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미래형 ‘식물성 고기’로…식량 손실 줄이고 탄소 감축도

푸드테크 유망 기업 - 지구인컴퍼니

[스페셜 리포트]

미래의 식탁을 주도할 기업은 누가 될 것인가.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푸드테크’에 인재와 자본이 몰리고 있다. 전 세계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푸드테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배달을 제외한 푸드테크 분야에서 성과를 보이는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전통 산업에 혁신을 더하는 도전, K푸드테크의 유망 기업을 소개한다.

지난 5월 31일 서울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 미래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중소 벤처 스타트업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 최초로 식물성 고기를 선보인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다.

지구인컴퍼니는 못생긴 농산물의 가치를 재해석해 제품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식물성 단백질을 생산해 대체육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다. 이 제품은 100% 식물성 고기다. 한국의 기술력으로 처음 선보인 미래형 고기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식물성 고기인 언리미트(230g)를 한 번 먹으면 30년 된 소나무 1.8그루가 연간 탄소를 흡수하는 양과 같은 탄소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다. 올해 3월 31일까지 언리미트의 누적 생산량은 약 10만kg으로, 소나무 그루 수로 환산하면 총 79만 그루가 1년간 탄소를 흡수하는 양과 같은 효과다.

식량 손실을 줄이고 탄소 감축 노력도 실천하면서 지구인컴퍼니는 지난해 1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식품 분야 우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매달 선정하는 ‘이달의 A-벤처스’에 선정됐다. 미디어 속의 대체육을 넘어 대중화에도 앞장섰다. 2020년 9월에는 글로벌 프랜차이즈인 서브웨이와 함께 ‘얼터밋썹’이라는 샌드위치를 선보였고 지난 4월에는 편의점 CU와 함께 100% 순식물성 원료로 만든 채식주의 도시락을 출시했다. 이 밖에 온더보더·매드포갈릭·마켓컬리·쿠팡·SSG 등 유명 유통사를 거래처로 두고 있다.

해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영국 포워드 푸딩이 지속 가능성이 우수한 기업을 발굴해 선정하는 ‘푸드테크 500’ 안에 들었고 미국 비영리 조직인 더 굿 푸드 인스티튜트가 뽑는 ‘2020 아시아 ALT’ 100대 기업에 선정됐다. 현재 홍콩·미국·중국 등지에 언리미트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기세를 몰아 올해 1월에는 IMM인베스트 등에서 10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현재 미트볼 개발을 완료했고 추후 대체육 외에도 비건 관련 식품으로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힐 계획이다. 또한,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국내 농산물을 활용해 대체육을 제조할 계획이다.


▶인터뷰/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육즙과 식감까지 그대로…대체육 편견 사라질 것”

-한국의 대체육 시장은 커질 것으로 보나.
“대체육은 비건 식품 카테고리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다. 세계적으로 환경·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미닝아웃(meaning out)’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대체육에 대한 관심과 소비 추세가 높아지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도 이를 활용한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고 올해 들어 그 흐름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 앞으로 채식과 대체육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아직 비건 시장의 규모를 추정할 만큼 크지는 않다.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초기 단계다. 물론 그 규모는 꾸준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언리미트의 차별점은 뭔가.
“고기를 즐기는 경험을 그대로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비주얼적으로도 고기와 흡사하지만 구울 때 쇠고기 향이 난다거나 쫄깃한 식감과 육즙이 흐르는 등 고기를 맛볼 때 시각·후각·미각 등의 다양한 감각으로 느끼는 만족감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

-지구인컴퍼니는 푸드테크를 어떻게 생각하나.
“건강식의 니즈가 있고 다이어트에도 관심이 있고 미식의 즐거움을 원하는 이들에게 ‘고기의 즐거움’을 그대로 향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언리미트의 목표다. 먹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도록, 또 다양한 미식과 식단에 제한이 없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 고기의 본질은 결국 ‘맛’이다. 대체육의 편견을 과감히 없애면서 푸드테크 기업에 걸맞은 기술력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장·단기 목표는 어떻게 세웠나.
“아시아 식물성 고기로서 K대체육을 글로벌 시장에 널리 알리고 많이 판매하고 싶다. 곡물 재고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글로벌 마켓에서 더 많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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