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미래를 주도할 산업 금속 투자 포인트[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구리·니켈·알루미늄, Fed의 통화 정책 기조 변화에 대응 가능한 체력 보유

[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침체에서 벗어난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대표 경기 민감 자산인 원자재 시장의 강세 시도가 돋보였다.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는 하반기에는 그동안 경기를 지지해 온 미국 중앙은행(Fed)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기조 변화가 예상되는데 원자재 시장에서도 단기 변동성 장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예상되는 Fed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가이던스 공개는 한때 마이너스 1%대까지 하락한 미국 실질 금리(10년물 기준)의 반등 시도를 예고한다. 또한 실질 금리 정상화에 따른 명목 금리 상승은 그동안 풍부한 유동성에 버블 우려가 높아진 자산을 중심으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3분기에는 안전 자산은 물론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 투자 매력까지 약화돼 위험 자산, 특히 경기 민감 자산 투자가 가장 안정적 성과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게 에너지와 귀금속, 산업 금속, 농산물 섹터로 분류되는 원자재 시장에서 대표적인 경기 민감 자산은 에너지와 산업 금속이다. 과거 테이퍼 텐트럼(2013년 5~12월) 당시에도 이들 섹터는 단기 변동성 장세를 딛고 재차 강세로 전환돼 경기 회복세를 반영한 바 있다.

양대 경기 민감 원자재 섹터 중에서도 구리·니켈·알루미늄 등으로 대표되는 산업 금속 섹터가 Fed의 통화 정책 기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 금속 섹터의 강세는 저탄소 미래를 주도하는 그린 혁명(green revolution), 즉 전기차·태양광·풍력·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서의 장기 수요 성장세가 기대 요인이다.

실례로 산업 금속 섹터를 대표하는 구리는 50% 이상의 수요가 전선 생산에서 발생한다. 전기차·태양광·풍력·ESS 등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전기화를 이끄는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에서는 전통 에너지보다 약 5배 많은 구리가 소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전통 에너지 시스템하에서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의존도가 50%를 초과한 전 세계 구리 수요는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통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의 기여도를 높여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구리협회(ICA)도 ‘장기 성장세가 기대되는 스마트 시티 기술발 구리 수요는 중국 등 아시아보다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이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결국 그린 혁명이 이끄는 전기화 수요는 구리 가격이 과도하게 반응해 온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고 전 세계적인 수요 성장세를 반영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한편 전 세계 구리 공급 성장세는 향후 몇 년 동안 수요 성장 속도를 압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범세계적 탈탄소 흐름 속에서 광산 생산 원가 상승이 불가피한 가운데 전 세계 구리 광산 생산의 약 40%를 차지하는 칠레와 페루에서는 정치적 리스크까지 대두됐다.

금속 가격 상승 속에 이들 광산 생산국들의 자원 민족주의가 로열티 인상, 광산 국유화 시도 등으로 나타나 신규 광산 확보를 위한 자본 지출(CAPEX) 투자 지연의 우려가 높아졌다. 주요 금속 순수출국인 러시아 등은 치솟는 역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철강 제품과 구리·알루미늄·니켈 등의 수출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구리·니켈·알루미늄 등 산업 금속은 저탄소 미래를 준비하는 장기 수요 성장 모멘텀과 구조적으로 타이트한 공급 상황이 공존하는 경기 민감 원자재 섹터다. 산업 금속 섹터의 이 같은 특성은 Fed 통화 정책 기조 변화에 대응 가능한 체력뿐만 아니라 중·장기 가격 상승세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판단된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종합 원자재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하지만 산업 금속 섹터 투자만큼은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 구리를 비롯한 산업 금속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시 ‘한시적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 추가적으로 NH투자증권이 제시하는 향후 12개월 구리·알루미늄·니켈 가격 예상 범위는 톤당 각각 9000~1만3000달러, 2300~3000달러, 1만6000~2만1000달러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2021 상반기 원자재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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