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매직 통했다’…성과형 조직으로 탈바꿈

[100대 CEO]

약력 : 1963년생. 한성고. 서울대 경영학과. 2011년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2013년 메리츠금융지주 사장(겸직). 2015년 메리츠화재 사장. 2018년 메리츠화재‧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현).


메리츠화재해상보험(메리츠화재)은 1922년 한국 최초의 손해보험사로 출발했다. 장기 인(人)보험 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는 메리츠화재는 무서운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업계 ‘빅4’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이익 4334억원을 기록하며 60% 가까이 성장했다. 자동차보험 손해 감소,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 상품) 판매 성장 등에 힘입어 보험사들이 호실적을 보였지만 메리츠화재는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메리츠화재의 폭풍 성장 뒤엔 김용범 부회장의 ‘아메바경영’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2015년 대표이사 취임 후 메리츠화재의 체질과 기업 문화를 바꾸는 데 집중했다. 그는 ‘아메바 경영’을 도입해 모든 조직을 ‘성과형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

아메바 경영은 큰 회사 조직을 부문별 소집단으로 나누고 개개인이 경영자 의식을 갖고 조직이 굴러가도록 만드는 경영 방식이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김 부회장은 성과에 따른 보상을 극대화하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보험회사의 근간인 영업 조직에 대해서도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시도했다. ‘본부-지역단-점포’라는 3단계의 영업 관리 조직에서 본부와 지역단을 모두 없애고 본사 밑에 영업 점포로 직결되는 구조로 슬림화했다. 이를 통해 절감된 영업 관리비용은 상품 경쟁력과 수수료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또한 설계사 출신 본부장 승격 제도를 도입해 영업 조직에 알게 모르게 있던 신분제와 직업적 커리어의 한계를 완전 폐지했고 당사 민원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설계사들의 고충에 귀를 기울였다. 이 같은 노력으로 메리츠화재 전속 영업 조직은 폭풍 성장 중이다. 전속 설계사 수는 2016년 1만1973명에서 2020년 상반기 현재 2만5546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설계사 출신 본부장은 제도 도입 이후 97명이나 배출됐다. 500만원 이상 고소득을 버는 설계사 수는 2016년 1018명에서 2020년 상반기 2373명으로 증가했다. 1000만원 이상 설계사는 173명에서 607명으로 늘었다.

김 부회장은 체질 개선과 함께 ‘탈권위주의’, ‘업무 효율성 및 자율성 극대화’, ‘일과 삶의 조화를 통한 행복 추구’, ‘철저한 성과 보상’ 등으로 대변될 수 있는 메리츠화재의 기업 문화 혁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문서 작성을 80% 이상 줄이는 동시에 대면 결재를 없애고 전자 결재를 전면 시행해 업무 집중도를 높였다. 또한 정시 퇴근을 통한 직원들의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회의를 없애고 모든 회의를 30분으로 제한했고 자유로운 소통과 업무 효율 개선을 위해 완전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다.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만족도를 대변할 수 있는 핵심 지표들이 긍정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평균 근속 연수는 2015년도 8년 11개월에서 현재 10년 10개월로 대폭 증가했다. 평균 급여 또한 2015년도 약 6900만원에서 2019년도 약 9000만원까지 늘어났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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