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테슬라, 게 섰거라”…제네시스 G80이 여는 프리미엄 세단 전기차 시대
입력 2021-07-10 06:24:12
수정 2021-07-16 13:00:53
G80 전기차, 테슬라와 같은 복합전비 ‘4.3km/kWh’
실제 주행해보니 6.1km/kWh, 뛰어난 에너지 효율성 자랑
중·소형차가 주름 잡던 국산 전기차 시장에 드디어 대형 세단이 등장했다. 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G80이 프리미엄 전기차 세단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G80 전기차는 테슬라가 주름 잡던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하남 스타필드에서 지난 7일 열린 시승행사에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을 만났다. 경기 하남 마이다스호텔까지 왕복 70km 구간을 G80으로 주행했다.
G80 전기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모델답게 제네시스가 지향하는 ‘럭서리 전기차’의 해답을 제시했다. 차량 디자인은 G80 내연모델과 큰 차이가 없지만 전기차 전용 디자인의 그릴과 휠 등이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전기차 답게 주행시 차량소음이나 풍절음은 느껴지지 않았다. 에어컨이나 라디오가 켜져 있지 않았다면 시동이 걸렸는지도 알아채기 어려웠을 것이다.
G80 전기차는 최대 출력 136kW, 최대 토크 350Nm의 힘을 발휘하는 모터를 전·후륜에 각각 적용했다. 합산 최대 출력은 272kW(약 370PS), 합산 최대 토크 700Nm(71.4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제로백)까지는 4.9초(스포츠 모드 기준)가 걸린다.
제네시스가 밝힌 복합전비는 19인치 타이어 기준 4.3km/kWh다. 단, 실제 주행해보니 6.1km/kWh까지 전비가 나왔다. 테슬라S(4.3km/kWh)와 포르쉐 타이칸(2.9km/kWh) 보다 뛰어난 에너지 효율성을 자랑했다.
핸들 역시 만족스러웠다. 최근 시승한 기아 K9의 경우 밝은 갈색으로 마감된 핸들에 ‘손때’를 타지 않을까 우려스러웠다. 반면 G80은 손에 닿는 부분을 검은색으로 처리해 손때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충전구는 운전석 앞쪽 라디에이터 그릴 부분에 위치해있다. 아이오닉5는 주유구 부분에 위치해있어 후방 주차 후 충전을 해야 한다. G80은 전방 주차 후 후진으로 차량이 나와야 한다. 운전자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G80은 럭셔리 세단 답게 뒷좌석 레그룸이 넉넉했다. 182cm의 성인 남성이 조수석 뒷좌석에 앉아도 무릎 공간이 상당히 많이 남는다. 헤드룸(머리 공간)도 충분했다.
운전석 및 조수석 뒷편에 마련된 모니터로 주행상황 등을 확인하고 여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빠른 충전시간도 특징 중 하나다. G80 전기차는 초급 충전시 22분 안에 80%를 충전할 수 있다. 1회 완충 후 주행가능 거리는 최대 427km다. 아이오닉5의 429km와 맞먹는다. G80 전기차가 차체가 큰 대형 세단임에도 상당한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단, 아쉬운 점은 운전석 및 조수석 창문에 있다. 사이드미러가 위치한 양측 창문에 요즘 출시 차량에서 보기 힘든 얇은 ‘바’가 있어 시야를 가렸다. 사이드미러에 카메라가 장착돼 차선 변경시 후방차량의 접근모습 등을 대시보드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바’라는 장애물은 주행 중 약간의 거슬림이 될 공산이 있다.
G80 전기차의 가격은 8281만원이다.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반영한 후 개별소비세 3.5%를 적용한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에 따라 실제 구매가격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