공된다.
또 피트니스센터와 골프 연습장, 사우나 등 호텔급 시설을 갖췄고 발레파킹과 하우스 키핑, 최상급 조식 등의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지하 2층~지상 1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이 조성돼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강남 뱅뱅사거리 근처에 들어서 입지 여건이 매우 우수하다. 강남권 직장과 뛰어난 직주근접성은 물론 강남·양재역 더블 역세권으로 자유로운 수도권 이동이 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강남구 역삼동에 시공한 ‘원에디션 강남’도 대표적인 명품 소형 주택이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20층, 3개 동 규모로 도시형 생활주택 26~49㎡ 234가구, 오피스텔 43~82㎡ 25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단지명인 원에디션에는 ‘강남에 들어서는 오직 하나뿐인 상품’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주택 내부는 넓은 LDK(거실·식사공간·주방이 연결된 구조) 설계로 작은 평수를 넓게 느끼도록 했다.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피트니스센터와 고급 레스토랑, 게스트름, 프라이빗 라운지 등 커뮤니티 시설도 갖췄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현재 인구 구조상 소형 주택 공급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고소득 1~2인 가구를 겨냥해 건설사들도 다양한 명품급 소형주택 건설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더 많은 기사가 궁금하시다면 네이버 기자 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다음 기사와 함께 더욱 다양한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