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정책, 매매가 이어 전셋값 상승까지 야기[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매매 시장 잡기 실패에서 멈춰야…전세 폭등 만큼은 막아야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서슬 시퍼렇던 6·7 조치와 7·10 조치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0여 차례의 각종 규제책 중에서 가장 강력한 조치를 세 개만 꼽으라면 정권 초기에 있었던 8·2 조치와 작년에 있었던 6·17 조치와 7·10 조치였다.

6·17 조치는 규제 지역 추가 지정과 토지 거래 허가 구역 지정, 주택 담보 대출 규제, 안전 진단 강화 및 (최근에 철회된) 재건축 조합원 거주 요건 신설, 법인을 통한 주택 투기 규제가 주요 골자였다.

반면 7·10 조치는 세제를 통한 규제 강화다. 아직까지도 과세 대상 범위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종부세 인상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 인상, 단기 보유 양도소득세 인상, 취득세 인상 및 임대 사업 제도 폐지와 임대 사업자에 대한 세금 혜택 폐지 소급 적용이 핵심이다.

정부 의도와 정반대 결과 초래한 부동산 정책

6·17 조치와 7·10 조치를 통해 정부는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규제를 쏟아부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치들이 과연 시장에서 통했을지 파악해 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부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 왔다. 7·10 조치 직전 1년간 4.0%에 그쳤던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7·10 조치 직후 현재까지 1년간 무려 18.1%나 급등했다. 상승률 차이가 14.1%포인트나 된다.

전세 시장 역시 7·10 조치 전후로 상승률 차이가 크다. 7·10 조치 직전 1년간 1.8%에 그쳐 상당히 안정됐던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7·10 조치 직후 지금까지 1년간 무려 12.7%나 급등해 전세난을 일으키고 있다.

결국 매매 시장을 안정시키려던 7·10 조치가 매매 시장도 안정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전세 시장까지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서울 지역도 7·10 조치 이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나 전셋값 상승률 모두 상승 폭을 키웠지만 전국 평균과는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7·10 조치가 매매 시장이나 전세 시장에 모두 영향을 줬지만 전국 아파트 시장은 매매 시장이 더 영향을 받은 반면 서울 아파트 시장은 전세 시장이 더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서울은 100% 규제 지역이지만 전국은 비규제 지역이 상당히 섞여 있어서는 아니다.

7·10 조치 전후의 상승률 차이를 수도권과 기타 지방으로 구분해 비교해 보자. KB국민은행의 분류에 따른 ‘기타 지방’은 강원도·충청도·전라도·경상도·제주도 지역을 말한다.

그런데 수도권은 이천·여주·연천·동두천·가평·양평과 같은 일부 외곽 지역을 제외하고는 수도권 전 지역이 규제 지역이다. 반면 기타 지방은 7·10 조치 당시에는 충북 청주를 제외하고는 전 지역이 비규제 지역이었다. 그러므로 통계적으로는 수도권은 규제 지역, 기타 지역은 비규제 지역으로 봐도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규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은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의 증가 폭이 16.3%포인트, 전셋값 상승률의 증가 폭도 14.0%포인트나 된다. 비규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기타 지방은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나 전셋값 상승률의 증가 폭이 각각 10.1%포인트와 7.2%포인트로 수도권에 비할 수준은 아니다.

이는 두 가지를 시사한다. 첫째는 6·10 조치나 7·10 조치가 시장에서 잘 먹히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규제가 있는 지역의 상승 폭이 규제가 없는 지역의 상승 폭보다 컸다는 것은 규제가 시장에서 작동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는 앞서 제기했던 서울 지역 전셋값 상승률의 증가 폭이 매매가를 넘어서는 이유가 서울이 규제 지역이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규제 지역에는 없고 서울에만 있는 규제가 시장에서 먹히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토지 거래 허가 구역 지정이다. 6·17 조치 때 강남구의 대치동·삼성동·청담동 등 3개 동과 송파구의 잠실동이 토지 거래 허가 구역으로 묶였다.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건립이나 영동대로 개발 등 굵직한 호재가 이들 지역의 집값을 자극하지 않도록 선제적인 규제를 가한 것이다. 그런데 이 조치가 6·17 조치나 7·10 조치의 여러 규제 중에서 유일하게 먹혀 들어간 것이다.

대치·삼성·청담 잡으려다 전세 시장까지 튄 불똥

KB국민은행에서 제공하는 동별 면적당 평균가를 비교해 보면 지난 1년간 대치동·삼성동·청담동 등 3개 동의 평균가는 8.4% 증가에 그쳤다. 이는 강남구 평균의 24.7%는 물론 서울 평균 21.5%에 비해서도 낮은 증가율이다.

대치동·삼성동·청담동이 규제 지역으로 묶이자 인근 압구정동·도곡동·역삼동·개포동으로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강남구 전체의 상승률은 잡지 못했지만 토지 거래 허가 구역으로 묶인 3개 동의 집값은 잡은 것이다.

문제는 불똥이 엉뚱하게 전세 시장으로 튀었다는 것이다. 토지 거래 허가 구역에 묶이면 실입주를 하지 않을 사람의 거래가 제한된다. 다시 말해 집을 사 임대를 주려는 사람은 거래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반면 매도자는 임대를 줬던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임대 물건은 점점 줄어드는데 임대 공급을 전혀 할 수 없으므로 전세셋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대치동은 평균 전셋값이 강남구 1위 지역이다. 하지만 평균 매매가는 2위 지역이다. 삼성동이나 청담동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 삼성동은 강남구에서 평균 전셋값이 넷째로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매매가 순위는 5위에 그치고 있다. 청담동은 강남구에서 평균 전셋값이 다섯째로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매매가 순위는 6위에 그치고 있다.

토지 거래 허가 구역 모두 전셋값이 초강세인데 매매가는 (강남구의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라는 의미다.

이는 규제가 지속될수록 원래 의도와 달리 전세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무차별한 규제보다 임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규제를 서서히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까지는 매매 시장의 폭등이 사회 문제가 됐다면 앞으로 전세 시장으로까지 이런 폭등이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기곰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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