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숫자 하나 차이지만…K8이 따라잡기에는 아직 먼 K9

3년 만에 부분변경…더 커진 라디에이터 그릴 ‘웅장’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으로 자율주행 시대 ‘성큼’

[시승기]

기아 뉴 K9의 주행 모습. 출처: 기아


기아의 K8과 K9는 숫자 하나 차이다. 그러나 차량에서 느껴지는 품격은 ‘1’이 아닌 ‘3’ 정도의 차이로 느껴진다. 기아 세단 중 최고급 차량인 만큼 아직 K8이 K9의 품격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지난 29일 열린 시승 행사에서 뉴 K9을 접했다. 경기 포천의 한 카페까지 왕복 90km 구간을 뉴 K9으로 주행했다. 시승 모델은 마스터즈 트림에 뒷좌석 모니터 등이 추가된 8400만원 차량이었다.

뉴 K9의 첫 인상은 ‘압도적’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이번 모델은 K9이 3년 만에 부분변경된 것이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은 전보다 더욱 커져 웅장함마저 선사했다. ‘럭셔리 대형 세단’에 맞는 크기였다.

K8이 스포티하고 날렵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면, K9은 최상위 모델 세단 다운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특히 차량 내부에 적용된 밝은 갈색의 ‘새들브라운’은 독특한 분위기로 탑승자를 반겼다.

뉴 K9의 핸들. 촬영: 한경비즈니스


단, 같은 색상으로 마감된 핸들에는 ‘때’가 타지 않을까 우려스러웠다. 가죽으로 섬세하게 완성돼 그립감은 좋았으나, 시간이 지나면 핸들에 손때가 묻어 더러워지지 않을까 걱정됐다.

핸들 안쪽을 블랙으로 처리한 것처럼 손으로 자주 잡는 위치에도 같은 방식을 사용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뉴 K9의 뒷좌석 레그룸. 촬영: 한경비즈니스


력셔리 세단 답게 뒷좌석 레그룸은 넉넉했다. 182cm의 성인 남성이 조수석 뒷좌석에 앉아도 무릎 공간이 상당히 많이 남는다. 헤드룸(머리공간)도 충분했다.

운전석 및 조수석 뒤편에 마련된 모니터로 주행상황 등을 확인하고 여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뉴 K9,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으로 자율주행 시대 앞당긴다

뉴 K9의 가장 큰 특징은 기아가 세계 최초로 적용한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이다. 내비게이션과 전방 레이더, 카메라로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전방의 가·감속 상황을 예측하고 사전에 최적의 기어단으로 변속하는 기술이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마트 모드로 설정하면 자동으로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이 가동된다. 커브길에서는 도로의 꺾임 정도와 차량 속도를 고려하고, 내리막길에서는 자동으로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해 속도를 조절한다.

뉴 K9의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 촬영: 한경비즈니스


시승하는 동안 이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했다. 주행 중 만나는 다양한 변수를 미리 예상해 속도와 rpm을 알아서 조정했다. 특히 과속 카메라를 감지해 촬영 지점을 통과하기 전 스스로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해 혹시 모를 ‘범칙금 납부’를 막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은 기아가 6년간 연구개발(R&D)에 매진해 완성했다. 이 시스템을 시작으로 조만간 열릴 ‘자율주행시대’의 문을 두드렸다.

최고급 세단임에도 가격은 다소 착해졌다. 뉴 K9은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 엔진 라인업을 3.8L 휘발유와 3.3L 휘발유 터보로 재편했다. 판매 가격은 5694만~8400만원이다. 3.8L 휘발유 엔진을 얹은 모델이 보다 접근성 있는 가격을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