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수익률은 어떻게 결정될까[장동한의 리스크 관리 ABC]

고위험-고수익 저위험-저수익 보여주는 자본 자산 가격 결정 모형(CAPM)

[장동한의 리스크 관리 ABC]








포트폴리오 투자란 말이 있는데 포트폴리오의 본래 뜻은 서류철이나 서류 가방이다. 서류 가방 안에 여러 종류의 많은 서류가 들어 있는 것처럼 투자도 여러 대상에 분산 투자해야 투자 리스크를 줄이면서 소기의 수익률을 올리는 성공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포트폴리오 투자의 요체는 리스크 분산이고 목표는 적정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조건에서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식 투자 리스크는 주식 투자 수익률의 변동성을 의미하는데 통상 분산 값이나 표준편차 값으로 측정한다.

그런데 주가가 등락하는 요인들은 뭘까. 우선 주가가 오르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회사가 세상이 주목하는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회사가 산유국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한국의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 성공’, ‘한반도 평화 통일 달성’ 등은 주가 상승의 경우가 될 것이다.

다음과 같은 상황은 주가를 하락시킨다. ‘제조업체의 공장에 불이 났다’, ‘소송에서 패소해 회사가 큰 배상금을 물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즈니스가 엉망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 따른 신용 경색으로 자본 조달이 어려워져 적기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등이다.

이처럼 여러 종류의 다양한 이유로 주가가 등락하면서 해당 주식의 투자 리스크가 높아지는데 주식 투자 리스크는 시장의 움직임과 상관없는 비체계적 리스크와 시장의 움직임에 연동된 체계적 리스크로 나뉜다.

앞서 언급한 주가 등락의 예시 중에서 앞의 두 가지는 비체계적 리스크이고 뒤의 두 가지 예는 체계적 리스크다. 개별 회사의 특수한 사정에 따라 그 회사 주가가 등락하는 것은 비체계적 리스크로서 시장의 흐름과는 무관하다.

CAPM, 재무 리스크 관리의 기초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게 되면 리스크가 분산돼 투자 수익률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 투자의 리스크 감소 효과에도 한계가 있다.

비체계적 리스크는 포트폴리오 투자의 리스크 분산에 따라 줄일 수 있지만 시장의 움직임에 연동된 체계적 리스크는 리스크 분산과 상관이 없다. 아무리 돈 많고 정보가 탁월한 투자자라도 개별 투자는 시장의 큰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얘기다.

황하나 장강의 거대한 탁류를 일엽편주가 어찌 거슬러 오를 수 있으랴. 결국 오늘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수많은 자산에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를 하는 투자자는 소위 비체계적 리스크를 거의 완벽하게 없앨 수 있지만 체계적 리스크는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것이다.

체계적 리스크 베타(β)와 투자 수익률의 관계를 단순 명료하게 보여주는 자본 자산 가격 결정 모형(CAPM)은 모든 투자자가 알고 싶어 하는 자산의 균형 가격을 쉽게 분석할 수 있게 해 줬다.

특정 자산의 체계적 리스크 베타는 각자 자기의 고유한 값을 가지는데 이는 일정 기간 데이터만 있으면 회귀 분석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렇게 구한 베타 값과 시장에 공유된 정보인 무위험 자산 수익률(예를 들어 국채 수익률)과 시장 포트폴리오 수익률(예를 들어 코스피 평균 수익률)만 식에 집어넣으면 특정 자산의 균형 수익률이 산정된다.

예상 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은 주식 등 자산의 미래 가격을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제 투자자가 할 일은 이렇게 산정된 이론 주가와 오늘 현재 시장에 형성된 주가를 비교해 차익 거래를 하는 것이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buy low sell high) 것이다.

투자자들이 간절히 알고 싶어 하는 자산 가격을 쉽게 가늠할 수 있는 CAPM은 가히 혁명적인 가치 평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개발했던 해리 마코위츠, 윌리엄 샤프, 머튼 밀러 등 3인은 199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CAPM은 재무 리스크 관리(FRM)의 기초를 세운 모델로, 아비트라지 가격 결정 모형(Arbitrage Pricing Theory), 옵션 가격 결정 모형(Option Pricing Model)의 아버지뻘이 되는 셈이다.




장동한 건국대 국제무역학과 교수·전 한국리스크관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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