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오세요” 신학철 부회장 ‘LG화학 홍보맨’ 자처한 이유
입력 2021-07-04 06:40:01
수정 2021-07-05 16:54:55
신학철 부회장, ‘고급 두뇌’ 찾아 미국까지 간다
미래 기술 인재 쟁탈전 속 우수 인재 영입 확보에 구슬땀
“세상에 없던 친환경 기술·비즈니스 모델 만들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연구·개발(R&D) 인재 선점을 위해 ‘홍보맨’을 자처해 눈길을 끈다.
LG화학은 7월 1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국내 대학 및 연구소 이공계 석·박사 과정 R&D 인재 45명을 초청해 ‘LG화학 테크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혁신 신약 등 ESG 및 신사업 분야를 이끌어 갈 기술 분야의 석·박사 과정 R&D 인재들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를 직접 주관한 사람은 최고경영자(CEO)인 신 부회장이었다. 신 부회장뿐 아니라 유지영 부사장(CTO), 김성민 부사장(CHO) 등 LG화학 주요 경영진도 총출동했다.
신 부회장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는 기업은 물론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며, 여러분과 같은 ESG 기술 분야 R&D 인재들이 그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또 “세상에 없던 친환경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기업에게는 블루오션과도 같은 커다란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ESG라는 드넓은 기회의 바다로 나아갈 LG화학과 함께 해달라”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한 채용 행사인 비즈니스 앤드 캠퍼스(BC) 투어도 2년 만에 재개한다. 9월에는 신 부회장 등 LG화학 주요 경영진이 미국 뉴저지 지역을 직접 방문해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신 부회장이 직접 인재 확보에 나선 배경은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전문 인재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2017년 배터리 사업 부문(현 LG에너지솔루션) 핵심 인력의 SK이노베이션 이직을 둘러싸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소송전을 벌이다가 지난 4월 극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인재 쟁탈전은 한국 기업 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유럽의 기업들도 한국이 주도하는 산업 분야에서 고액 연봉 등 파격적인 대우를 앞세워 한국인 전문 인력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 스웨덴 노스볼트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한국인과 일본인 직원 30여명이 일하고 있다고 알리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 출신임을 밝혀 인력·기술 유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임금 인상에 나섰다. LG화학은 올해 직원들의 연봉을 직급별로 300만원에서 최대 400만원 인상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전체 직원의 임금을 평균 10% 인상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